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143
2023. 9. 10. (토) 오후에 관람
오늘이 전시 마감이라는 북부문예회관의 「일상의 동화」를 관람하고 남부문예회관으로 넘어왔다.
주말이라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되어 어디든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한 바퀴 돌아 겨우 자리를 마련해 주차하고 전시실에 들어서니 덥다.
북부나 남부문예회관의 전시작품을 보러 오는 관람객이 많지 않아 한산하다.
한때 부담 없이 읽는 만화에 빠져 영화로도 만들어진 인기 만화는 대부분 섭렵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을 놓은 뒤 이젠 만화 주변에도 얼씬거리지 않으니 다소 매정한 생각도 든다.
소설보다 시를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시 한 줄에 많은 의미를 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만화 역시 장편소설을 압축해 담아낼 수 있으므로 시인만큼 글을 녹여내는 과정이 힘들다.
한겨레신문 창간독자였던 즐풍은 박재동 화백이 그려내는 「한겨레그림판」에 열광했다.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김성환 작가의 「고바우영감」이란 만평으로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다.
시 한 편만큼 그날그날의 정치적 풍자가 날카로운 한 컷 또는 네 컷 그림이자 만평이다.
오늘 잠깐의 시간으로 젊은 작가들이 그들의 시선을 담아내는 소중한 그림을 감상한다.
끝이 맞닿은 자리
평택시문화재단은 2023년 기획전시의 화두를 ‘접촉’으로 정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우리는 접촉이 가진 부정의 의미로 3년의 시간을 지내왔습니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을 감각한다는 경험과 만남 자체의 제한이기도 했습니다. 다시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친밀한 일상을 바라보며, 평택시문화재단은 지금, 여기에서 전시를 본다는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접촉이 가진 다채로운 의미를 되찾아가기를 기대합니다.
2023년 첫 번째 전시로 지리적 접촉과 경계의 확장으로서 평택시문화재단과 수원문화재단의 청년작가 교류전시 <융融>을 선보였습니다. 두 번째 <일상의 동화>는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받은 지역작가초대 전시로 과도한 경쟁, 급격한 변화, 갈등, 기후위기와 같이 우리의 위태로운 현실을 벗어나는 초현실로서 작가의 자아, 상상, 기억, 무의식이 담긴 내면세계를 연결하였습니다.
이전 전시가 현대미술에 초점을 맞춘 전시였다면, 오는 9월 기획전은 미디어로서 만화의 속성에 주목하였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 <일상한컷 인스타툰> 전시를 초대하여 소개합니다.
손이 맞닿은 자리
잠들기 전, 이동하는 짤막한 틈,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여유로운 주말, 유난히 고된 하루에 문득 웃고 싶을 때, 잠시 복잡한 고민을 내려놓을 자리가 필요할 때, 우리는 만화로 접속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는 가장 빠르게 당대의 미디어를 흡수하며 우리를 바꾸고 있습니다. 종이(출판만화)에서 스마트폰(웹툰)으로 물성이 이동함에 따라, 책을 좌우로 넘겨 보던 우리의 손과 시선의 움직임은 컷과 컷을 위로 올려 읽는 보기로 변화합니다. 창작자 또한 새로운 편집을 적용하며 만화를 본다는 경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변화하는 만화의 다양한 툴과 새로운 감각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는 인스타툰에 주목하였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담긴 소셜미디어를 만화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웹툰과는 또 다른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림비, 루나파크, 콤마, 뜬금 만화가를 소개합니다.
우리의 손이 맞닿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인스타툰으로부터 미디어로서 만화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출처_납부문예회관 홈페이지)
처음 만나는 작품은 루나파크인 홍인혜 작가님이 그린 일상에서도 주택임대차와 관련된 내용이다.
루나파크 님의 이야기는 여러 쪽으로 묶은 한 편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보게 되어 있다.
만화를 위로 들어 올리지만 만화책을 넘기는 재미가 느껴진다.
그런데
한 손으로 넘기고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찍으려니 영 마뜩지 않다.
조명이 위에서 비추니 왼손 그림자가 왼쪽의 상당 부분에 나타나 그림자 지우기 작업도 별도로 해야 했다.
이 그림에서는 지우지 못한 그림자가 말풍선에서 보인다.
사회경험도 별로 없는 젊은 나이에 전세사기에 걸려들어 고민이 많다.
우리 세대의 젊은 나이 때는 그래도 이런 사기는 흔치 않았는데, 사회만큼 전세사기도 복잡해진다.
요즘은 부동산중개업자까지 중간에 끼어 점점 진화되면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례까지 속출한다.
부동산중개사까지 못 믿을 세상이니 사회 초년생이 문제를 풀어가기도 버겁다.
만화를 한 장씩 다 올리면 지면만 차지할 테니 불편하다.
이제부터 맛보기로 한두 장만 찍을 테니 궁금하신 분은 루나파크 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시라.
뜬금 님의 일러스트는 너무 작은 그림으로 그렸다.
섬세한 여성의 전형을 보는 느낌이다.
손바닥만 한 종이에 그린 그림이라 사진을 찍어도 화질이 좋지 않다.
작가 분께는 미안하지만, 그런 이유로 사진이 적다.
전공보다 그림에 몰두하게 된 사연이다.
뜬금 님 덕분에 "뜬금없이"란 말에 쓰이는 뜬금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뜬금없이 만난 인연으로 뜬금 님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림은 좀 더 큰 종이로 시원시원하게 그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림비 님의 일러스트는 아주 시원시원하게 크다.
얼마나 크냐 하면 사람 키보다 큰 천으로 그림을 걸어 멀리서 봐야 더 잘 보인다.
이제 막 신혼생활을 열어가는 젊은이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림이다.
그를 소개한 내용을 확대해 본다.
남산의 야경일까?
밤 풍경은 어디라도 아름답다.
낮보다 밤은 서로의 감정에 더 끌리기 마련이니 연애시절이라면 최적의 장소이다.
왜~에?
ㅎㅎㅎ
그때는 온갖 아이디어를 떠 올려 쓴 글이지만, 지금은 유치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차라리 안 읽는 게 낫지...
여전히 난 네가 좋아, 그런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ㅎㅎㅎ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장마가 지나 했더니 벌써 눈이 내린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나이를 먹는 거야.
언젠가 연애 감정도 무덤덤해지면, 그냥 정으로 사는 거야.
그때는 서로가 징그러울 텐데... ㅎㅎㅎ
콤마 님은 환갑이 넘어 딸들이 선물한 아이패드로 시작한 그림과 메모로 인스타툰을 시작했다.
즐풍도 벌써 아이패드를 삼 년이나 쓰고 있는데, 그동안 뭘 한 거지?
뭐, 그림이나 글 모두 재주가 없으니 다른 사람 작품이나 보는 거지...
콤마 님의 작품 사진을 너무 안 찍어 오늘 시청에 갈 때 한 번 더 들려 사진을 찍어 온다는 게 깜박했다.
시청까지는 어떻게 갔는데, 문예회관을 들린다는 게 기억에서 사라지다니...
콤마 님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인스타그램에 신경 쓰는 게 싫어 하던 인스타그램도 빠져나왔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끝내는 게 맞겠다.
이젠 평택에서 열리는 전시를 자주 다녀야겠다.
벌써 3년째 살고 있는 지역이니 여러 모로 사랑해야 하는 도시다.
이런 작품 전시 때마다 찾아다니면 평택지역에 대하여 더 많이 알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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