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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박물관·전시관·성지·국보 등

수원 전통문화회관 진수원의 고은 김성자 초대전

by 즐풍 2023. 12. 22.

2023_216

 

 

 

2023. 11. 28. 화요일 오후에 관람

 

 

수원화성을 둘러보고 갈만한 곳을 찾아보니 그리 머지않은 수원 전통문화회관 진수원에서 고은 김성자의 

초대전이 열린다.

고은 김성자 님은 한국서예협회 수원시 지부장 님으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계신 분이다.

잠시 짬을 내 작품 전시를 둘러본다.

 

 

 

 

 

진수원珍羞園은 우리가 잘 아는 진수성찬 [珍羞盛饌]의 앞 두 자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좋은 음식을 접대하듯 좋은 작품을 내놓고 보여준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좋겠다.

 

 

 

 

자강불식(自强不息) (30x30)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

붉은 인주로 찍은 자강불식은 요령석에 음각한 것이다.

 

 

의상조사 법성계 (70x130) 

화선지에 탁본

 

와당문 (40x40)

萬歲, 長樂未央, 萬有喜, 如天無極

기와의 마구리에 새겨진 문양을 동그란 전각으로 만들어 찍은 문양이다.

 

 

매화(35x50)

有梅畵處惜無酒  매화 있는 곳에 술이 없어 아쉬워했는데

三臭淸香當一杯  맑은 향기 세 번 맡으니 한잔 술과 다름없네

옛날 사람들은 매화 향기에 세 번에 술잔을 들이켠 듯 취한다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封泥(봉니) (35x70)

봉니는 서양 영화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넷플릭스 「프런티어」 등에서 봉니를 하면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광명진언(光明眞言) (20x40)

비로자나불에 대한 29자 진언이다.

 

 

만천명월주인옹(川明月主人翁)

50x50 / 정조의 호

 

 

누실명(陋室) (50x135)

유우석의 누실명 

山不在高(산부재고) 有仙則名(유선칙명)
산은 높다고만 유명한 것이 아니고
신선이 살고 있어야 명산이다.


水不在深(수부재심) 有龍則靈(유룡칙령)
물은 깊다고만 유명한 것이 아니고
속에 용이 살고 있어야 신령스럽다.


斯是陋室(사시누실) 唯吾德馨(유오덕형)
이 누추한 방이지만

오직 내가 덕망을 갖고 살고 있으니 향기롭구나.

苔痕上階綠(태흔상계녹) 草色入簾靑(초색입렴청)
이끼는 섬돌 위에까지 푸르게 자라고, 
풀빛은 주름 발아에까지 비쳐 들어오는데


談笑有鴻儒(담소유홍유) 往來無白丁(왕내무백정)
함께 담소할 덕망 높은 선비가 있고, 

오가는 사람들도 모두 귀하지 않는 사람 없으니 좋지 않는가.

可以調素琴(가이조소금) 閱金經(열금경)
기교와 꾸밈없는 거문고 줄 고르고

金玉(금옥) 같은 경전 읽으나니,

無絲竹之亂耳(무사죽지난이)
無案牘之勞形(무안독지노형)
어지러운 관현악의 난잡함도 없고,
관청 일로 몸 괴롭힐 일도 없으니,


南陽諸葛廬(남양제갈려) 西蜀子雲亭(서촉자운정)
여기가 제갈공명이 숨어살던 남양의 그 초가라 할까.


孔子云(공자운) 何陋之有(하누지유)
공자께서도 군자가 살면 누추한 곳이라곤 있을 수 있겠는가

西蜀(서촉) 揚子雲(양자운) 載酒亭(재주정)
서촉 양자운의 재주정에 비길 손가라고 하셨지.
 
의상조사 법성계 

화선지에 탁본

위에도 의상조사의 법성계가 있더니 또 다른 형태의 법성계지만 내용은 같다.

 

白文:퇴계선생시

朱文:도덕경 64장 (70×135)

도덕경은 워낙 심오한 내용이라 옮긴다고 해도 뜻을 이해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반야심경 (30x40) 

화선지에 탁본

 

정조어보 (30x60)

규장지보 (奎章之寶) 승화장규(承華藏圭)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

(15x15)

그저 우리에겐 한글로 된 장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가 가장 무난하게 다가온다.

 

풍경 달다

- 정호승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창비, 1998년 -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조어제시

(혜경궁 홍씨의 주갑을 맞아 정조가 지은시)

 

吾東初有慶 (오동초유경)   우리 동방에 처음으로 경사 있어

花甲萬年觴 (화갑만년상)   회갑일에 만세의 축수를 올리노라

是日虹流届 (시일홍류계)   이날 자궁 께서 탄강하였기에

如雲燕賀張 (여운연하장)   구름처럼 모여 축하를 펼치도다

含飴長樂殿 (함이장락전)   장락전에선 손자들과 벗을 삼고

被管老來章 (피관노래장)   노래자의 효행은 피리에 올렸네

觀華仍餘祝 (관화잉여축)   화 땅 구경하고 넘치는 축복 속에

覃恩曁八方(담은기팔방)   깊은 은혜가 팔방에 미치는구나

 

 

 

법구경구

순지에 양각 음각 / 35x110

 

혜도피안(慧到彼岸):          지혜는 능히 피안에 도달한다(주문)

복행세세명(福行世世明):  복이 행하여지면 대대로 세상이 밝게 된다(백문)

복행세세명(福行世世明):  (주문)

여목장천목(如目將天目):  마치 눈이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이끄는 것과 같다(주문)

일체박해(一切縛解):         일체의 속박이 풀림(백문)

 

 

修福進道(수복진도) (35x60)

법구경구, 복덕을 닦아 도에 나아감

 

비천상

 

여러 가지 전각

 

 

 

금강미륵불

 

 

 

 

고은 김성자 님은 여성으로서 한자서예와 전각에도 능하시다.

글이야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누구나 마음만 먹으로 쓸 수 있겠지만,

돌에 글과 그림을 새긴다는 건 돌의 성질을 잘 파악해야 가능한 일이다.

주로 낙관에 쓰이는 전각은 전서체가 많아 글자의 획이 많고 어렵다.

반면 도장은 동글동글한 모양의 초기 예서체가 많이 쓰인다.

전서체는 한문을 깊이 알아야 겨우 읽을 수 있는 반면 예서체는 어느 정도 한자를 알면 일기도 쉽다.

 

진수정에서 작품 관람을 끝내고 나오며 주변의 한옥을 잠시 둘러본다.

 

 

 

 

 

 

수원에 있는 한국서예박물관에서 설명하기를,

"서예는 한자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 발달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작자의 심상을 표현하는 예술 분야이자 정신수양의 수단으로 애호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서예'라는 용어를 광복 이후인 1945년부터 사용하였고, 중국은 '서법書法', 일본은 '서도書道'라고 합니다." 했다.

동양 삼국에 서로 다른 말을 쓰는  걸 보면 민족의 특성이 드러나는 것 같다.

우리는 글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