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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박물관·전시관·성지·국보 등

덕수궁 현대미술관, 윤광조의 도예작품에 그림을 넣은 장욱진

by 즐풍 2024. 2. 13.

2024_32

 

 

 

2024. 2. 7. 수요일

 

사실, 장욱진 회고전은 2024. 2. 12에 끝났다.

그러니 지방으로 내려가는 회고전이 있으면 모를까, 당분간 마주하기는 어렵다.

지방이래 봐야 부천과 청주뿐이니 그곳에서 열린다면 그리 머지않은 거리다.

이번 방에서는 윤광조의 도자기에 장욱진의 그림이 들어간 도예작품이다.

 

국립현대박물관 청주관에서 이건희 컬렉션에서 기증한 피카소의 도예작품을 먼저 감상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짬을 내 다녀온 것이다.

피카소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도자기에 그림을 그린 작품을 많이 구워냈다.

청주국립현대박물관의 피카소 도예작품 전시도 이미 끝났으니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겠다.

 

피카소의 도예작품에 영감을 받은 것인지 피카소가 도예작품에서 손을 뗄 때쯤 국내 작가들은 도자기에

그림을 넣는 협업을 시작한다.

도자기를 굽는 건 가마에 정성을 다한 도기를 넣고 굽는 것인데, 온도가 맞지 않거나 도자기가 너무 무르면

찌그러지거나 깨지기 십상이다.

전문적인 도자기는 도예 장인에게 맡기고, 화가는 자기 그림을 넣는 분업을 한 셈이다.

윤광조의 도자기에서 이미 눈에 익은 장욱진의 그림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무제 Untitled

1977, 분청에 귀얄, 음각 (윤광조 도자), 개인소장

Incision on buncheong ware brushed with white slip (Ceramist: Yoon Kwangcho), private collection

 

 

무제 Untitled

1977, 분청에 귀얄, 음각 (윤광조 도자), 개인소장

Incision on buncheong ware brushed with white slip (Ceramist: Yoon Kwangcho), private collection

 

청개구리 한 마리가 작은 연못에서 유영하는 모습이다.

이 잔에 물이 담기면 개구리는 더 신나게 헤엄치겠다.

 

 

무제 Untitled

1977, 분청에 귀얄, 음각 (윤광조 도자), 개인소장

Incision on buncheong ware brushed with white slip (Ceramist: Yoon Kwangcho), private collection

 

소꼴 먹이러 나온 소년은 제법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통통하게 뱃살에 살이 두둑한 황소는 먹이를 꿀꺽 올려 되새김질하는 모양이다.

 

 

수탉 Rooster

1984, 분청에 상감 (윤광조 도자), 개인소장 Inlay on buncheong ware (Ceramist: Yoon Kwangcho), private collection

 

 

윤광조, <연적> Yoon Kwangcho, Untitled

1976년경, 분청에 귀얄, 음각, 장욱진미술문화재단

1976, Incision on buncheong ware brushed with white slip, Chang Ucchin Foundation

 

1970년대 미술계에서는 화가들이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이 하나의 유행이었다. 장욱진 역시 안동오, 윤광조, 신상호 등의 도예가들과 함께 협업하며 분청이나 백자에 음각, 청화, 철화 등으로 그림을 그려 여러 점의 도자기 그림을 남겼다.

1978년 2월 장욱진의 이름을 건 도화전이 열렸는데, 당시 30대의 젊은 도예가였던 윤광조(1946-)와 함께한 작업이었다. 윤광조가 귀얄로 덧칠한 분청자의 겉면에 장욱진이 음각 혹은 철화로 그림을 그렸다. 장욱진이 타계 전까지 화구로 사용한 연적이 바로 전시된 윤광조의 작품이다.

 

 

무제 Untitled

1983, 백자에 청화 (노덕주 도자), 한향림도자미술관

Cobalt-blue pigment on white porcelain(Ceramist: NoDeokju), Han Hyang Lim Ceramic Museum

 

 

무제-용 Untitled-Dragon

분청에 청화를 입힌 그림, 개인 소장

 

귀여운 용 그림이다.

눈만 똥그란 올챙이 새끼가 헤엄치듯 보이는 용을 그린 장욱진은 동심이 가득하겠다.

올챙이 두 마리로 용을 그려내는 신통방통한 마력을 가진 작가다.

서슬 퍼런 용은 어린아이처럼 작고 앙증맞다.

 

 

무제 Untitled

연도 미상, 분청에 귀얄, 먹 (윤광조도자), 개인소장 

Date unknown, ink on buncheong ware brushed with white slip (Ceramist: Yoon Kwangcho), private collection

 

 

무제 - 기원

1977, 분청에 귀얄, 음각 (윤광조 도자), 개인소장

Incision on buncheong ware brushed with white slip (Ceramist: Yoon Kwangcho), private

 

이쯤 오면 분청에 귀얄은 눈에 박혀 오래된 친구 같다.

귀얄은 넓고 굵은 붓으로 도지기에 유약을 바르는 작업을 말한다.

돼지의 코털처럼 굴고 센 놈이라 도자기에 귀얄기법을 넣은 게 참빗이 지나간 것처럼 거칠다.

빛에 흠뻑 묻힌 유약이 누렇게 남아 방금 칠한 듯 흘러내릴까 걱정된다.

제목의 부제가 <기원>인 걸 보면 향을 피우는 모습이겠다.

 

 

무제-강 풍경

1982, 백자에 청화,  개인소장 Cobalt-blue pigment on white porcelain, privat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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