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경자년에 태어났으니 2010년 6월 현재 만 50년에 삼 개월을 더 채우고 있다.
스무살 무렵부터 생기던 새치는 이제 반백을 넘어서 첫 인상은 흰머리부터 보일테니 대중교통의 양로석에
앉는다 해도 누가 나무랄 정도가 아닌 초로의 늙은이로 보일 게 분명한 외모를 갖고 있다.
시골에서 자라 지게 벗어 던지고 공안직 공무원으로 잠깐 근무하다 직종을 바꾼 뒤 인사 때만 되면 부초처
럼 새로운 근무지에서 또 다른 업무를 본지도 벌써 이십육, 칠년 되어 간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짬짜미 인터넷 할 시간에 블로그나 카페를 기웃거릴 때도 있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다른 사람들의 잘 만들어진 블로그를 보며 나도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
지만 게으른 탓에 이제사 실행에 옮길 생각을 갖기에 이른다.
그런 부러움으로 오늘 비록 블로그를 개설하여 이렇게 말머리를 쓰고 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글이 언제 올
라올지 기약은 없으며 혹여 내가 필요한 정보를 다운받아 비망록 형식의 퍼 나르기나 일삼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하지만 작심하건대, 이왕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자존심상 내 글 외에 어떤 글도 퍼 나르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혹여 필요하여 스크랩했다면 그것은 비공개로 하여 나만 참고용으로 쓰겠다.
돌이켜 보면 처음 디카를 구입한 2003년부터 블로그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상당한 양의 자료가 축적되어
제법 많은 웹 화면을 넘길 수 있겠지만 게으르고 귀찮은 탓에 웬만하면 디카를 휴대하지도 않았고,
구태여 휴대해도 다녀왔다는 인증사진 정도나 찍은 정도니 남들처럼 경치 좋은 사진이 따로 없는 게 아쉽다.
그러나 무엇보다 숨길 수 없는 사실은 글을 써야 한다는 게 내 바닥의 짧은 밑천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야
하는 부끄러움을 감내하는 일이다.
허나 "시작은 미미해도 끝은 창대하리라"는 어느 글귀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흐르고 자료가 쌓일수록
그 열매도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구태를 벗고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일상의 소소함까지도 블로그를 만들어 자료가 축적된다면 좀 더 나이
가 들어 치매가 와도 아내와 자녀가 내 숨결을 뒤쫒아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작은 시작이 나의 비망록이자 일기가 되어 뒤돌아보고 나가야 할 길이 보이길 기대한다.
2010. 6. 21.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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