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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운무에 잠긴 설악산의 비경

by 즐풍 2019. 5. 22.

 

산행일자 및 시간 2012.07.22.일  03:10-17:00(13시간 50분,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날씨 : 운무 13시 이후 간간이 비 내림

 

 

일산하나산악회에서 설악산 무박산행으로 4개의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는 자유산행이 올라왔기에 오색-대청-중청-희운각-

룡능선-마등령에서 평소 가보고 싶었던 오세암을 경유하여 백담사로 하산하는 12시간 산행을 신청하였으나 등산하면서 보니

이 코스 신청자는 나 혼자다.

 

버스가 한계령 도착하기 전에 이슬비라지만 연신 와이퍼로 차창을 닦아내야 할만큼 내리자 한계령에서 먼저 올라가는 팀은 우비

걸치고 등산을 시작했다. 오색약수에서 올라가는 나도 우의를 걸치고 차에서 내렸으나 깜박 모자를 놓고 내려 다시 모자를 갖

내려와 산을 오르려는 데 국립공원공단직원이 이 정도면 우의를 벗는 게 좋겠단다. 우의를 벗어 배낭에 정리하고 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는 지 우리팀은 벌써 올라가 한 명도 안 보인다.

 

나도 그들의 얼굴을 알지 못 하고 대청봉까지만 코스가 같을 뿐 그 이후엔 등로가 틀리니 내 산행속도 대로 걷는 게 낫겠다 싶어

내 속도대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색약수로 오르기는 지난해 가을 단풍철을 앞두고 대청봉으로 올라 한계령을 하산한 것과 작년

12월 폭설로 눈이 허리까지 빠질 때 희운각을 거쳐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한 기억까지 세 번째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속초지역의 등산 당일 일출시각은 05:20인데, 대청봉에 도착했을 때 비로서 안개에 가렸던

태양이 뿌옇게 보이던 때가 06:25분이므로 한 시간이나 더 지나서야 안개 사이로 태양을 볼 수 있었다. 한여름의 설악산이라

등산객이 많지 않아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중간에 대청봉의 표지석을 온전히 찍을 수 있었고 옆에 분에게 부탁하여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었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원경까지 두루 조망할 수 있었겠지만 운무에 잠긴 설악산의 풍경도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할 만큼 환상적이

몽환적인 분위기가 색 다르다. 용아장성능선은 안개에 잠겨 제대로 조망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공룡능선은 지나는 순

간마다 바람에 안개가 쓸릴 때 사라졌다 나타나는 암봉이 신기루 같다. 저 멀리 범봉은 산행내내 운무에 잠긴 풍경이 선계에 있

는 착각을 일으킨다.

 

1275봉 정상을 올라가 사방을 조망해 본다. 범봉 아래로 신흥사 주변과 천불동계곡은 운무에 가렸고 가까이 보이는 공룡능선의

암봉들도 안개에 선명하지 않지만 장엄하고 화려한 자태를 서로 다툰다. 하산하면서 길을 질러간다는 게 20분 알바한 것까지

50여분 정도 지체되어 정해진 시간까지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산행날씨가 안개가 많고 흐려 뜨거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었다.

비가 오락가락하여 우의를 입었다 벗었다 하기를 여러 번, 오세암 이르기 전부터 제법 비가 내리더니 나중엔 안개까지 피어오를

만큼 비가 제법 내렸다. 이런 날씨 덕분에 조망이 좋지 않았어도 폭염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

 

오세암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특별히 볼 것도 없는 지리한 산행이었으나 오세암을 지나면서부터 산행은 산책코스라 칭할 만큼 고

즈녁한 산행이었다. 12시간이라 자신감을 갖고 신청했지만 거의 쉰 것도 없이 1275봉과 알바한 시간을 빼도 13시간의 빡빡한

산행시간이었다. 이런 여름 날씨에 공룡의 등뼈를 밟기는 쉽지 않은데 운무까지 끼어 20대 여인의 자태에서 노는 듯한 몽롱함은

이내 그리움으 남는다.

 

 

 

 

 

 

▼ 03:10 오색약수로 대청봉을 오른다

 

▼ 주위 풍경을 담으려는데 이슬비가 먼저 달려든다

 

▼ 대청봉 표지석만 온전히 담아내긴 쉽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 대청봉에서 한 시간 늦게 태양을 본다

 

 

 

 

 

 

 

 

 

 

 

 

 

▼ 운해와 어울리는 고목

 

▼ 운해가 산을 가르고 침잠시킨다

 

▼ 범봉은 외로운 섬이 되고

 

▼ 저 장관을 보고 가야지

 

 

 

 

 

▼ 운해(雲海)라는 말이 실감 난다

 

 

 

 

 

▼ 한 폭의 수묵화가 따로 없다

 

 

 

 

 

 

 

 

 

 

 

 

 

 

 

 

 

 

 

 

 

 

 

 

 

 

 

 

 

 

 

 

 

 

 

 

 

 

 

▼ 공룡능선의 암벽은 장엄하면서도 화려함을 갖췄기에 설악산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 드디어 1275봉 정상에서 사방을 조망해 본다

 

 

 

 

 

 

 

 

 

 

 

 

 

 

 

 

 

▼ 잘 맞춰 논 레고블럭 같은 느낌이 든다

 

 

 

 

 

 

 

 

 

▼ 봉우리 하나 하나에 이름이 있을 텐데 등산 할 때 마다 하나씩 알아가야겠다 

 

 

 

 

 

 

 

 

 

 

 

 

 

 

 

▼ 오세암 가면서 보는 암봉

 

 

 

 

 

▼ 오세암

 

▼ 오세암 뒤로 보이는 암봉은 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 질러 간다는 게 잘못 든 계곡

 

 

 

▼ 계곡의 암반엔 얼룩 무늬가 있다

 

▼ 이런 돌담길이 운치를 더한다

 

▼ 영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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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사 경내를 봐야 했는데 시간에 쫒겨 다음 기회로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