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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치악산

영원산성으로 오른 치악산 남대봉 단풍과 상원사 풍경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7.10.03. 화(추석연휴) 10:40~16:08(이동시간 05:27,  이동거리 11.77km, 휴식시간 44분,  평균속도 2.5km) 구름 많음

 

 

원주에 올 때마다 어느 산을 탈까 고민하다 치악산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로 하니 당분간 산행지 선택의 고민이 줄어든다.

지난번엔 횡성 강림면 부곡리 큰무레골로 올라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을 찍고 고둔치에서 부곡계곡으로 하산했다.

 

큰무레골로 오른 동치악산

산행일자 2017.08.27.일 09:22~16:03(이동시간 06:40, 이동거리 14.73km, 평균속도 2.6km/h, 휴식시간 58분)  날씨: 흐림 선친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기일을 맞아 고향인 원주에 오는 김.

blog.daum.net

오늘은 금대리 유원지에서 영원산성을 거쳐 금대봉에서 상원사를 둘러보고 원점회귀를 하기로 한다.

 

새벽 일찍 출발했지만, 열흘이나 되는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추석 전날에 귀향 차량이 제일 많아 여전히 밀린다.

만종을 지나면서 아내에게 내비를 켜라고 하니 목적지를 찍지 않아 구룡사 쪽으로 나왔다.

내비에 의지하다 보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잘 못 들어 30여 분을 돌아 금대리 야영장까지 올라가 산행을 시작한다.

내가 신경 쓰지 않고 달리다 보니 길을 잘못 든 걸 알았을 땐 너무 멀리 간 것이다.

 

아침도 안 먹고 나왔기에 들머리 입구인 금대리에 식당가에서 식사하려 했으나 아침에 문을 연 식당이 없다.

뒤돌아 큰길로 내려오다 전주콩나물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는다.

사실 등산을 하려면 밥심이 있어야 하는 데, 국에 말아 뿔은 밥을 먹었으니 배가 쉬이 꺼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하산을 끝내고 들려야 할 친척 집이 세 군데나 되다 보니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치악산 영원산성 등산코스 

 

 

 

 

금대야영장의 주차장엔 차량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다.

추석 연휴를 이용한 야영객이 많은 걸로 보아 제법 인기가 많은 야영장인 모양이다. 

계곡이 깊어 수량이 풍부하고 영원사까지 산책을 하거나 영원산성을 트레킹하며 가족과 함께 지내기 좋기 때문이겠다. 

 

 

야영장에서도 한참 위에 있는 영원사까지 차량을 이용해 올라갈 수 있지만, 허가된 차량만 출입이 가능해 보인다. 

 

 

 

영원사 표지석 

 

 

 

영원사는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영원골에 있는 사찰로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이 영원산성의 수호 사찰로 창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처음엔 영원사(永遠寺)라고 했다가 나중에 발음만 같은 현재의 영원사로 바뀌었으나 인터넷에서 한자가 구현되지 않아 생략한다.

 

현재 영원사의 영(令+鳥)은 '형제'를, 원(原+鳥)은 '형제간의 우애'를 뜻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부원군이었던 김제남(1562~1615)의 손자인 천석, 군석 형제가 누명을 쓰고 화를 피해 이 사찰로 피신했다.

당시 이들 형제가 보여준 우애가 두텁고 귀감이 된다고 하여 사찰의 이름을 현재 쓰이는 영원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안내문 편집) 

대웅전 

 

 

 

범종각과 산신각 

 

 

 

영원사에서 약 20여 분 오르면 영원산성을 만난다.

영원산성을 가로지른 철계단을 타고 오르면 제법 긴 잘 정비된 영원산성을 따라 걷게 된다. 

 

 

 

 

 

 

원주 영원산성(사적 제477호):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영원산성은 신라 문무왕 때 축조되었다고 하나 사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삼국사기에 궁예가 치악산 석남사를 근거로 하여 가까운 고을을 습격할 당시 이 산성을 이용했던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고려 충렬왕 17년(1291년) 원나라 합단군이 침입했을 때 향공진사인 원충갑이 원주 백성들과 함께 이 산성에서 적군을 크게 물리친 곳이다.

임진왜란 때에는 원주 목사 김제갑이 백성을 이끌고 왜군과 끝까지 싸우다 전사한 곳으로 당시 치열한 격전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산성의 일부는 복원되었으며 일부는 엣 흔적 그대로 남아있으나 많은 곳이 붕괴된 상태이다.

전체 둘레는 약 2.4km 정도로 기록에 의하면 성 안에 우물 한 군데와 샘 다섯 군데가 있었다고 한다.  (안내문 편집) 

 

 

 

 

 

이 영원산성은 최근에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

한참을 올라가 드문드문 보이는 오래된 산성은 곧 붕괴될 거 같이 보이며자연석을 이용한 반면 이 성벽은 가공한 돌이 대부분이다

 

 

 

 

 

 

 

들머리에서 4.5km 지점에 있는 치악산 주능선과 만나는 데 꼭 102분이 소요되어 12:20에 도착했다.

주능선은 벌써 단풍이 30~40% 든 모습으로 일주일 정도면 제법 볼만 하겠다.

원래 단풍이 좋아 적악산이었으나 꿩은 보은이 전해진 후 치악산으로 불리게 되었으니 치악산 단풍도 제법 알아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능선을 조금 내려간 곳은 여전히 푸른숲이라 산 아래까지 단풍이 들자면 제법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남대봉을 지나 더 자세히 보게 될 세존대 

 

 

 

치악산 주능선의 상원사 방향에 있는 마지막 봉우리인 남대봉이다.

남대봉은 치악산 주능선의 마지막 봉우리로 상원사 계곡이나 영원사로 빠지는 갈림길인 셈이다.

더 멀리 시명봉을 거쳐 치악휴게소로 빠질 수도 있지만, 그곳은 비탐지역으로 수풀이 열리는 겨울이 아니고는 가기 힘든 곳이다.

 

 

 

 

제법 물이 잘든 단풍 

 

 

 

남대봉에서 상원사 가는 길에 다른 위치에서 보는 세존대이다. 

다음 주에 다시 온다면 제법 붉게 물든 단풍과 어울린 세존대 운치가 좋겠다. 

세존대라고 썻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아들바위라 부르고 등산지도에도 대부분 아들바위로 표시되어 있다.

 

 

 

 

 

 

치악산 남대봉 아래 자리 잡은 상원사는 지리산 천왕봉 아래 법계사(1,450m)와 설악산 봉정암(1,224m) 다음으로 높은(1,084m) 사찰이다.

남대봉 하산길에서 바라보는 상원사는 40여 m 벼랑 위에 세워진 범종각과 중국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계수나무의 운치가 기가 막히다.

상원사를 지날 때면 꼭 들리게 되는 데, 이 범종각 앞에서 휴식을 취하며 산사에 모여 있는 정기를 느낀다. 

 

금대야영장에서 상원사를 경유해 영원산성, 남대봉을 거쳐 6.2km 지점에 있다. 

상원사까지 소요 시간은 세 시간 10분, 여기까지 오는 데 별로 쉬지 않았으니 일반인이라면 10~20분 더 잡아야 할듯... 

 

 

 

 

금대리 야영장에서 영원산성과 남대봉을 거쳐 6.2km 지점에 있는 상원사까지 꼭 세 시간이 걸렸다.

13:40이니 이미 점심시간도 지난 시간이라 배낭에서 행동식인 울릉도 호박엿을 꺼내 먹는다.

이 호박엿은 추석 명절을 맞아 우리 회사에서 연 바자회에 독도 거주자가 올린 판매물 중에 하나다.

호박 가루 함량이 많아 치아에 달라붙지 않는다는 호박엿이라기에 산행 때 비상식량으로 먹으려고 샀다.

 

 

 

 

최근에 새로 조성한 부처님 

 

 

 

 

호박엿 하나를 입에 넣고 씹어먹는데, 느닷없이 송아지만 한 백구가 갑작스레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꼬리를 슬렁슬렁 흔들며 세상에서 가장 얌전한 눈을 껌벅이며 입은 헤 벌어져 늘어진 혓바닥 사이로 침이 떨어진다.

침이 꼴까닥 넘어가는 게 아니라 한두 방울씩 뚝뚝 떨어지니 내가 먹는 게 되게 먹고 싶은 모양이다.

봉지 하나를 까서 입에 넣어주니 그 큰 이빨로 몇 번을 우두둑거리며 씹더니 이빨에 끼었는지 캑캑거린다.

호박엿을 먹는 동안 입에선 거품이 생긴 침이 주르륵 흘러내린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침이 뚝뚝 떨어진다.

드디어 다 먹고 나더니 내 앞에 턱을 괴고 앉아 혓바닥으로 다리를 훑으며 눈치를 보는 게 더 먹고 싶다는 표정이다.

하나 더 까 입에 넣어주고 더 있다간 몇 개 남지 않은 내 비상식량이 다 털릴 거 같아 얼릉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뜬다.

 

 

 

 

범종각에서 바라보는 상원사 전경 

 

 

 

 

상원사에서 신림면 성남으로 내려가는 계곡 

 

 

 

 

상원사에서 금대야영장으로 하산하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금대야영장에서 바로 상원사로 오른다면 상당히 고생하게 되므로 내가 올라온 코스인 영원산성을 거쳐 남대봉 상원사로 오르는 게 편하다.

뚝뚝 떨어지는 하산길은 눈이나 비가 올 땐 매우 조심스러으므로 이용하지 않는 게 좋겠다.

 

 

 

 

양쪽으로 암봉이 솟아있어 낙석 위험이 있는지 지붕엔 낙석 방지용 철망을 씌운 계단이다. 

 

 

 

치악산은 능선이 아닌 계곡을 걷는다면 내내 우람한 숲속을 걷게 된다.

가는 길은 온통 참나무거나 단풍나무이므로 가을철 단풍 산행지로 제격이겠다. 

 

 

 

 

 

 

 

짧게 끝내려고 한 산행이지만 12km에 가깝다 보니 다섯 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중간에 계곡에서 몸을 씻는데 걸린 시간도 있지만, 산이 높고 계곡이 길다보니 산행도 만만치 않다.

오늘도 이렇게 또 치악산의 한 구간을 알게 되었으니 치악산을 완전정복할 날도 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