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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한라산

다시 오른 영실-윗세오름-어리목 구간

by 즐풍 2020. 1. 19.

 

 

2016.3.12.토  09:55~14:25(4시간30분, 이동거리 10.97km)    날씨: 맑음


 

영실 입구에 숙박업소가 있으면 1박하고 아침 일찍 영실에서 등산을 시작하려 했으나

택시 기사에게 알아보니 근처엔 숙박업소가 없으니 서귀포에서 숙박하고 740번 버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큰 길에 설 줄 알았던 740번 버스는 다행히 영실매표소까지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려 '오백장군과 까마귀'라는 영실휴게소까지 갈 택시를 부르려는데,

어떤 아가씨가 옆으로 오더니 넷이 같이 택시를 합승하면 2500원씩 부담하면 된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하여 젊은 부부까지 섭외하여 마침 대기 중이던 네 대의 택시 중 순번인 싼타페택시를 탔다.

기사분은 겨울에 눈이 오면 1만원, 그 외에는 7천원이라기에 500원은 돌려 받는다.

그 아가씨 덕분에 휴게소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오늘 오르는 구간은 지난 해 11월 이슬비가 내릴 때 간간이 걷히는 안개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던 구간이다.

다행히 지난해 가을 제주도 서귀포로 교육원이 이전되었고, 이번에 교육을 끝내고 영실구간을 오르게 된다.

 

지난해 가을 영실매표소에서 이 휴게소까지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 40여분을 이동했다.

다행히 오늘은 택시로 이동해 산행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 영실 구간은 한란산을 오르는 최단거리라고 한다.

하지만 한라산 백록담 오르는 구간에서 낙석사고가 발생한 이후 26년을 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다고 한다.

 

병풍을 펼쳐놓은 듯 한 바위벽이라 병풍바위라 부른다.

 

여기서 보니 여러 오름이 눈에 띈다.

한라산 자체가 거대한 화산활동으로 생긴 산인데, 또 작은 화산체인 오름이 보인다.

 

겨울도 거의 지나고 봄의 문턱인데다 코스가 쉽다보니 많은 등산객이 이 코스를 이용한다.

 

건너편 은선의 오백나한의 기암들

 

윗세오름 가는 길의 작은 오름위에 설치된 전망대

 

오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진다.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한라산 백록담의 남벽

 

 

전망대 오르는 길의 바위와 얼을을 뒤집어 쓴 진달래나무

 

좀 전에 보았던 작은 오름의 전망대에서 본 아래쪽 평원

 

 

 

노루샘을 지나 이 낮은 고개만 지나면 윗세오름의 대피소가 있다. 그러고보니 윗세오름 쪽으로 간다.

 

안내문이 있는 곳에 노루샘이 있다.

 

지난 가을 이곳의 풀색은 황갈색이라 매우 보기가 좋았다.

하지만 오늘은 눈이 깔려 있는데다 풀색도 바래 지난 가을만큼 예쁜 색이 아니라서 다소 아쉬운 느낌이다.

 

윗세오름대피소까지 오면 오늘 등산의 최고점이다.

보통은 이곳에서 대부분 어리목대피소로 내려가지만, 한라산 남벽을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돈내코 방향으로 좀 더 이동할 생각이다.

 

이곳 윗세오름대피소가 1700m 고지다. 저기 보이는 한라산 정상이 1950m이니 250m만 더 오르면 정상인데

한라산 남벽으로 오르는 구간은 영원히 길이 열릴 생각이 없으니 아쉽구나.

 

1700m가 넘는 고지대지만 이런 완만한 능선을 보여주는 한라산이라 한라산 등산을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쪽은 바람이 실어온 눈이 비와 바람에 얼어 봄이 다 갈 때까지 이 산구비를 지키고 있겠다.

여기서 한라산 남벽을 마지막으로 보고 다시 윗세오름대피소로 되돌아간다. 그러니 지금부터 본격적인 하산인 셈이다.

 

이 작은 계곡엔 오래 전부터 구상나무가 주인인듯 한 자리 잘 차지하고 있다.

저 완만한 윗세오름 뒤에 영실에서 올라오던 등로가 연결되고 노루샘이 있는 곳이다.

 

 

 

저곳이 바로 26년째 묶여있는 윗세오름에서 한라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구간이다.

 

이제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도 제법 내려왔으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길 옆엔 털진달래나무가 많이 있으나 지난 주 이곳 한라산엔 많은 비가 냈으나

워낙 고원지대이다 보니 대부분은 이렇게 눈으로 바뀌거나 나무에 얼어 붙었다.

5월에 오면 털진달래가 이 고원 전체를 붉게 물들이면 산불이난듯 온통 붉은색 일색이겠다.

 

눈만 돌리면 보이는 작은 오름들

 

 

 

얼음꽃을 뒤집어 쓴 털진달래 나무

 

어리목대피소가 가까워지자 더 이상 얼음꽃은 안 보이고 산죽이 지천으로 깔렸다.

 

드디어 어리목대피소로 하산했다. 내일 성산일출봉 일출을 보자면 서귀포로 넘어가 성산행 버스를 타는 게 이동거리가 짧다.

하지만 740번버스 서귀포행은 이미 끊어지고 제주행 마지막 버스가 16:40분에 있다기에 근 한 시간을 기다려 버스에 오른다.

뭔놈의 버스가 이리 빨리 끊어진단 말인가. 승용차를 렌트했어도 영실매표소까지 거슬러 갈 수 없는 형편이긴 하지만,

이럴 땐 차량 렌트가 빠른 방법이긴 하다. 차량없이 지방을 여행한다는 건 매우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