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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기 인천

마니산에 정기 받으러 갈까?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5.2.19(설날) 10:15-15:15(다섯 시간 산행)    날씨: 맑음

 

 

새해 첫날의 의미있는 산행지를 생각하다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마니산은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한 백두의 천기(天氣)와 한라산 백록담에서 솟은 한라의 지기(地氣)가 모인다는 자리로 풍수지리적로 알려진 곳이다.

실제로 1999년 풍수 전문가들이 전국의 지기(地氣)를 측정한 결과 마니산 참성단이 가장 많은 기를 분출하는 생기처(生氣處)로 나타났다고 한다.

하여 마니산을 오를 때면 "전국 제일의 생지처"란 글자를 여러 군데서 볼 수 있다.

 

마니산 정상에는 단군성조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쌓았다는 참성단이 있다.

그러기에 전국체전이 열리면 체전을 밝혀줄 성화를 강화도 마니산에서 채화하는가 하면 개천절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개천대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에 더하여 수도권에 있는 산악회에서도 마니산이 갖는 효험을 생각하여 정초가 되면 이곳에서 시간제를 갖는다.

내가 다니는 일산덕이살레와에서도 3월7일 마니산에서 시산제를 가질 예정이다. 

이런 마니산을 다녀왔으니 올 한해도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해 본다.

 

 

 마니산 등산지도

 

산행은 함허동천 야영장이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시작한다.

관리사무소를 한참 지나면 함허동천 유적지를 만나는 데 이 다리 난간 끝까지 가면 바위에 한자로 함허동천을 음각한 글씨를 볼 수 있는데 다리 상태가 안 좋은 지 통행을 막아놨다.

 

함허동천(涵虛洞天)(안내문 편집)

조선 전기 승려 기화가 마니산 정수사를 중수하고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인 함허를 따 함허동천이라 했다.

계곡 바위에 기화가 썼다는 함허동천(涵虛洞天)이 새겨져 있으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란 뜻이다.

 

 

누룽지 일어나듯 바위에서 일어나 떨어진 껍질

 

힘들게 고개까지 올라왔지만 혼자 온 오늘이 아니면 500m 내려가야 하는 정수사를 보기 힘들기에

하산할 때 보자면 다리에 힘 풀려 또 다음 핑계 댈까 두려워 내려가 둘러본다.

아담하고 작은 사찰이지만 황금대범종을 만든다고 누각도 새로 지을 모양이고 범종도 만들 요량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암릉구간은 위험하여 돌아가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날씨가 맑으면 서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겠지만 오늘은 가스가 차 조망이 짧은게 아쉽다

 

 

그림처럼 암릉구간은 정상까지 거의 연결되어 있다.

단군로쪽은 지루한 계단의 연속으로 이곳과 다르게 육산으로 되어 있으며 나무가 우거져 거의 조망이 없는 게 흠이다.

 

여러가지 자연적인 레고를 쌓아올린 모습

위험하다고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판이 있지만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오르고...

 

 

마니산은 암릉구간이 멋지지만 여느 산과 달리 수많은 바위를 쌓아 놓은 듯한 모습의 특색이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암릉미는 마니산의 공룡능선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멋진 모습이다

돌 하나하나는 작아 보여도 저기 보이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바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같은듯 다른 모습의 연속된 풍경

 

지나온 풍경

가야할 위험구간이지만 여기 올 때마다 이곳 암릉은 밟고가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낀다

 

바위를 오르자니 높아보이고 돌아가자니 멀어 고민하는 산객

 

 

 

 

소나무가 더 운치있으면 좋았겠다 싶은데, 저 소나무를 보호한다고 그나마 철책을 쳐놓아 관리에 들어갔다.

소나무를 조금 더 지나면 국립지리원에서 바위에 + 표시를 한 곳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마니산의 실질적인 정상이다.

길이 좁은 데다 참성담이 워낙 상징성이 크다 보니 대부분 참성단을 정상으로 잘못 알고 있다.  

 

 

벼랑과 어울리는 소나무 지만 오른쪽으로 구불어졌으면 더 좋았을 걸...

 

암봉이라지만 수없이 많은 바위가 쌓인 모습이라 여느 산에선 보기 힘든 다른 모습이다

카메라와 렌즈를 산 지 겨우 1년 남짓 됐을 뿐인데 자동으로 촛점이 잘 안 맞아

수동으로 조절하다 보니 핀트가 제대로 안 맞는다

 

암릉길은 늘 위험천만 하다

 

암릉구간이 위험하다면 계단을 이용해야...

 

이제 참성단과 정상표지목이 서 있는 봉우리가 보이니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겠다

 

암릉구간 사이로 보이는 나무 다리가 칠선교다

나무로 만든 운치있는 칠선교를 건너볼까?

돌아온 길 다시보니 징글징글한 암릉구간이 펼쳐지고...

 

 

드디어 마니산 정상에 올랐다.

앞서 실질적인 정상은 건너편 참성단에 가려 이곳에 정상을 알리는 표지목이 서 있다.

전엔 참성단을 개천절에만 임시개방 하고 평소엔 막아 놓았었다.

정상인 참성단에 들어가지 못 하자 이곳에 마니산 정상목을 설치하여 정상에 못 들어가는 한을

이 정상목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으며 희희낙락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엔 상시 개방하여 언제든 들어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마니산에서 가장 기(氣)가 좋아 제천의식을 거행하고 전국체전 성화를 채화하는 참성단

안에서 본 참성단의 모습으로 제단과 향로봉이 설치돼 있어 하늘에 대한 예를 올리던 장소다

참성단에서 보는 마니산 표지목이 있는 헬기장

참성단을 돌아 암릉이 멋진 곳을 좀 더 보고 돌아갈 생각이다

 

암릉 마지막 구간

암릉 마지막 구간에서 보는 참성단의 뒷모습

 

차량 회수를 위해 암릉구간으로 되돌아가며 다시보는 참성단

 

마니산엔 이렇게 평편한 바위가 많다.

이런 돌이 많은 게 강화도의 특징이라 그런지 강화도에 약 120여 기의 고인돌과 전북 고창군의 205개 군집, 

그리고 화순에 있는 500여기의 고인돌 등이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관리되고 있다. 

수 톤(ton)에 이르는 고인돌을 만들려면 이런 바위를 옮기는데 몇 백명이 동원되기 때문에 권력과 조직의 힘을 보여준다. 고인돌에 묻힌 사람은 족장이거나 최고의 권력자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다시 원점회귀하면서 보아도 멋진 암릉구간이다

 

 

 

 

 

올라올 때 본 풍경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명품코스다

 

 

 

 

이곳을 끝으로 왼쪽으로 난 계단을 이용해 왼쪽능선으로 하산해 함허동천관리사무소로 내려간다.

하산길은 무난한 흙길이지만 올라오던 코스보다 약 20여분 더 걸리는 빙 돌아가는 길이다.

 

 

하산길에 팔각정인 함허정, 짧은 산행이지만 이틀연속 암릉구간으로 오르내리니 다리가 뻐근하다.

하지만 새해 첫날 마니산의 좋은 기운을 받고 올 한해도 무탈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