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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치악산

구룡사에서 상원사까지 치악산 종주

by 즐풍 2019. 6. 27.

 

 

 

탐방일자  2016.9.14. 수(추석전날) 09:53~18:48(이동시간 8:55, 이동거리 20.21km)  날씨: 흐림

 

 

추석에 고향인 원주에 온김에 치악산 종주를 하기로 한다.

아침 5시 15분에 일산에서 출발하여 카카오내비양만 믿고 가니 교통상황에 따라 국도에서 경춘고속도로로 길을 돌린다.

보통은 중부고속도로에서 영동선을 타게 되지만, 경춘고속도로를 따라 09:50에 구룡사 입구 버스종점에 도착한다.

보통 두 시간 10~20분 거리를 네 시간 35분만에 도착했으니 꼬박 두 곱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아, 그러고 보니 횡성에서 집집마다 선물할 태기산 더덕을 구매하고 아침까지 먹었으니 대략 40분 정도가 그 시간에 포함되었다.

그래도 고향간다는 게 뭔지 이런 불편 상황을 다 감수하고 1평도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동승한 가족의 평안을 위해 

부지런히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으며 안전하게 달려왔다.

 

구룡사 입구에서 하차 후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추석 상차림을 준비하는 동안 난 산행을 한다.

어쩌면 배짱이와 개미의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아내는 아내대로 모든 걸 이해하니 고맙다.

아내를 떠나보낸 후 구룡사 문화재관람표를 낼 현금이 없다는 걸 알았다.

지난 주말 산행 때 배낭에 넣어놓은 카드가 있는데, 다행히 카드결재가 가능해 09:53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걷게 될 구룡지구에서 성남지구를 잇는 종주코스는 구룡탐방지원센터~비로봉~곧은재정상~향로봉

~남대봉~성남탐방지원센터로 이어지는 21.4Km 코스로 일반인 기준 10시간 이상 소요는 긴 구간이다.

말이 열 시간이지 벌써 가을이라 해가 많이 짧아진데다 오전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하므로 서둘러야 한다.

 

 

등산코스

 

 

황장금표(黃腸禁標)

황장목이란 나무 중심부가 누런 색깔을 띠며 나무질이 단단한 좋은 소나무를 말한다.

이러한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의 벌채를 금지하는 표시로 설치된 것으로 매표소 앞에 있다. 

 

매표소 입구에서 구룡사 가는 길엔 이렇게 큰 금강소나무가 많다.

 

구룡사

소초면 학곡리에 있는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는데, 용 9마리가 살던 못을 메우고 지었다는 전설이 있다.

 

구룡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구룡소가 있다.

지금은 이 구룡소 위로 다리가 생겨 내려가는 길을 막아 놓았다.

 

이 푸른 숲도 이제 한달 정도 지나 단풍이 들고 지면 삭막한 겨울이 오겠다.

 

입구에서 세렴폭포 입구까지 약 3.3km 구간은 이런 숲길이다.

이후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까지 2.4km 구간은 사다리병창을 지나야하므로 고된 구간이다.

 

숲길에서 약 70여 m를 올라오면 볼 수 있는 세렴폭포다.

갈수기라 수량이 적어 폭포의 위용을 볼 수 없다.

 

사다리병창길

거대한 암벽군이 마치 사다리꼴 모양으로 되어있다고 하여 사다리병창길이라고 한다.

병창은 영서방언으로 "벼랑, 절벽"을 뜻한다고 하니 사다리 모양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위험스런 길이란 뜻이다.

 

사다리병창길도 이젠 바위사이나 오름에 이렇게 계단을 설치해 더 이상 위험한 길이 아니다.

하지만, 오름 자체가 없어진 게 아니니 여전히 오르기 어려운 구간이다.

 

사다리병창에서 정상인 비로봉까지 오르는 구간엔 이런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이 산재하여 숨소리가 가빠진다.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창중이란 분의 꿈에 비로봉 정상에 3년 안에 세 개의 돌탑을 세우라는 신의 계시에 따라

혼자서 탑을 쌓았다. 벼락 등으로 세 번 무너진 것을 윤창중과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에서 각각 복원하였다.

남쪽 탑은 용왕탑, 중앙의 탑은 산신탑, 북쪽의 탑은 칠성탑이라고 한다.

 

이제 국립공원엔 이런 자연석으로 표지석을 만들어 한결 보기가 좋다.

 

치악산은 원주와 영월, 횡성 등 3개 시군에 걸쳐있는 국립공원이다.

날씨가 맑다면 사방으로 조망이 좋겠지만, 시야가 좋지않아 조망 사진을 남기지 않는다.

 

 

 

비로봉에서 향로봉으로 가며 첫 번째 고개인 쥐너미재에서 보는 투구봉, 삼봉, 토끼봉으로 하산하는 능선이다.

 

엄청나게 큰 참나무인데, 사진은 그 전체를 보여주지 못한다.

 

향로봉으로 가던 중에 깜빡 잘못 길을 들어 촛대바위로 하산하다보니 길이 없다.

되돌아오기까지 약 30여 분 알바를 했다.

치악산 등산지도를 보며 촛대바위를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촛대바위를 봤으니 알바라고 할 것도 없다.

 

향로봉

치악산 주능선의 절반인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중간에 알바를 하는 바람에 멀게 느껴진 곳이다.

이곳엔 전에 나무판으로 표지목을 설치했으나 이젠 사진과 같이 바위로 표지석을 만들어 보기가 좋고 전망대도 설치했다.

 

저기 앞쪽 가까운 바위가 치마바위봉이던가?

 

치악산 바위는 북한산에서 흔히 보던 하얀색의 화강암이 아닌 검은색 계통의 편마암 구조라고 한다.

 

 

 

치악산의 남단 최고봉인 남대봉(해발 1,181m)이다.

치악산 비로봉에서 시작해 이곳 남대봉까지 약 10km에 이르는 주증선은 여기서 끝난다.

남대봉에서 700여 m를 내려가면 꿩의 보은설화가 깃든 상원사를 만나게 된다.

 

상원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대략 1085m)에 자리잡은 사찰로 유명하다.

남대봉에서 700m 아래에 위치하며 꿩의 보은설화가 깃든 상원사다.

치악산은 가을단풍이 무척 곱고 아름다워 붉을 적(赤)자를 써서 적악산(赤岳山)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꿩의 보은설화가 유명해지면서 꿩 치(雉)자의 치악산이라 바꿔 부르게 됐다.

 

과거길 떠난 선비가 우연히 들어선 외딴 나무 위에 구렁이가 꿩을 휘감고 있던 모습을 보고 화살로 구렁이를 죽이고 꿩을 살려줬다.
외딴 민가에서 깜빡 잠이 든 사이 암구렁이가 나타나 몸을 감고 "내 남편을 죽인 죄가 괘씸하지만 다음날 새벽 해가 뜰 때까지

절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주겠다"고 했다.

이러자 꿩 세 마리가 밤하늘을 날아 죽음을 무릅쓰고 머리로 부딪쳐 종을 울림으로써 선비를 살려냈다는 꿩의 보은설화다.

 

막 상원사가 보일 때 아내가 어디쯤 내려오냐고 전화가 온다.

그렇지 않아도 좀 전에 전화를 시도했으나 불통되었는데, 상원사에 도착하자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어 다행히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하산길이 약 두 시간 정도 걸릴테니 그 시각에 맞춰 성남리 매표소에 차를 끌고 오라고 부탁한다.

 

하산길에 만나는 상원사계곡의 계류

 

 

 

하산을 서둘러 다소 일찍 하산하게 됐다.

계곡이 깊어 불통지역이 많다보니 겨우 통신이 잡히는 곳에서 아내에게 좀 더 일찍 도착하라고 한다.

성남매표소까지 다 내려가기엔 너무 멀어 오는 김에 좀 더 올라오라고 하여 마침내 차량에 오른다.

근 30여분 알바로 맥이 빠졌지만, 서두르다보니 해 떨어지지기 전에 무사히 종주를 끝낼 수 있었다.

절대 알바를 할 수 없는 곳에서 헛것에 씌여 알바를 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신중하게 산행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