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207
2023. 10. 17. 화요일 오후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 들어서면 1층에 있는 「이신자, 실로 그리다」는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이 전시회는 2023. 9. 22~2024. 2. 18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2,000원이다.
9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는데, 모든 작품에 들인 공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우리 어머니 시대 이전에 실크에 수를 놓는다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작가는 예전의 단순한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때로는 외국에 나가 견문을 넓히기도 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데 정말 몇 달이 걸리는 작품이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속에서 천불이 날 한 시간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작품의 세계를 보면 딸이 태어난 기쁨,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어 사별한 힘든 시기,
이후 산행을 통해 산의 정기를 받으며 느끼는 행복 등이 시대에 따라 보여준다.
한 땀 한 땀 공들인 작가의 노력을 보면 그의 작품에서 우공이산의 집념이 보인다.
이러한 명작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물색이 빠져 가치가 손상될까 두렵다.
(안내문을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이신자, 실로 그리다>
“실로 그림을 그립니다. 실과 천을 다루는 일은 어릴 적부터 친숙하게 해 오던 일이에요. 지난 50년대에는 실과 바늘로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했고, 60년대부터는 염색과 직조를 병행하며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임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개 바느질을 여성들의 일상적 노동으로 여깁니다."
이신자(李信子, 1930- )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왕성하게 활동한,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섬유공예가이자 후진을 양성하는 일에 헌신해 온 교육자이다. 우리나라에 섬유예술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기 이전, 다양한 섬유 매체를 발굴하고 독자적인 표현 기법을 적용한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 섬유예술계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신자의 작업에는 밀포대, 방충망, 벽지, 종이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재료와 우리의 정서에 어울리는 평범한 소재가 활용되었다.
그는 재료들이 지닌 풍부한 질감과 잠재력에 대한 이해, 그에 합당한 표현 기법과 새로운 조형 실험을 통해 섬유예술을 새로운 예술 영역으로 승화시켰다. 작가는 1956년(제5회)과 1958년(제7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며 30세에 국전 초대작가가 되었다. 1972년 국전에 출품한 <벽걸이>(1971)는 국내에 처음 선보인 태피스트리(tapestry) 작품으로 전통적인 태피스트리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독특한 재질감과 입체적 표현을 만들어냈다. 이후 작품에는 강렬한 색상의 대비로 신비감을 더하고, 간결하지만 대담한 기하학적 구성을 통해 섬유조형의 가능성을 확장하였다. 또한 반세기에 걸친 실험적인 예술세계는 작가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한국 섬유미술사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였다.
이신자가 평생 천착해 온 태피스트리는 날실(경사, 세로줄)을 캔버스로 두고 씨실(위사, 가로줄)이 붓이 되어 씨실의 색상만으로 표면에 무늬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날실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일어난 일들이라면, 씨실은 작가의 생각과 상상력에 따라 불연속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한 단계 한 단계가 확인의 과정이자 시간의 경과가 켜켜이 쌓이는 과정으로, 이는 우리의 거듭되는 삶에 비유되기도 한다.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글쓰기와 같이 작가는 평생 동안 내면의 기억과 풍경들을 '짜고, 엮고, 감아내며' 손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섬유 고유의 따뜻함, 예민함, 포근함에 본인만의 감성을 더해 자기 자신이 고스란히 응축된 태피스트리를 제작하였다.
《이신자, 실로 그리다》는 반세기에 걸친 이신자의 생애와 작품을 회고하는 전시이다. 작가이자 교육자, 그리고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이신자의 삶의 여정은 한국 섬유예술의 변천사와 그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한국 현대공예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단초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가 한 작가의 장대한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것을 넘어, 참다운 삶을 끊임없이 탐구해 나간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모습까지 헤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새로운 표현과 재료
1950-60년대 국내 섬유미술은 자수, 염색, 매듭, 직조가 따로 불리고 독립적으로 작동하던 시기이다. 광복 직후까지 우리나라 공예를 지배하던 선전풍의 작품 경향에서 벗어나 한국적 조형성과 색채감각, 다양한 표현 기법을 구사하는 작가가 증가하였다.
1953년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유강열(1920-1976)의 <가을>을 시작으로 56년 이신자의 <회고병풍>, 57년 백태호(1925-2009)의 <사슴>, 58년 다시 이신자의 <탈의 표정>(1957)이 문교부장관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60년대에는 전통 자수가 서서히 퇴조하고 그 자리를 염색이 대체하기 시작한다.
염색은 균열이나 번짐이 주는 우연한 효과로 회화적 표현이 가능했고, 순수 예술성을 발휘함으로써 한국 섬유미술의 주요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60년대 초까지 주를 이룬 전통 자수 작품들은 대부분 정적이고 한국적인 소재를 배치하였다. 반면 이신자는 내면화된 자연의 정서와 정경들을 대담하게 단순화하여 짜임새 있는 구도로 선보였다. 천 위에 밑그림(하도)을 그리고 크레파스나 안료를 칠하거나 아플리케 (appliqué)하여, 자수와 염색을 하나의 화면에 담았다. 이와 같은 조형 실험은 캔버스의 바탕을 새롭게 바꾸었다.
작가는 단순히 천을 메꾸어가는 일반적인 방식과 의미를 벗어나, 짜고, 감고, 뽑고, 엮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실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거칠지만 자유롭고 대담한 시도는 한국 섬유미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며, 국내 태피스트리의 바탕이 되었다고 평가되었다.
한편 일반적인 공예 기법과 틀에서 이탈해 재료 자체가 작품의 중심 역할을 하는 작업으로 작가는 당시 “대한민국 자수는 이신자가 다 망쳤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였다.
<새>
1964, 면에 면사, 모사, 견사: 자유기법, 덕성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
<노이로제>
1961, 면에 모사, 합성사, 화학염료; 납방염, 아플리케, 자유기법, 작가 소장
<딸의 초상>
1962, 면에 면사, 모사, 오일 크레파스: 자유기법, 작가 소장
<딸의 초상>은 작가가 둘째 딸을 출산한 후, 그가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인물 뒤에 장수(長壽)와 고고함을 상징하는 학이 날아가는 모습을 배치하여 의미를 더했다. 면천 위에 바늘로 바탕의 올을 끼워가며 수를 놓아 일종의 '직조'를 처음 시도하였다. 당시 전통자수 방식을 활용한 작품들은 명주실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머물렀다.
한편 이 작품은 다양한 굵기의 실과 염색용 오일 크레파스로 눈을 과장되게 표현하거나 입을 생략하고 손을 엉뚱한 위치에 배치하는 등 색다른 짜임을 보여준다.
<작품>
1960년대, 면에 면사, 모사, 합성사, 화학염료; 날염, 자유기법, 작가 소장
<무제>
1965, 면에 면사, 마사, 모사, 금사; 아플리케, 자유기법, 작가 소장
<자연의 이미지 I, II>
1965, 면에 면사, 모사, 견사, 화학염료; 납방염, 자유기법,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무제>
1960년대, 면; 아플리케, 작가 소장
<장생도〉
1958, 면에 면사, 견사, 아플리케, 자유기법,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
〈장생도〉는 사슴, 학, 거북 등의 십장생 문양을 현대적인 도안과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면을 촘촘히 메꾸어가는 전통자수 방식에서 탈피하여, 실의 꼬임과 풀림을 응용하거나 아플리케(appliqué)하여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소재들의 자유로운 배치와 동물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이 작품은 195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무감사 특선을 수상하였다.
※ 아플리케(appliqué): 바탕천 위에 다른 천을 오려 붙여서 입체적으로 표현기법
<생장 1>
1965, 면에 화학염료; 납방염, 작가 소장
<생장 2>
1965, 면에 화학염료; 납방염, 작가 소장
〈작품 I〉
1959, 면에 면사, 마사, 모사; 코일링, 자유기법, 작가 소장
〈도시의 이미지〉
1961, 면에 면사, 마사, 모사; 코일링, 자유기법, 작가 소장
<도시의 이미지>는 천의 올을 풀고, 그 올에 색실을 많이 혹은 적게 감아 두께를 달리해 가며
입체적인 느낌이 나도록 직조한 작품이다. 실의 팽팽함과 느슨함을 이용해 표현한 추상적 형상이,
사이사이 보이는 뒷면의 여백과 어우러져 나름의 질서와 혼잡함이 뒤엉켜 있는 도시의 일면을
엿보는 것과 같다.
1960년대 초 전통 자수 작품에는 대부분 곱고 가는 실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작가는 구제품
시장에서 구한 스웨터를 풀어 염색한 실이나, 굵은 면사, 동선(銅線)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섬유미술의 폭을 넓혀나갔다.
<男과女〉
1970년대, 면사, 마사; 직조, 작가 소장
<원의 대화 IV>
1973, 면사, 마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탈의 표정>
1964, 가락에 화학염료, 아크릴 물감; 납방염, 날염
<탈의 표정>은 작가의 초기 대표적인 염색 작품으로, 가족을 바탕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정사각형 화면 위에 탈의 표정을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탈의 중심은 세밀하게 분할한 면과 부분적으로 날염해 만든 다양한 무늬로 이루어져 있다. 탈의 바깥은 납방염에 말미암은 실핏줄 같은 형상이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 납방염(蠟防染, wax reslat dyeing): 액체 상태의 남으로 먼저 그림을 그림 후 염색하여 날이 칠해진 부분은 염색이
되지 않게 하는 기법
※ 날염(捺染, screen print): 원단 위에 염료나 안료를 협착하여 다양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기법
〈나목〉
1963, 면에 화학염료; 납방염, 작가 소장
태피 스트리의 등장
화면 전체의 균열을 이용한 납방염이 60년대 주를 이루었다면, 70년대는 회화적 표현이 가능한 다양한 염색 기법이 발전했다. 건축과 주거 환경의 변화로 태피스트리와 공간의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직조가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해외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재료의 보급도 원활해지고 전문 숍도 등장했다. 또한 여러 학교에 직조기가 보급되어 태피스트리에 대한 전문교육이 활성화하기도 했다.
이는 디자인의 현대화와 재료의 혁신, 전통적 방식을 탈피한 염색의 시도 등 섬유미술의 표현 영역이 확장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평면적인 표면이 부조적인 기법과 결합하며 섬유조형예술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1972년 이신자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선보인 작품 <벽걸이>(1971)는 우리나라 태피스트리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과도 같다.
작가가 어릴 적 할머니의 베틀에서 익힌 직조의 과정을 토대로, 틀에 실을 묶어 짜는 최초의 태피스트리 작업을 완성하였다. 전통적인 태피스트리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올 풀기로 독특한 표면 질감을 유발하는가 하면, 이미 짜인 실을 밖으로 돌출시키는 부조적 표현으로 입체적인 재질감을 형성했다.
70년대 초기에는 동대문, 남대문 구제품 시장에서 독특한 재질의 털실 스웨터를 구매하여 풀어쓰거나, 침구용 실을 사서 물들이고 합사해 사용하기도 했다.
<원의 대화> 시리즈 (1970년대), 작품 <해와 달 I>(1973)에서는 기하학적인 모티브, 특히 타원형 요소와 서정적 색채를 결합하여 자연의 형태를 은유했다. 또한 추상적인 도형을 상하좌우 대칭적인 구도로 배치하여 조형적 질서 잡기'를 선보였다. 이는 수직선이 강조된 작품 <부활> (1977), <어울림>(1981)으로 이어지며 80년대 종교성이 가미된 작품으로 발전했다.
<숲>
1971, 면에 면사, 합성사, 화학염료; 날염, 자유기법, 작가 소장
<숲>
1971, 면에 면사, 합성사, 화학염료; 날염, 자유기법, 작가 소장
〈숲〉
1972, 면사, 마사, 나무;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태피스트리 작품 <숲>은 실을 꼬고 말아 올리거나 면이 분리되게 엮어 (슬릿, slit), 그 부분을 비틀어 잇고, 씨실을 들어 올려 강조(파일, pile)하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입체감과 재질감을 부각한다. 작품 중앙을 가로지르는 나무 막대는 처짐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과 하나의 태피스트리가 마치 두 개의 화면으로 이뤄진 것처럼 구도를 만드는 조형적 역할을 동시에 가진다. 난색의 원과 사각 형태들은 함께 어우러져 햇살 가득한 숲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 슬릿(slit): 조직의 터짐을 말하는 것으로, 면을 분리하여 색을 다르게 사용할 때 세로로 틈이 생기는 것
※ 파일(pile): 씨실(가로살)을 들어 올려 고리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법
<발>
1979, 마에 면사; 자유기법, 작가 소장
<무제>
1970년대, 면사, 마사,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무리>
1974, 면사; 직조, 크로셰, 작가 소장
<가을의 대화>
1977, 펠트, 면사, 화학염료; 침염, 자유기법, 작가 소장
<지난겨울>
1978, 면사,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벽걸이>
1970년대, 면사,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해와 달>
1973, 면사, 마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부활>
1977, 모사: 태피스트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어울림>
1981, 면사, 모사, 마사; 직조, 작가 소장
날실과 씨실의 율동
이 시기는 '한국 섬유미술의 개화기'라 일컬을 만큼 다른 예술과 구별되는 미적감각과 독특한 특성으로 섬유예술의 부흥이 일어났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작가들이 귀국전에서 특이한 소재와 참신한 기법을 선보이며, 국내 섬유미술계는 새 국면을 맞았다.
다양한 재료를 적극 차용하고, 작품 안에서 시각과 촉각이 뒤섞여 상호작용하는 실험적인 창작 활동이 증가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섬유는 작가들의 손을 거쳐 전혀 새롭고 기발한 예술적 상상을 연출함으로써 섬유예술(fiber art)로 승화하였다. 동시에 섬유는 과거의 공예적 차원에서 벗어나 폭넓은 창작 활동의 수단이 되고, 탈직조된 소재를 활용한 입체작품과 같이 공간 조형예술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는 이신자에게도 무대막과 의상디자인 등으로 작업 범위를 넓히고 보다 자유로운 표현 방법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이신자는 오랜 시간과 인내를 요구하는 태피스트리 작업에 더욱 매진하였다.
태피스트리야말로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회화적인 분위기와 서사적 의미를 가장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매개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과 기억을 그려냈다. 울진 앞바다에 반사된 일출과 석양의 강렬한 빛을 적색으로, 산과 나무의 형상을 노랑과 갈색 계열의 난색으로 표현했다. 또한 <기구>(1985), <메아리>(1985)와 같이 붉은색과 검은색의 대비로 80년대 초 사별로 인한 상실과 절망, 생명에 대한 외경, 부활의 의지를 담아냈다. 80년대 후반의 작품은 이전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직선으로 변하고 푸른색이 더해져 차분함 속에서도 강렬한 힘을 드러낸다.
이 시기의 정점을 이루는 작품은 길이가 19m에 달하는 <한강, 서울의 맥>(1990-1993)으로, 작가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았다. 팔당 산골짜기에서 행주, 서해에 이르는 한강의 물줄기를 다루면서 서울의 모습을 요목별로 묘사했다.
<무제>
1980, 면에 화학염료; 납방염, 작가 소장
<추억>
1985,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빛의 이미지>
1987,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행선>
1987, 펠트, 면사, 작가소장
<숲의 왕자>
1987, 펠트, 면사, 화학염료, 침염, 자유기법, 작가 소장
<메아리>
1985, 모사, 금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무제>
1980-90년대,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무제>
1980-90년대,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무제>
1980-90년대,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산의 정기>
1991, 모사, 금속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기구 >
1985, 모사, 펠트; 태피스트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기구>은 슬릿(slit)에서 비롯한 띠의 반복과 평직을 이용하여 제작된 태피스트리를
반으로 접어 더욱 볼륨감을 준다. 작가는 80년대에 개인적인 절망과 아픔을 통해
생명에 대한 외경, 부활에 대한 의지와 동경 등 종교적인 색채가 가미된 작품을 제작한다.
슬릿으로 강조된 적색 수직선과 검은색의 그러데이션 등 가장 기본적인 태피스트리
기법에 충실하면서도 조형적인 표현이 두드러진다.
<산의 정기>
1990,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세상은 아름다워라> 1980년대 모사: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화합>
1988, 모사, 동선; 태피스트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가을의 추상〉 1987 모사, 태피스트리, 덕성여자대학교 박물관
〈가을의 추상〉 1987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가을의 추상〉 1987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여명〉 1987, 모사: 태피스트리,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태초>
1988, 모사; 태피스트리,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숲의 정기>
1986,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산의 정기>
1999,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산의 정기〉
1997,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산의 정기>
1996, 모사, 금속;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산의 정기>
1996, 모사, 금속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부드러운 섬유 - 단단한 금속
이 시기의 섬유예술은 젊은 작가들에 의해 새로운 재료가 꾸준히 차용되고, 색채, 질감, 형태 측면에서 추상적 표현이 주를 이룬다. 그들은 직물을 잇고 붙이는 전통적 표현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염료와 염색 기법을 개발하거나 디지털 프린팅 기술을 접목하여 현대적 감각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90년대 후반에는 환경미술에 섬유작가들의 참여가 늘고, 영역을 구분 짓기 어려울 정도로 융합적인 창작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예술적 시도들은 섬유예술에 내재한 고유한 가치보다 철학적, 이념적으로 포장되거나 형식적인 측면을 강조한 새로운 시각예술을 도입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까지 이어져 섬유예술을 모호한 관념적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하였다. 그 결과 섬유예술계는 방향을 잃고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신자의 작업은 화면을 나누어 독립적으로 재구성하고, 태피스트리에 금속을 고정해서 이질적인 물성 간 상관관계를 표현하는 식으로 변해갔다. 부드러운 곡선을 주로 사용하여 자연 이미지를 구현한 이전 작업과는 달리, 절제된 도상과 화면 분할, 강렬한 선의 반복으로 구상과 비구상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연을 관조할 수 있는 하나의 창으로 금속 프레임을 배치해 3차원 세계를 구성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공했다.
특히 <산의 정기> 시리즈(1990년대)에서는, "어린 시절 울진 앞바다에서 본 바다 풍경과 아버지 손을 잡고 오르던 산의 정기엔 파도 소리, 빛, 추억, 사랑, 이별, 이 모든 것이 스며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평생을 지배해 온 주제인 자연의 영원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신자의 '자연'은 작가의 모든 것이 스며든 모태 공간이자 삶을 아우르는 가치를 의미한다.
<연관>
1989, 펠트, 종이, 면사, 화학염료, 염색, 재봉, 자유기법, 작가 소장
<희망 I> <희망 II>
2002, 모사, 금속, 나무;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2002, 모사, 금속, 나무: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기원 III>
2007, 모사, 나무;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기원 IV>
2007, 모사, 나무;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MMCA 워크숍
‘생각’과 ‘생각’으로 짜는 태피스트리
이신자 작가의 대표적인 작업인 '태피스트리'는 날실과 씨실을 교차시키며 짜는 직물입니다. 실을 한 줄, 한 줄 쌓아 올리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완성까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하지요. 나에게도 마치 ‘태피스트리 짜기' 같은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QR코드에 접속하여 아래의 질문에 답한 뒤, 모니터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답변도 살펴보세요. 각자의 '생각'들이 모이고 만나면서 우리만의 태피스트리가 만들어질 거예요!
<희망>
2001, 모사,
"우리 아버지를 따라 아침에 늘 산에 올랐어요. 그 언덕에 오르면 해돋이를 보게 돼요.
그 강렬한 햇빛,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면,
'아, 참 좋은 데 내가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늘 했었거든요. 산에서 보는 울진 바다는 아름다웠어요."
<화합 II>
1990년대, 펠트, 면사, 화학염료, 염색, 재봉, 자유기법 작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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