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13.06.23.일 17:00-21:15(네 시간 15분) 날씨 : 흐리고 박무
불과 2년 전만해도 주말에 연이틀 산에 다녀도 거뜬했는 데 최근엔 지방산행을 하다보니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가 산행피로 보다 더
크다는 걸 알기에 어느 순간부터 근교산행을 해도 주말엔 대부분 하루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내일은 병원이 예약돼 있어 연가를 냈으니
오늘 하루 산행을 해도 부담이 없겠다 싶다. 아침엔 게을러서 못 갔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백운대에서 낙조를 바라보는 것도 새롭겠다
싶어 서울지역의 일몰시각을 검색해 본다.
오늘 일몰시각은 19:57, 월출은 이 보다 20분 빠른 19:37인데 공교롭게도 음력 5월 15일의 보름달이라 하산길에 보는 달빛도 좋겠다.
때는 바야흐로 여름이라지만 오늘은 15:00에 25℃, 18:00에 23℃, 21:00에 21℃로 예보되어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산정에서 월출 후
일몰을 기다리기도 부담없지만 그래도 산정의 바람은 다를 테니 방풍의는 필요하겠다.
석양에 해도 지기 전에 동쪽 하늘에 만월이 두둥실 떠오르는 모습을 산정에서 바라보는 일석이조는 두고두고 얼마나 멋진 추억이 될 것인지
진작부터 설렌다. 하지만 위험한 야간산행을 권할 동지가 아무도 없으니 헤드랜던을 준비하여 혼자 길을 나선다. 등산은 북한산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숨은벽능선으로 하고 하산은 최단코스인 위문에서 상운사계곡으로 내려설 생각이지만 의외로 경사도가 높으니 조심해야 하는
코스다.
준비물을 챙겨본다.
해드랜턴, 스틱, 백운대에서 월출 후 일몰까지 20여분 기다리는동안 먹을 컵라면, 방풍의 이 정도면 충분하다. 야간산행은 이미 2년전
불수사도복 종주 때 밤 9:20분부터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까지 혼자 감행한 사실이 있다. 강남7산도 마지막 구간인 관악산에서 삼성산을
혼자 뛴 경험도 있거니와 태백산이나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 등은 일행과 함께 야간산행한 경험이 많으니 눈감고도 다닐만큼 훤한 북한산은
그저 안전에 주의만 기울인다면 문제될 것도 없다.
그렇다.
남들이 다 하는 산행보다 남들이 쉬는 시간에 교교한 달빛을 벗삼아 두견새 우는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어보자.
서둘러 국사당에 도착한 때가 17:00, 공터엔 벌써 많은 차들이 빠져나가 주차공간이 넉넉하다
참나무시들음병 방제기구를 설치한 것으로 작은병엔 벌레가 들어가 죽어있다
폭포엔 수량이 적어 청태가 낀 상태
밤골계곡은 이곳에서 끝내고 해골바위쪽으로 올라간다
파랑새능선 너머 염초봉능선이다
인수봉과 숨은벽능선, 그리고 파랑새능선과 연결된 백운대
해골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인수봉과 숨은벽은 어느새 간격이 좀 더 벌어져 있다. 이곳에 도착한 때가 17:55인데 하산하는 등산객이
너무 늦게 올라가는 게 아닌지 걱정되어 물어오길래 백운대에서 일몰을 보겠다고 하니 조심해 잘 다녀오라는 격려를 해준다.
늠름한 인수봉
숨은벽
해골바위
영장봉은 석양의 햇빛을 받아 색상이 고와 보인다
어느새 날씨가 급변하여 구름이 해를 가려 날씨가 좋지 않다.
숨은벽 입구에서 보는 인수봉은 아래로 길게 꼬리를 내리고...
건너편 장군봉
▲▼ 같은 바위와 나무인데도 계절따라 이런 차이를 보인다
숨은벽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숨은벽은 직각이다
숨은벽 정상에서 보는 인수봉
인수봉 꼬리
혹시라도 시간내 도착하지 못 할까 염려되어 쉬지 않고 올라왔더니 호랑이굴 아래 협곡에 도착한 때가 18:42, 이제 시간은 충분하다
스타바위
신랑신부바위
만경봉
오리바위
백운대 정상부위엔 있는 흙은 한 줌이라도 소중하기에 더 이상 유실이 없도록 최근들어 방어벽을 설치했다
19:08, 드디어 백운대 정상 광장에 도착했으니 월출과 일몰까지는 시간이 많다
석양에 붉게 물든 모습이지만 잠시 후면 구름에 묻혀버릴 낌새가 보인다
잠깐 내민 석양에 만경봉도 적색을 띤다
노적봉
염초봉과 원효봉
서쪽으로 석양을 받는 머리쪽은 붉은 빛이 돈다
백운대에서 보는 숨은벽은 그새 어두워 보인다
인수봉 꼬리
파랑새능선 방향
한 사람 외로이 하모니카를 불어대고...
암각문도 이젠 많이 훼손되어 마모된 글자도 많다
백운대 정상의 온도계는 현재 17℃를 가르키는 데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는 데
지상의 일기예보와 산정의 실제 기온엔 많은 차이가 있다.
이것이 라면 끓여 먹기전 마지막으로 본 석양의 모습이고 라면을 거의다 먹을 때 갑자기 안개가 밀려와 더 이상 월출이나 석양은 볼 수 없다.
오늘 달은 12월의 보른달에 비해 13%나 커 연중 달이 제일 크다는 슈퍼문도 보지 못하고, 낙조도 보지 못 해 아쉬움이 많다.
잠깐 사이에 안개가 갑자기 밀려 오기에 산불이라도 발생해 연기가 밀려오는 줄 알만큼 순식간에 안개가 덥치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힘을 본다
일몰까지 10여분 남았지만 안개로 더 이상 낙조를 기대할 수 없어 아쉽지만 백운대 정상에서 마지막으로 하산한다
당초 상운사계곡으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급변경하여 밤골계곡으로 방향을 튼다
안개가 밀려가는 모습
이 협곡을 넘으면 밤골계곡이 시작되는 데 20:01이다
밤골계곡에 내려서자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는 데 등산로는 한참이나 너덜지대라 해드랜턴으론 길인지 아닌지 거의 구분이 안 돼
길을 찾기도 만만치 않으나 가끔씩 만나는 산행시그널이 이정표 안내를 톡톡히 하고 국립공원에서 세운 야광 안내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밤골 8-6이니 내림차순으로 8-1까지는 함참을 내려가야 하는 데, 기대했던 달빛도 안개가 잡아먹어
사위는 깜깜하여 아무것도 볼 수 없어 혹시라도 달려들지 모를 멧돼지가 있지나 않을까 겁난다
청담골로 넘어가는 삼거리에 도착하니 밤골공원지킴터가 한결 가까워졌다
이제 조금만 가면 국사당 앞 지킴터가 나올테니 야밤의 등산이 끝날 시간이 멀지 않다
밤골공원지킴터 앞 둘레길의 이정표다. 날씨는 흐렸지만 낮동안 햇볕이 나기에 백운대 정상에서면 월출과 일몰을 볼 수 있으려니 하고 산행한
보람도 없이 안개로 월출은 커녕 서산에 지는 낙조도 보지 못 한 아쉬움이 크다. 산위와 산아래의 날씨는 완전히 달라 지상은 멀쩡해 보여도
같은 시각의 산정엔 안개가 화재현장의 연기처럼 순식간에 밀려와 자연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천기를 헤아리지 못 한 탓일 테니 나중에
다시한번 더 걸음해야 한다. 그래도 너덜길에 넘어지지 않고 용케 길을 찾아 무사히 귀가할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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