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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치악산

단풍 절정인 치악산과 비로봉 삼봉 투구봉 토끼봉

by 즐풍 2020. 10. 24.

2020_73

 

 

 

 

 

 

2020.10.21. (수) 06:47~15:03(8시간 18분 산행, 1시간 휴식, 전체 거리 14.3km, 평속 1.9km/h) 흐림

 

 

강원도 산행 마지막 날인 5일 차 산행은 고향인 원주의 치악산이다.

평소엔 이틀 연속 산행하면 근무 부담감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5일 연속 산행이 가능하다니 놀랍다.

사실, 첫날 오른 오대산은 사자암과 적멸보궁 오르기가 좀 어렵지 이후부터 대체로 무난하다.

2일 차에 오른 설악산 흘림골~주전골~만경대 코스도 그렇게 어려운 코스가 아니다.

등선대가 1,002m로 높다고 하나 들머리가 650m이므로 거저먹는 느낌이다.

문제는 3일 차의 두타산이다.

쉽다고 해도 벌써 이틀 산행 후에 두타산에서도 제일 난코스인 베틀바위와 곰바위 두 구간을 왕복했다.

3일 이상 산행 경험이 없어 이 벽을 뛰어넘는다는 건 사실상 멘털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제 태백산 당골에서 장군봉 정상을 오르고 문수봉을 거쳐 소문수봉으로 하산했다.

태백산 들머리는 830m에서 시작했어도 장군봉이 1,567m이므로 737m 고도를 높여야 한다.

일견 어려워 보여도 당골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쉬어가는 산행인 셈이다.

두타산만 제외하면 대체로 무난한 산행이었다 해도 4일간 누적된 피로감은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정신력의 문제가 한몫하므로 멘털을 다잡으면 된다.

치악산은 흔히 치를 떨며 올라도 악 소리 나게 힘들기로 유명한 산이다.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치악산은 벌써 몇 번의 종주 경험까지 있으니 어렵지 않게 산행을 끝낼 것이다.

 

 

 

□ 치악산 국립공원

 

한반도 중부지방 내륙 산간에 위치한 치악산은 1984년 우리나라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공원면적은 175.668㎢로, 주봉인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동쪽은 횡성군, 서쪽은 원주시와 접하고 있다.

치악산은 남쪽 남대봉과 북쪽의 매화산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 사이에 가파른 계곡들이 자리해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고 험난하기로 이름이 높다.

고속도로망과 철도가 발달하여 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도권에서 1일 탐방이 가능한 근거리에 있어

많은 탐방객들이 치악산 국립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국립공원 안내문)

 

 

 

치악산 등산코스

 

치악산을 산행하려면 치악산 국립공원 사무소 앞 주차장에서 구룡사 매표소까지 1.3km를 걸어야 한다.

아침 일찍 가면 구룡사 매표소 입구인 신흥 주차장에 약 2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즐풍은 06:35 경 도착하니 아직 10여 대의 공간이 남았는데, 평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매표소에 이상하게 사람이 없어 모처럼 무료로 통과하고 내려올 때 물어보니 7시부터 매표한다고 한다.

 

구룡교 앞에는 거북이(龜)와 용(龍)을 설치해 구룡사 입구임을 은연중 알린다.

 

 

 

 

이 석조유물은 마모되어 그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우나 구룡사와 관련된 승탑 혹은 석등의 받침돌로 추정된다.

사찰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자원이니 석조물 보호에 협조 바란다는 안내문이 있다.

 

서서히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쉬엄쉬엄 세렴폭포까지 왔다.

수량이 많으면 좋겠으나 이런 수확철엔 비를 바랄 일도 아니다.

이 정도도 근사하다.

 

 

 

고도를 높일수록 단풍색은 점점 더 짙어만 간다.

 

 

 

 

 

이건 무슨 나무인지 가지가 지그재그로 난 게 아니라 층을 이룬 게 특이하다.

우산살처럼 층을 이룬 층층나무가 있기는 하나 꼭대기에만 층이 진 걸 보면 층층나무도 아니다.

혹시 옻나무는 아닐까?

 

개옻나무도 단풍 들면 빨간 게 참 예쁜데...

 

점입가경이라더니 오를수록 단풍색 더 짙어지니 점등가경(漸登佳境)이라 해야겠다.

 

 

 

참나무와 단풍, 다른 활엽수가 뒤섞인 다양한 색상이다.

 

사다리병창길

거대한 암벽군이 마치 사다리꼴 모양으로 되어있다고 하여 사다리병창길이라고 한다.

병창은 영서 방언으로 "벼랑, 절벽"을 뜻한다고 하니 사다리 모양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위험스러운 길이란 뜻이다.

                                                                                                                            (안내문 편집)

 

가까이 있는 단풍보다 멀리 있는 단풍이 더 곱게 느껴진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저 안에서 놀고 싶다.

 

 

 

 

 

단풍 아래 쉼터에서 쉬면 얼마나 좋을까.

 

 

사다리병창을 지나 말등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주변의 단풍이다.

날씨만 좋다면 더 화려할 텐데,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잔뜩 흐렸다.

 

 

 

이렇게 노란 단풍도 점점 색이 익으면 빨갛게 되는 걸까?

 

만산홍엽이라더니 치악산에 불길이 솟는 형상이다.

예전에 치악산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이라고 했다는데, 이 풍경을 보고 그 말을 실감한다.

 

나중에 저 능선 끝에 암봉이 있는 구간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가운데 있는 낮은 능선으로 올라왔는데, 바로 사다리병창이 있는 능선이다.

 

드디어 3시간 18분 만에 6.1km 지점에 있는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에 도착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올라왔다.

평택 백수이니 시간에 쫓길 일도 없어 여느 때와 달리 산행도 느긋하다.

 

치악산 미륵불탑

 

치악산 비로봉에 세워진 돌탑은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창준(일명 용진수)이라는 사람이

꿈에 비로봉 정상에 3년 안에 3기의 돌탑을 쌓으라는 신의 계시가 있어 혼자서 탑을 쌓았다고 한다.

1962년 9월 처음 쌓기 시작하여 1964년 5층으로 된 돌탑을 모두 쌓았으나 1967년, 1972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너졌던 것을 용창준 씨가 각각 그 해에 복원하였다.

1994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벼락을 맞아 무너진 것을 치악산 국립공원 사무소가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미륵불탑 중 남쪽의 탑은 용왕탑, 중앙의 탑은 산신탑, 그리고 북쪽의 탑을 칠성탑이라고 한다.

납작한 정상에 사이좋게 쌓여있는 세 개의 돌탑 주위에서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휴식과 식사를 한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치악산의 풍경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산바람은 산행 동안 흘러내린 땀을 시원하게 닦아내준다.

(돌탑은 그 이후로도 낙뢰로 인해 몇 번 무너지곤 했다.)  (원주시청 안내문)

 

 

황성군 안흥면 부곡탐방지원센터에서 올라오는 큰무레골능선이다.

이곳 역시 단풍이 근사하게 잘 들었다.

 

 

태백산맥의 줄기 치악산

 

태백산맥의 오대산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차령산맥의 줄기인 원주의 명산 치악산이다.

주봉인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남으로 향로봉(1,043m), 북으로 매화산(1,084m), 삼봉(1,073m)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남북으로 웅장한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남북으로 뻗은 능선들은 사이사이 깊은 계곡을 이루며 서쪽으로 급경사를 이루며 동쪽으로 완경사를 이룬다.

큰골·영원골·입석골·범골·사다리골·상원골·신막골·산성골 등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의 아름다운 골짜기가 있다.

비로봉·남대봉·매화산·안봉·천지봉·투구봉·토끼봉·향로봉 등의 산봉과

입석대·세존대·신선대·아들바위·구룡폭포·세렴폭포·영원폭포 등 명소가 산재하여 있다.

치악산에는 한때 76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사찰들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구룡사·상원사·석경사·국향사·보문사·입석사가 남아 불교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원주시청 안내문)

 

 

치악산 유래

 

예전엔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치악산은 붉은 적(赤) 자의 적악산이라 불렸다.

옛날 경북 의성에 사는 한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다 꿩을 잡아먹으려는 구렁이를 발견하고 꿩을 구해 주었다.

이 꿩도 구렁이가 나그네를 해치려는 것을 막아 은혜를 갚았다고 한다.

(나그네를 휘감은 구렁이는 절 뒤의 종루에 종이 세 번 올리면 살려주겠다고 하였는데,

꿩이 머리로 종을 세 번 쳐 종을 올리고 죽었다고 한다)

이러한 꿩의 보은 설화로 꿩 치(雉) 자의 치악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남대봉 상원사에는 은혜를 갚은 보은의 종이 복원되어 있다. (안내문)

 

 

비로봉 황장금표

 

황장금표는 황장목(黃腸木: 왕실에 진상하던 색이 누렇고 질이 좋은 소나무)의 벌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이다.

18세기 전후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치악산은 조선시대 전국에 분포한 60개소 황장목 봉산(封山: 벌채를 금지한 산) 가운데 유명한 곳이다.

구룡사 매표소 입구의 황장금표(강원도 기념물 제30호).

그 인근 새재골 마을 입구의 황장외금표(1993년 발견)과

2016년 추가로 발견된 이곳 비로봉 황장금표 등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3개의 황장금표가 있는 산이다. (안내문)

 

이 황장금표 바위 뒤로 올라가면 치악산 비로봉을 원경으로 멋지게 찍을 수 있다.

지난 2018년 이곳으로 올라가면서도 이 한자를 보지 못했는데, 그 보다 2년 앞서 누군가 발견한 것이다.

앞으로 매의 눈으로 주의 깊게 살피는 버릇을 가져야겠다.

 

황장금표가 있는 뒤 바위로 더 올라가 찍은 치악산 정상 비로봉 풍경이다.

 

험준한 산행의 끝, 비로봉 정상

 

치악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은 시루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일명 시루봉이라고도 한다.

정상에 오르면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비로봉에 오르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사다리병창 또는 계곡길 코스이다.

사다리병창은 계단으로 되어 있는 코스인데 가파르고 험해 치악산이 왜 악산인지 깨닫게 해주는 코스지만,

기암괴석 등의 아름다운 절경이 있다.

병창은 영서 방언으로 벼랑, 절벽을 뜻하는 말이다.  (원주시청 안내문)

 

 

황장금표를 지나 그러니까 비로봉을 내려와 세렴폭포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600m를 더 오면

바로 이 쥐너미재 전망대에 닿는다.

이곳이 삼봉, 투구봉, 토끼봉으로 연결되는 접속지점이다.

 

쥐너미재

 

이 고개는 옛날 쥐 떼가 넘어간 고개라 하여 쥐너미재라고 한다.

옛날 범골에 범사(凡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쥐가 너무 많아 스님들이 쥐 등쌀에 견디지 못하고 절을 떠났다고 한다.

먹을 게 없어지나 그 많은 쥐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을 지어 범사를 떠났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이 절을 찾는 사람이 없어졌고, 절은 폐사 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전망이 좋아 원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안내문 편집)

 

 

 

삼봉, 상투봉, 토끼봉으로 가는 길은 오랫동안 인적이 끊겨 길을 찾기도 힘들다.

풀이 무성한 봄부터 초가을까지 이곳은 풀을 헤치고 다녀야 하니 다닐 곳이 못된다.

지금 풀은 사라졌으나 낙엽이 수북해 가끔은 길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 바위엔 잣 열매인지 솔방울 열매인지 모를 씨를 빼먹은 흔적이 보인다.

다람쥐나 청설모의 멋잇감이겠다.

 

드디어 삼봉의 첫 봉우리를 만난다.

 

지금은 높은 곳에 단풍이 잘 피었고 낮은 곳은 여전히 푸른색 일색이다.

 

 

 

다음 마지막 3봉인 듯싶다.

1봉과 2봉은 구별하기조차 힘들다.

 

 

 

3봉 오르기 힘들면 이 굴을 옆으로 돌아 쉽게 오르는 길도 있다.

 

3봉 오르며 지나온 2봉을 본다.

 

 

 

3봉 내려가는 구간에서 잠시 길을 찾아 헤매다 다닌 흔적이 보이는 이곳으로 내려선다.

 

이 구간에서 가장 난코스인 투구봉이다.

 

카메라로 잘 안 잡혀 폰을 이용한 사진인데, 이 역시 하단부는 대부분 생략됐다.

사진 찍을 장소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사진은 너무 경사가 심해 오르기 힘들어 보여도 막상 오르면 길이 있기 마련이다.

 

이 투구봉 부근의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

 

역시 단풍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좋다.

 

 

 

멀리 비로봉도 보이고...

 

아, 이런...

누군가 난코스에 자일을 걸어 재미가 줄어들게 생겼다.

즐풍 또한 이 자일을 이용해 쉽게 오른다. 

 

자일 구간만 오르면 나머지 구간은 눈대중 따라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삼봉에서 내려오는 구간

 

 

 

이번 산행 중 가장 아름답게 본 단풍이다.

투구봉 9부 지점에 작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마치 요원의 불길처럼 이 투구봉으로 몰려드는 불길 같은 느낌이다.

이런 풍경은 어디서도 좀체 보기 힘든 장관이다.

 

 

 

 

바로 발아래로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저마다의 나무 색깔로 수놓은 단풍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평지나 등산할 땐 바로 눈앞의 풍경만 보이지만, 이런 고도감 있는 암봉에선 헬기를 타고 보는 기분이다.

비록 날씨가 흐려 색감이 많이 죽었어도 누구나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기에 혼자 좋아 죽는다.

 

 

 

이 바위 모습을 보며 정상으로 오른다.

 

투구봉 정상의 이렇듯 평평하고 넓다.

 

와~

요원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점점 커지며 달려드는 형국이다.

으매, 뜨거워...

 

눈을 돌리니 이쪽은 차분한 느낌이다.

 

 

 

마지막 봉우리인 토끼봉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골탕 먹는다.

오늘로 삼봉, 투구봉 토끼봉은 세 번째 다니는데, 이번이 처음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잡았다.

그간 등산객이 뜸한 데다, 낙엽이 쌓여 길을 찾기 어렵다.

내려가다 길을 잘못 들었단 생각에 다시 올라와 길을 찾아도 영 애매하다.

감각을 믿고 내려갔으나 이내 길이 끊긴다.

결국 잡목과 다래나무가 엉킨 구간의 동물이 다니는 길로 어렵게, 아주 어렵게 탈출했다.

그래도 오늘 같이 단풍이 멋진 계절이라면 투구봉의 단풍을 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발걸음 할지도 모르겠다.

 

토끼봉을 탈출하기도 전에 핸드폰 배터리 잔량이 20여 % 밖에 안 남았다.

불과 3년밖에 안 썼는데, 요즘 들어 급격하게 배터리가 빨리 닳는 느낌이다.

잔량이 20% 이내로 줄어들면 저전력 모드로 전환돼 하산하고 나니 13%를 유지한다.

다음부터는 충전기를 지참해야겠다.

 

토끼봉을 탈출하고부터는 더 이상 단풍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고생 끝에 길을 찾긴 했으나 더 빨리 탈출하고 싶어 트랭글 지도를 보며 계곡길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자니 여전히 길 없는 길을 만들며 가파른 사면을 종횡무진 거칠게 내려섰다.

 

 

 

이런 구간은 보통이다.

낮은 포복으로 기어도 배낭에 걸리는 나뭇가지로 골탕 좀 먹는다.

 

구룡사에서 쓰는 생활용수 저장 탱크를 만나자 님 만난 것처럼 무척이나 반갑다.

탈출에 성공했다는 격한 반가움이다.

그전에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위한 파이프를 만나면서 안심 단계로 접어들었으나 이젠 해방된 셈이다.

 

이 다리를 건너며 전탐 코스로 들어섰다.

 

구룡소도 보는 둥 마는 둥...

 

 

구룡사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며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아홉 마리 용이 사는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의상은 이곳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사는 용들과 도술 시합을 하여 용들을 물리치고 절을 지웠는데,

아홉 마리의 용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구룡사(九龍寺)로 불리게 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 사찰이 퇴락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한 노인이 찾아와 절 입구 거북 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진 것이라 하여 바위를 깨 버렸다.

이후 절은 더욱 쇠약해져 갔다.

이때 한 도승이 나타나 절이 쇠약해진 것은 거북바위를 깨서 혈맥이 끊겼기 때문이라고 하여

그때부터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절 이름을 지금의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안내문)

 

구룡사 은행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신흥 주차장 들어서기 전 황장금표(黃腸禁標)를 새긴 바위 사진을 찍는데,

담장 넘어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년 부부가 그 바위가 뭔데 사진을 찍느냐고 한다.

아는 대로 의견을 덧붙여 설명했더니 뭐하는 사람인데, 그렇게 잘 아냐고 한다.

전국 산을 다 다니며 본 안내문을 기억한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ㅋㅋ

 

5일 차 산행을 고향 땅 원주 치악산으로 마무리한다.

예정에 없던 삼봉, 투구봉 구간으로 돌아 치악산 최상의 단풍 절경에 신났는가 하면,

토끼봉에서 하산하며 길을 놓쳐 낮은 포복까지 감행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즐풍의 오랜 산행 경험과 노하우로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

혼산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외로운 산행이었다.

이 가을, 강원도에서 멋지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