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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한라산

제주 한라산과 사라오름

by 즐풍 2020. 1. 19.

 

 

 

 

2015.11.15.일. 08:00-15:50(20.0km, 7시간 50분 산행)  날씨: 맑음

 

 

내륙에서 제주에 간다는 건 배나 비행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니 큰맘 먹고 가야 한다. 

전라도 완도 언저리에 산다면 뱃길로도 수월하게 갈 수 있겠지만, 그 외 지역이라면 역시 비행기 밖에 없다.

지난 7월말, 제주 한라산과 올레길 7코스를 도는 1박2일의「한라산 단풍과 올레길 제주여행」이 어느 카페에 올라왔다.

한라산이라면 2010년 10월 가족과 함께오른 적이 있우나 그때 풍경사진을 남기지 않아 이번에 목우와 함께 다녀오기로 한다.

 

사실 한라산 단풍이란 낚시밥에 걸려들었다.

한라산은 1,95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니 아무리 남쪽에 있다해도 정상 부근엔 이미 10월초에 낙엽이 진 상태다.

맨 아래인 도심지역엔 아직 단풍이 남아있을런지 모르지만, 단풍보다는 어쩌면 첫눈을 한라산에서 볼 수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첫눈도 비나 눈이 왔을 때 가능한 일이다.

 

어제 오전 제주에 연착으로 시간이 늦은 데다, 이슬비까지 내려 일정을 바꿔 영실-윗세오름-어리목 구간을 등산했다.

어제 궂은 날씨로 포기한 한라산을 아침 여덟 시부터 등산을 시작한다.

다행히 오늘은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하지만 어제 한라산 대신 윗세오름을 등산한 목우는 한라산이 부담스러워 내 혼자 등산하기로 한다.

 

 

 

□ 한라산

 

한라산 "은하수를 끌어당길 수 있다(雲漢可拏引也)"는 뜻에서 생겨난 이름이라니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해발 1,950m로 백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이자 민족의 영산이다.

정상엔 화산호인 백록담이 있고, 현무암이란 검고 기포가 많은 바위가 널려 있는 산이다.

태평양과 접하고 있는데다, 높은 지형때문에 온대로부터 한대까지 다양한 기후대를 이루고 있다.

하여 수많은 종류의 생물들의 서식처로 동식물의 보고다.  (국립공원 안내문)

 

 

 

 한라산 등산코스(상판악 왕복)

 

 

 

 

 

성판악탐방안내소에서 진달래밭대피소까지 약 7.6km 구간엔 나무가 우거져 조망이 없다.

뿐만 아리라 특별히 도두라지는 풍경도 별로 없다. 진달래대피소에서 올라서 잠깐 주변을 살펴본다.

 

 

진달래대피소 뒤로 한라산 정상이 조금 눈에 띈다.

 

 

진달래대피소에서도 한참을 올라온 다음에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정상의 모습

 

 

대한민국에서 백두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라 뭐가 달라도 다르다.

산 아래 마을엔 뭉게구름이 떠 있고 오른쪽엔 거대한 구름이 왼쪽으로 이동하며 구름대를 형성하고 있다.

 

 

침엽수림은 이미 낙엽이 져 하얀 가지만 보이고, 구상나무만이 나무인듯 푸른잎을 보여준다.

 

 

잠깐 어느 의자에서 과일을 먹으며 20여 분 쉰 거 말고는 꾸준히 오른 덕에 근 세시간 20분 만에 정상에 오른다.

관음사로 오른다면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내년 9월까지 공산로 공사로 통행이 금지돼 볼 거 없는

성판악코스를 왕복해야 한다니 참 우울한 등산이 된다.

 

45명이 한 팀이 돼 제주에 왔으나 어제 영실-윗세오름-어리목탐방센터로 빠지는 등산도 13.2km나 되는 긴 거리였다.

오늘 한라산은 불과 10명만이 오르는데, 개별적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하라니 괜히 마음만 바빠 등산은 속도전이 된다.

 

 

한라산의 특징인 현무암이 검은 색을 띄며 기포가 많은 특징을 보인다.

매번 보는 북한산의 하얀 화강암과 비교되는 색깔이라 색다른 느낌이다.

 

 

거의 정상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안개로 한치 앞도 보기 힘들던 날씨는 하룻만에 청명하게 바뀐게 너무 좋은 날씨다.

 

 

산정은 청명한데 반해 산 아래는 구름띠가 산을 에워싸고 있는 신비를 보여준다.

 

 

 

 

 

드디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이다. 영실쪽에서 정상에 오르는 길이 개방되면 계절별로 몇 번을 더 와야 한다.

 

 

백록담 동남쪽 기슭은 제법 높낮이가 뚜렷해 보는 느낌이 난다.

 

 

그제 제주엔 많은 비가 왔다지만 하루 사이에 빗물이 스며든게 많이 아쉽다.

 어제 왔다면 물은 있어도 안개로 보이지도 않았겠지만...

 

 

어느새 아래 있던 구름이 능선 위까지 올라와 높은 구름띠를 보여주는 변화무쌍함이 경이롭다.

 

 

이 백록담 표지석을 두고 인증샷을 찍기위해 20여 분 기다렸다.

뒷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제대러 찍혔나 봤더니 내 사진이 하나도 안 찍혔다.

확인을 했으니 망정이지 그냥갔다면 인증샷을 건지지도 못했을 뻔 했다.

디카와 달리 버튼을 좀 강하게 눌러야 사진이 찍히니 디카나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문이다.

 

 

저 목책을 따라가면 관음사코스로 내려가는 길인데 등산로 보수작업으로 길이 막혀 비경을 놓치는 아쉬움이 크다.

 

 

 

 

 

 

 

 

산에 보이는 새라곤 온통 까마귀뿐이다.

강화도에서 석모도를 배를 타고 갈 때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 먹으려고 비둘기가 몰려들듯 한라산 정상엔 까마귀 떼가 가득하다.

정상에서 관음사로 넘어가는 곳엔 공사로 통행이 금지돼 일부 목책엔 사람이 가지 못하자 까마귀 차지가 됐다.

백록담 안내소에선 "목책 밖으로 나가지 말고, 쓰레기도 버리지 말고, 까마귀에게도 음식물을 절대 주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한다.

그래도 일부 사람들이 음식물을 주는 지 까마귀는 늘 언저리에서 맴돈다.

사람이 주는 음식이 아니어도 한라산엔 먹을 게 많아 잘먹었는지 날개에 기름이 좔좔 흐른다.

 

 

구름은 산 밑에서 위로 올라오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한껏 보여준다.

 

 

이들도 몇 시간 동안 쉬며 걸으며 얼마나 고생했을까?

등산을 자주 하지 않은 사람들은 힘들고 긴 여정이었겠지만, 자주 산행 한 사람들에겐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 별로 어렵지 않은 산이다.

 

 

 

 

 

 

 

 

구름층이 몰려가는 걸 이렇게 가까이 볼 기회란 이곳 한라산밖에 없다.

 

 

나무가 죽은 건지 낙엽이 진 건지 알 수 없다.

 

 

다시 보는 진달래밭대피소, 그냥 통과한다.

 

 

사라오름

 

 

사라오름을 지나 전망대에서 보는 한라산 동봉은 그새 안개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잠깐동안이지만 정상인 백록담에서 쾌청할 때 제대로 보고 왔으니 이만한 다행이 없다.

 

 

사라오름

 

속밭대피소와 진달래대피소의 중간지점에서 약 10여 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산정호수다.

엊그제 제주에 많은 비가 내렸어도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이 거의 물이 빠졌으나 이곳 사라오름은 둘레 약 250m의 거대한 호수를 보여준다.

수심은 그리 깊지 않으나 제주도 오름중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호수를 한바퀴 돌아 가는 데 약 40여 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유감스럽게도 이 풍경은 전망대에서도 보이지 않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올라가 잡은 풍경이다.

 

 

전망대에선 나무숲에 가려 사라오름은 절대 볼 수 없다.

다만, 반대편 산세를 보며 색다른 풍경에 빠져 든다.

 

 

 

 

 

여느 산이라면 숲은 나무가 아니면 잡풀이 자라겠지만 한라산은 조릿대가 빽빽하다.

그러니 거의 풀은 찾을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래쪽에 잠시 굴거리나무가 이색적이라면 정상 부근을 빼면 거의 조릿대가 온 산을 둘러싸고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봄, 여름이라면 수많은 나무들이 보이고, 가을이라면 단풍의 절경이 멋지겠다.

지금은 낙엽이 다 져 나무라곤 구상나무밖에 안 보인다.

다만, 탐방지원쎈터에서 얼마간 올라갈 때 굴거리나무라는 남쪽의 따듯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상록교목이 색다르다.

이 나무잎은 봄에 새순이 나온 직후 작년에 나온 잎은 떨어진다고 하니 겨우내 구상나무와 함께 잎이 있는 나무인 셈이다.  

 

 

탐방안내소로 가니 "한라산등정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이 있다.

뭔가 하고 보니,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소장 명의로 인쇄한 인증서에 이름 석자 넣어주고 1천원씩 받는다.

받고 보니 1천원이 부담없는 가격인데다, 제법 괜찮게 만든 인증서라 맘에 든다.

받아 나오면서 지나가는 일행에게 자랑하니 네 명이 바로 신청하겠다며 사무실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