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이 나이에 살아가면서 건망증이 생긴다는 건 치매로 연결되는 게 아닌지 조심스럽다. 물건을 손에 쥐고도 찾는다거나 아이를 택시에 두고 혼자 내린다거나 가스불이 걱정돼 외출할 땐 아예 가스렌지를 차량 뒷트렁크에 싣고 다닌다는 건망증에 관한 우스개 소리를 들은 지 오래다.
사실 바쁜 시대에 살고 있기는 하다. 일산에서 부천까지 출퇴근 하려면 거리야 28KM밖에 안 되지만 1분1초라도 늦으면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차량들로 도착시간은 5분이나 10분도 지연될 수 있기에 아침 시간은 1초라도 황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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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데 바쁘다 보면 요즘같은 건기에는 얼굴에 로션을 안 발라주면 까실까실하고 땡기니 꼭 로션을 발라야 하지만 서둘러 출근하다 보면 가끔은 잊고 그냥 나올 때도 있는가 하면, 심장약 복용은 아침 식후 40여분 후에 복용해야 하는데도 가끔은 잊어버려 아예 오전 8시 15분에 알람을 맞춰나 그 시간엔 꼭 복용을 한다만 문제는 주말에 있다.
주말엔 대부분 산에 가니 배낭속에 몇 개씩 여분으로 약을 넣어 놓고 있지만 주말만큼은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게 아니다보니 알람이 울린다 해도 복용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좀 더 있다 복용해야지 하다보면 잊을 때도 있고 더러 생각이 날 땐 점심까지 먹은 후라 늦었지만 부랴부랴 먹을 때도 있다. |
이 바쁜 출근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이다.
엊그제 드라마를 보니 주인공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고,
요즘엔 전력난에 따라 난방온도가 줄다보니 따듯한 옷입기 일환으로 케주얼 복장이 장려되면서 넥타이는
안 매도 되는 것으로 공문까지 시달되니 이래저래 편한 느낌인데 이 넥타이 하나 안 매는 것도 시간 절약에 도움이 크다.
하기야 요즘엔 요령이 생겨 한 번 맨 넥타이를 풀지 않고 그냥 목에서 빼내 옷걸이에 걸어놓고
필요할 때 다시 착용하는 요령을 터득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매일 같이 새로 맸으니 얼마나 불편한 양복착용이었던가?
이런 바쁜 출근시간에 아침 먹기 전부터 바지는 입고 있었으니 얼릉 안다 티에 양복상의를 걸치고 출근 준비를 하는 아내에게 먼저 출근한다는 인사를 남기고 불이나게 핸드폰과 열쇠를 거머쥐고 차에 오른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 학부모들의 차량운행이 줄어들어선지 도로가 다소 헐렁한 느낌이라 여느 때보다 여유로운 건 사실인데 오늘따라 부천IC도 막히지 않고 잘 빠진다.
막상 사무실에 도착한 시각은 전과 비슷한 시각이지만 그래도 막히지 않고 출근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컴퓨터 켜고 관심있는 인터넷 둘러보고 양치를 하겠다고 일어난 순간,
맙소사 한벌 양복이 아니라 바지는 올젠 케쥬얼 밤색바지가 아닌가?
검정양복 상의에 밤색 캐주얼 바지라니 너무나 언발란스 한 착용에 기겁을 하고 말지만 이내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양복이 캐쥬얼 스타일이라 케주얼 바지와 그런대로 매치는 가능하지만 색깔의 부조화는 어쩔 수 없다. 50평생 이런 부조화와 장소 착오적 스타일이라니 나도 이젠 나이를 먹기는 하나보다.
정신 차리고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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