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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쉬엄쉬엄 다녀온 북한산 의상능선

by 즐풍 2019. 5. 22.

 

 

 

2015.7.5.일 08:30-13:00(4시간30분 산행)      날씨: 흐림

 

어제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을 다녀왔다. 불과 다섯 시간 20분이란 짧은 산행이었지만 정상에서 보낸 시간이

많다 보니 하산은 쉬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내려갔다. 게다가 오가며 환승시간까지 합하면 버스에서 보낸 시간이

거의 열시간이나 되다 보니 지방산행은 산행시간이 짧아도 은근히 피로가 쌓인다.

 

평소 같으면 일요일은 낮잠도 자면서 피로를 풀겠지만 목우는 요즘 2주 넘게 산행을 못해 몸이 근질근질 했는지

가까운 북한산 의상능선을 타자고 한다. 전엔 늘 졸라도 안 가던 산인데 모처럼 함께 가자는 산행을 거절할 수

없어 백화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바로 의상봉으로 오르지 않고 백화사 계곡을 따라 가사당암문으로 진행한다.

그러면 의상봉과 용출봉 사이에 있는 안부로 오르게 되어 의상봉은 건너뛰게 되니 그만큼의 체력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쪽 계곡도 물이 많으면 참 예쁜 계곡인데 어딜가나 극심한 가뭄으로 물은 구경도 할 수 없는게 아쉽다. 하지만

가사당암문까지 가는 계곡엔 숲이 무성하여 강원도의 어느 산에 온듯 하늘이 보이지 않는 푸른숲이 가슴을 상쾌

하게 만든다. 아침을 거르고 나온 목우가 식사를 하자기에 적당한 그늘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산행을 시작하니

영 불편한가 보다. 게다가 어제는 혼자 서울 강남까지 문상을 다녀온다고 긴장하며 차를 끌고다녀 이래저래 피곤

한 지 산행을 접자고 한다. 

 

저녁엔 큰딸 친구와 함께 하는 저녁 약속이 있어 부왕사암문에서 하산하기로 하니 체력부담이 있던 나로선 마다

할 이유가 없다. 오랜만에 걷는 부황사 길은 푸른 단풍나무가 하늘을 뒤덮어 가을 단풍 땐 최고의 비경을 펼치겠

다.

북한산성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계곡엔 자주 물이 끊기지만 조금이라도 물길이 보이

면 의례 사람들로 빼곡하다. 산행을 나왔다기 보다는 계곡으로 더위를 식히러 온 모습이다.

이런 더위에 집안에 있느니 가족이나 친구끼리 이런 산행이나 계곡으로 나온다면 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이다.

 

 

 

백화사까지 들어가는 길은 거리가 있어 지루한 느낌이다.

북한산 산성계곡 주변엔 효자조경을 비롯해 많은 조경업자들이 있다. 이곳도 어느 조경업자의 수목이다.

 

 

 

집채 보다 큰 바위 아래로 맑은물 졸졸 흐르면 제법 운치가 있겠지만 장마로 바싹 말랐다

 

때로 긴 구간 너덜길이 펼쳐지기도 한다

 

 

천장이 평거식인 가사당암문은 백화사계곡의 마지막 구간이자 반대로 국녕사로 내려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12성문 종주할 때 많은 사람들은 북한산성 입구에서 대서문과 중성문을 지나 국녕사로 올라와 이 가사당암

문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12성문은 성곽을 중심으로 도는 게 맞으므로 대서문에서 바로 의상봉 8부

능선으로 올라가는 게 맞다만 길은 쉽지 않다.

 

의상봉과 멀리 원효봉

 

멀리 백운대 일원

 

용출봉 내려오는 철계단

     용출봉

 

용출봉과 용혈봉, 맨 뒤에 의상봉은 어깨만 살짝...

강아지바위

 

증취봉에서 내려오면 부왕사암문 가는 길목 안부에 성랑이 있던 터가 있다.

성랑은 성곽에 딸린 초소 건물로 병사들의 숙소다. 북한산성엔 이런 성랑이 143개가 있었다고 한다.

그림 ①②는 바위에 홈을 파 성랑을 지을 각목을 얹는 용도로 쓰였고, ③은 바위를 반을 자르려다 만 흔적이다.

 

북한산성은 조선 숙종 때인 1711년 6개월이란 단기간에 쌓은 성벽으로 14개의 성문이 있는데

이 중 8개의 누각이 없는 암문이다. 이 부왕사암문 안쪽은 평거식이지만 바깥쪽은 둥근 모양의 홍예문인 이중구조다.

이 문은 바람이 들어오는 통로로 여름엔 잠깐 서 있어도 바람으로 시원하다.

 

 

부왕사지 인근 바위엔 일붕기도처란 글씨도 있고, 옆엔 청하동문을 붉은색으로 썼다

 

북한산성계곡도 물이 말랐다. 여름에 이 계곡으로 물이 흐르면 바위 밑은 냉장고를 방불케 하는

최고의 명당인데, 오늘도 이곳에 자릴 펴고 막걸리 한 잔 할 모양이다.

 

1925년 대홍수에 수구문이나 행궁, 중흥사, 훈련도감유영지 등 많은 유적이 홍수에 쓸려갔다.

90여 년이 지난 지금 중흥사 일부와 산영루는 복원되었고, 서암사도 복원공사를 진행하지만 지지부진하다.

 

수구문이 있던 바로 인근에  식당들이 있었지만 북한산 정비사업에 따라 몇몇 건물은

철거되고 비교적 건물 형태가 좋은 수구문산장은 북한산성 교육정보센터로 활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