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살면서 등산을 한다면 흔히 불,수,사,도,북으로 일컫는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비롯
하여 더 눈을 돌린다면 강화도 마니산이나 파주의 감악산을 염두에 둔다.
좀 더 인심을 쓴다면 양평이나 가평, 포천까지 나가겠지만 수도권을 경유해야 하니 차 막히는 귀로가 걱정이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명산은 두 세 시간 내로 갈 수 없으니 연휴를 끼지 않고는 염두를 내지 못 하여 가까운
불 수 사 도 북으로 돌려 그때 그때 코스만 바꿔 등산을 하게 된다.
등산계획은 하산시 들려야 할 맛집을 함께 정하는 데 파주 적성과 양주 남면에 걸쳐있는 감악산을 간다면
적성에 있는 두지리매운탕집을 뺄 수 없다.
설악산으로 내려오는 백두대간 줄기 따라 높은 산이 많겠지만 '동고서저'라 파주 감악산은 두어 시간이면
정상이니 반나절 코스로 적당하여 간단한 행동양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내려와 12-12km 지점에 있는
두지리 매운탕을 들린다.
시골 오지에 있으나 인근에선 제법 유명하여 어느 때 방문하든 북적대며 빈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다.
두지리는 한탄강을 따라 흘러온 임진강이 제법 규모를 더하는 곳으로 임진강에서 잡은 참게를
빠가사리나 메기매운탕에 새우와 함께 넣어 먹는 내내 끓여도 짜지 않고 시원하다.
메기매운탕은 자칫 잘못하면 흙냄새가 날 수 있으나 두지리만큼은 절대 그럴 일 없으며
대부분의 매운탕집은 처음부터 수제비를 넣어 텁텁한 맛을 내지만 두지리매운탕은 건데기를 다 먹은
다음에 수제비를 넣기에 먹는동안 산뜻하고 개운한 맛이 유지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2009년도 말 인천 계양에 있는 벌**매운탕이 유명하다고 하여 오후 두 시경에 도착했을 때
받은 대기순번이 85번으로 한참을 기다려 먹은 매운탕은 두지리에 비해 진하고 산뜻한 정도가
80%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교통접근이 좋은 도시를 끼고 있다는 이점으로 성황이었다.
두지리매운탕집은 외진 곳이었으나 파주-연천길이 정비되면서 4차선 대로가 매운탕집 앞으로
돌아가게 되어 한결 접근성이 좋아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집이 된 게 못내 아쉽다.
혼자 지나는 길에 들렸다면 가족 몫으로 간장게장이라도 들고 귀가하면 사랑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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