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6. (토) 오전에 탐방
산행을 하다 보면 으레 사찰을 만나기 마련이다.
명산일수록 크고 작은 사찰은 더 많이 들어서 있다.
호암산에도 사찰이 있으니 그 이름은 호압사이다.
호압사가 세워지게 된 연유는 아래 '호압사 건물유래"를 읽어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사찰은 마을에서 불과 600여 m에 불과해 산책 겸 산행하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붐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호압사에 이르면 공기는 상쾌하니 호랑이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
호압사 건물유래
금천구의 유일한 전통사찰인 호압사 창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태조는 왕사(王師)인 무학대사(1327~1405)의 조언으로 조선의 도읍을 서울로 정하고 궁궐을 짓고 있었다.
이때 태조의 꿈에 어둠 속에서 반은 호랑이고, 반은 모양을 알 수 없는 이상한 과물이 나타나 눈에
불을 뿜으며 건물을 들이받으려고 하여 군사들이 화살은 쏘아대지만 괴물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차례 짓던 궁궐을 무너뜨리고 사라졌다.
태조가 침통한 마음으로 침실에 들었을 때 어디선가 "한양은 비할 데 없이 좋은 도읍지로다"라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한 노인이 있어 무슨 묘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가만히 가리키는 노인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호랑이 머리를 한 산봉우리가 한양 굽어보고 있었다.
꿈에서 깬 태조는 무학대사를 불러 꿈 얘기를 하자 무학대사는
"호랑이의 약점은 꼬리이니 저 산봉우리의 꼬리에 해당하는 곳에 절을 지으면 만사가 순조로울 것입니다”라며
호랑이(虎) 기세를 누르기(壓) 위해 호암산(虎岩山)에 호압사를 창건하게 되었다.
호압사에는 지방문화재인 약사여래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500년 수령을 지닌 보호수인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이곳의 역사를 알려준다.
호압사를 찾는 이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마련해 주는 안식처로 육백 년의 세월을 품은 전통사찰이다. (안내문)
호압사로 들어가는 일주문 앞에는 높은 휀스를 치고 공사 중이다.
건물을 짓기는 쉽지 않을 텐데, 주차장을 만들 건가?
호압사에 도착했을 땐 아직 아침이라 햇살이 나무를 넘지 못해 응달이 졌다.
응달은 도리어 상쾌한 느낌을 갖게 한다.
최근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9층 석탑은 층간 간격이 좁다는 느낌을 준다.
절의 규모가 작은 만큼 5층석탑을 이 높이로 올렸으면 좋았겠다.
범종루
약사전
느티나무와 심검당
사찰을 뒤로 돌아가 보니 소나무 숲이 보기 좋다.
소나무 아래 마련된 장독대는 이곳 스님과 신도들에게 입맛을 다시게 하는 장류가 담겨있겠다.
솜씨 좋은 보살님들의 정성이 담겼을 테니 어련하랴.
대웅전 역할을 하는 약사전의 부처님
여느 사찰과 달리 이곳의 풍경이 연꽃이 흔들려 종소리를 울린다.
삼성각
삼성각에 부처님과 토속신이 함께 자리를 나누고 계신다.
호압사에서 잠시 경내를 돌고 나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호랑이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꼬리에 해당하는 곳에 사찰을 세웠으니 기세를 제대로 밟은 셈이다.
꿈틀거리는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호암산을 다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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