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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박물관·전시관·성지·국보 등

평택의 작가 초대전인「일상의 동화」관람

by 즐풍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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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10. (토) 오후에 탐방

 

 

7~8월에 전국을 휩쓴 물폭탄이 지나간 뒤 습기가 많은 대지는 열폭했다.

모든 원인은 기후변화로 요약되는 모양인데, 어쩌면 지구가 종말로 가는 게 아니가 싶다.

이럴 때 지구 멸망을 예언하며 사이비교주가 나타나면 혹 하기 쉽겠다.

즐풍은 무신론자이니 결코 그런데 빠질 사람은 아니다.

 

다행히 8월 말로 접어들면서 진정되는가 싶어도 미국이나 모로코, 홍콩에서는 큰 재앙이 닥쳤다.

푹푹 끓는 지구의 여러 곳에서 폭우나 지진이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이렇게 태풍의 침수 피해를 줄이려면 언덕이나 고층 아파트에 사는 것도 위안이 되겠다.

백수건달에게 이런 기후변화는 그런 남의 일인 듯싶다.

 

주말을 앞두고 금요일 오후에 아내가 도착했다.

늘 있는 일이지만 주중엔 직장에 다니고 주말에 즐풍을 챙기러 다녀야 하니 철인의 체력이 필요하다.

오늘은 눈이 불편하다고 안과와 예약한 이장원에도 가야 한다.

즐풍도 독수공방을 탈출해 평택시 북부문화예술회관의 전시작품을 보러 나간다.

 

평택에는 이런 전시공간인 문화예술회관이 남부·북부·서부문예회관 등 세 군데나 있다.

이렇게 세 군대로 나뉜 것은 평택이 한때 송탄시와 평택시·군이 합쳐지며 기존의 문예회관이

지역별로 북부·남부·서부문예회관으로 이름이 변경된 것이다.

오늘 끝난다는 북부문예회관의 지역작가 초대전인 「일상의 동화」를 관람한다.

 

 

 

 

(출처_문예회관 홈페이지)

 

한 달간 진행된 전시는 오늘 마감된다기에 먼저 평택 북부문예회관부터 들린다.

첫 작품은 금속공예 작품으로 처음 몇 개를 보는 순간 같은 작가의 작품이란 걸 알겠다.

송탄지역의 세 분 작가 님의 작품으로 각각 개성이 뛰어나다.

 

김근배 작 <도시의 여정> 2006년

위 작품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을 클로우즈 업 해 봤다.

이런 금속공예는 그림과 달리 틀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만들므로 제법 시간과 공이 많이 가겠다.

 

 

김근배 작 <대장정> 2020년

어지러운 세상에 목적지도 출구도 없는 듯 보인다.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김근배 작 <이사> 2001년 

 

코끼리는 부를 가져다준다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작가는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을까?

 

 

 

 

 

 

·아래 작품 역시 김근배 작가의 작품이다.

양철 <로봇의 여정>이란 제목을 갖고 있다. 2016년과 2019년에 각각 제작되었는데,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김근배 작가는 여정에 큰 의미를 둔다.

이 작품은 단순히 <여정>이지만 대리석 소재를 하나 더 쓰며 인생항로의 긴 여정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꿈을 싣고 가는 희망열차이다. 2017년

 

김근배 작 <대장정(회전 나그네)> 2019년

제목이 살짝 다르지만, 전체적인 의미는 여정의 연속이다.

작가는 인생의 여정에 큰 의미를 두고 소망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듯 보인다.

 

회전 나그네에서 눈이 가는 사물을 담아봤다.

등정을 위한 산이 아니라 휴식을 위한 산으로 보인다.

 

아무리 발버둥 치려 해도 사회 제도에 구속된 인간상을 그린 듯 보인다.

 

 

 

김근배 작, 이 작품 역시 <대장정>이란 제목을 갖고 있다.

아무리 벗어나 보려고 해도 늘 돌고 돌아 제자리인 인생을 닮았다. 2019년

 

 

김근배 작 <회전 관람차(여정)> 2022년

 

일부러 작품 제목을 찍지 않았다.

각자의 느낌대로 느끼는 게 중요하다.

뒤의 작품인 <로봇의 여정>과 겹치며 혼란을 줄 수 있거나 새로운 시도로 보이기도 한다.

 

 

 

 

 

이번부터는 돌이나 바위그림에 의미를 부여한 박정용 작가의 그림이다.

바위나 돌에 생명이 있는지 몰라도 무감각한 일상적 키스로 보인다.

무덤덤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2021년

 

 

 

박정용 작 <인기 많은 여인> 2014년 

 

박정용 작 <빅토리> 2023년

 

 

박정용 작가는 아무렇지도 않은 풀떼기 하나에도 무한한 애정을 가졌나 보다.

사나운 불길에도 끄떡없는 이 풀떼기를 에폭시 아크릴로 끄집어 내 세상에 내보냈다.

불길에서 살아난 불사조가 다시 태어나듯 싱그러운 봄이 느껴진다. 2020년

 

제작 연도를 보면 풀떼기에 대한 애정을 불길로 승화시키려 했는지도 모른다.

 

 박정용 작 <달려가다> 2022년 

 

사진을 찍은 듯 사실적인 그림에 돌의 실사판을 덧대어 섬세한 느낌을 포착했다.

돌이란 무한의 시간에 영감을 불어넣어 사랑을 느끼려 했나 보다.

박정용 작 <키스> 2023년

 

박정용 작 <키스> 2023년

 

태초에 생길 땐 거칠던 바위도 세월에 마모되어 구를 수 있는 둥그러움을 가졌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간다는 주목나무도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다.

그만큼 무한의 생명을 갖는 두 객체가 서로의 시간을 경외하는 느낌이다.

 

 

이제부터는 숲의 파괴와 생태환경의 오염에 대한 의식을 담은 김재종 작가의 메시지를 담은 그림이다.

 바벨탑이 무너지듯 위로만 올라가는 고층건물도 곧 쓰러질 듯 위태롭게 보인다.

그 많던 동물도 겨우 순한 양 한 마리만 남았는데, 씨의 종을 유지할 방주는 보이지 않는다.

자연 파괴에 대한 섬뜩한 경고로 보인다.

작가는 일연의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파괴로 소멸되는 것의 안타까움을 전한다.

 

김재중 <공존-소멸하는 것들을 위한> 2021년

 

김재종 작 <공존-소멸하는 것들을 위한> 2021년

 

김재종 작 <공존-소멸하는 것들을 위한> 2021년

 

김재종 작 <공존-소멸하는 것들을 위한> 2021년

 

김재종 작 <공존-소멸하는 것들을 위한> 2021년

 

 

김재종 작 <공존-말하기의 다른 방법> 2022년

      

 

김재종 작 <공존-말하기의 다른 방법> 2022년

 

김재종 작가는 인간과 자연이 아직 공존할 방법이 있다는 걸 말하려 한다.

인간을 위해 자연의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영악한 인간은 이것을 극복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한다.

노력을 이끌어 내 함께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그것이 김재종 작가가 보여주려는 시그널이 아닐까?

 

김재종 작 <공존-말하기의 다른 방법> 2022년

   

김재종 작 <공존-말하기의 다른 방법> 2022년

 

김재종 작 <공존-말하기의 다른 방법> 2022년

 

 

 

 

 

 

즐풍의 느낌과 작가의 의도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걸 안다.

도슨트가 안 계시니 작가의 의도와 달리 작품을 보고 나름대로 해석한다고 틀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작품을 보고 직관적으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