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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관악·삼성·수락·불암산

관악산 육봉능선 암봉산행

by 즐풍 2019. 6. 12.

 육봉능선 제1봉의 아기코끼리바위

 

산행일자 2015.2.19.수(설연휴 첫날) 09:30-14:00(4시간 30분 산행)     날씨: 가루눈 온 후 갬

 

드디어 장장 5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됐다. 대부분 가족, 친지분들을 찾아뵙고 차례를 지내며 친목을 다지는 기간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귀향길에 오르다 보니 고향 가는 길은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더 지치기도 하겠지만 가족

간 유대를 위해 이런 불편쯤은 감안한다. 빨리빨리로 다져진 조급한 문화지만 명절에 몇 시간씩 좁은 차에 갇히면서도

귀성하는 걸 보면 아이러니다. 덜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이 기간을 이용해 해외로 나가는 사람도 많은가 본데 아직 외

국물을 먹지 못 한 나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외국은 못 나가고 달리 예정된 게 없으니 긴 설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아무래도 시간 잘 가면서도 힐링 받는  게 등산이니 며칠 등산에 빠져봐야 겠다. 도로 사정상 멀리 갈 수 없으니 근교

산행으로 관악산, 도봉산, 수락산, 마니산을 계획한다. 다들 호락호락 하거나 만만한 산이 아니니 일정이나 체력상태

에 따라 한두 개 빠질 수도 있겠다. 잠깐 산악회에 올라온 2월18일자의 포천 백운산을 신청했지만 신청자가 적어 취소

되었다. 혼자 가려던 백운산이 취소되어 솔담님과 관악산 육봉능선을 타기로 한다.

 

육봉능선은 암봉이 그리 높지 않지만 악(岳)자가 붙은 관악산에서도 가장 힘든 구간이다. 관악산은 등산하는 길에 도

처에 기암괴석으로 가득 찬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면 육봉능선 만큼은 온몸으로 바위를 기어오르며 붙들고 시름해야

겨우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암봉을 타는 릿지기술이 부족하면 처음부터 오를 수 없는 구간이다.

 

그러기에 오늘도 나는 긴장감을 안고 모처럼 5.10 릿지화를 신고 반장갑을 준비한다. 문원폭포를 지나면서부터 온몸은

긴장감으로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어느 순간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기에 이런 암봉을 타자면 늘 긴

장하고 조심해야 사고가 없다.

 

 

정부청사역을 빠져나와 들머리로 가는 길에 우거진 나무 사이로 걷는 기분이 좋다

이 길을 따라 끝나는 지점에서 우회전 하여 쭉 올라가면 문원폭포가 나오는 데 그 폭포를 건너면 육봉능선 가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걸을 땐 흡사 차마고도가 연상될 만큼 제법 운치가 있다

봄이 오는 길목 중 하나

 

문원폭포 안쪽엔 무속인이 천막을 치고 기거하며 이곳을 관리한다  

문원폭포

 

 

잠시 후 올라가게 될 육봉능선 첫 관문인 제1봉, 그런데 이때부터 밀가루 같이 작은 눈이

슬금슬금 내리더니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쌓이고 쌓이니 오름길을 걷기 점점 불편해진다

 

제1봉에 보이는 귀여운 아기코끼리

 

3봉은 미세한 눈으로 우회, 저 분은 용감하게 전진~!!  

 

옆으로 돌아서 올라온 3봉에서 보는 2봉 뒷편

3봉에 있는 기형 소나무

잠시 후 가게 될 오른쪽 4봉과 다음 5봉

 

맨 왼쪽 6봉

4봉 오르며 보는 소나무, 4봉 내려가는 길도 눈으로 위험하여 포기하고 우회한다  

왼쪽부터 1,2,3봉

5봉에서 보는 4봉

좀 더 돌아서 보는 4봉

마지막 6봉

육봉에서 보는 관양능선길

육봉에서 보는 5봉과 4봉

육봉능선 건너편 운동장능선 정상으로 이곳은 왼쪽으로 길머리를 돌려 운동장능선으로 하산한다

운동장능선 정상으로 내려오며 다시보는 정상 부근

제법 많이 내려왔다

 

 

운동장능선으로 내려오며 어느 산악회에서 일행과 떨어진 여성회원을 만난다. 그분은 광명사람으로 우면산에서 관악산에서 불성사로 내려가

무너미고개를 넘어 삼성산과 호압산을 거쳐 돌산을 마지막으로 서울대로 내려간다는 게 일행을 놓혀 안양유원지로 내려가겠다며 길을 묻는다.

어디 어디로 내려가면 된다고 알려주는 데 결국 우리를 따라오다 보니 진작 가야할 곳과는 너무 멀리 떨어졌다.

지난 달 운동장능선을 타 보긴 했지만 오늘은 운동장능선에서 지난 번 타지 못 한 지능선으로 내려온다는 게 넘어야 할 산은 군부대가 있어

끝없이 철조망으로 연결돼 길을 잃었다. 다행히 계곡에서 지역에 사는 등산객을 만나 길을 찾아 어렵게 관악산을 탈출했다. 함께 한 솔담님과

길 잃은 여성회원분에게 미안했다. 이렇게 하여 쉬운듯 어렵게 관악산 산행을 마친다.

길을 잃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계공의 풍경  

현대아파트쪽으로 하산하는 길엔 관악산산림욕장을 통과하게 된다. 잣나무숲이 보기 좋고 공기도 신선한 산림욕장이다.

근교에 산다면 산보 삼아 오가면 계절따라 바뀌는 자연의 풍경을 보며 심신이 상쾌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