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65
2023.5.24. (수) 07:36~15:34, 7시간 58분 산행, 휴식 1시간 20분, 20.0km 이동, 평속 3.1km/h, 흐림
뉴스 방송을 보니 오래 소백산 철쭉꽃은 예년에 비해 상태가 좋다고 한다.
두어 번 소백산 철쭉꽃을 모러 다니긴 했어도 여느 산에 비해 별로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뉴스에서 본 철쭉은 여느 해와 완전히 딴판으로 상태가 훌륭하다.
최근 꽃이 피기 전 비가 자주 내려 여느 해보다 꽃 상태가 좋다고 하니 안 갈 수 없다.
어제 오후에 비가 온다기에 오늘 왔는데, 아침에 잠깐 맑을 뿐 이내 하늘을 덮은 옅은 구름은 하루종일 간다.
오늘 같은 날은 날씨가 좋으면 금상첨화인데, 자연의 섭리는 그렇지 않으니 별 수 없다.
이번 소백산의 철쭉꽃 군락은 지금까지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연화봉부터 비로봉을 넘어 국망봉까지 끝없이 펼쳐진 철쭉꽃 군락은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다.
소백산 등산코스
ㅁ 소백산국립공원
소백산은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일찍부터 태백산과 함께 신령시 한 산이다.
1987년 12월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322.011㎢로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
산악형 국립공원 가운데 네 번째로 넓다.
소백산에는 여러 가지 등산코스가 있다.
최단코스는 어의곡코스로, 어의곡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비로봉 정상까지 편도 5.6km의 거리를
약 4시간 반 정도에 걸쳐 오르고 내려오는 구간이다.
최장코스는 죽령고개에서 비로봉을 찍고 천동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약 19km 구간은 걷기에 무난하다.
이밖에도 들머리와 날머리가 많으므로 산행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봄철 소백산 철쭉군락을 보려면 죽령휴게소 또는 희방사에서 오르면 연화봉부터 비로봉 정상을 거쳐
국망봉에 이르는 7.5km 구간이 철쭉꽃 군락지가 많이 형성되어 볼만하다.
소백산은 겨울철에 칼바람과 눈꽃으로 유명하다.
칼바람이 불 땐 비로봉에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데,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눈꽃터널도 기가 막히다.
겨울은 워낙 추우니 방한복과 스패츠 등 악천후에 맞설 수 있는 복장을 갖추어야 한다.
여름철엔 어의곡계곡이나 천동리계곡도 좋지만 수생태계 보호를 위해 계곡에는 들어갈 수 없다.
소백산 주변은 소도시라 대중교통이 불편하므로 자차를 이용할 경우 원점 회귀가 우선이다. (즐풍)
소백산은 앞서 소개한 대로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에 걸친 산으로 단양의 구간은
죽령휴게소에서 능선을 따라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에서 어래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의 서북지역이다.
단양군의 '23년 4월 말 현재 27,685명의 인구 중 10,000명이 단양읍에 살고, 그 외는 흩어져 산다.
단양읍에서 죽령까지 구간에 사는 주민은 그리 많지 않아 대중교통의 수요가 적어 버스도 뜸하다.
그나마 있는 버스도 학생들 등하교 시간에 집중되어 낮 시간대 버스 이용이 힘들다.
이런 상황으로 경북 영주를 포함해 소백산 들머리나 날머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다.
죽령휴게소에 주차하면서 하산 후 차량 회수 문제로 벌써부터 머리가 지끔거린다.
봄철의 산하는 어디든 초록색 일색이다.
어디든 다 똑같은 풍경이니 사진을 찍을 일도 별로 없다.
많은 병꽃 중 하나다.
제2연화봉의 기상관측소 아래에서 보는 연화대는 붉은빛이 감도는 게 철쭉꽃이 만개했음을 알린다.
새끼벌이 꽃에 앉아 꿀을 따라 저도 모르게 수정시킨다.
소백산 천문대를 지나면서부터 철쭉꽃의 향연은 시작된다.
제2연화봉의 기상관측소가 제법 꽃밭을 배경으로 두고 근사하게 보인다.
연화봉만 해도 고도(1376.9m)가 조금 낮아 철쭉꽃은 하루이틀 전에 만개한 느낌이다.
오늘 날씨는 맑다고 했는데, 제2연화봉까지만 맑을 뿐 이후 구름도 안개도 아닌 이상한 날씨다.
연화봉 주변의 철쭉꽃
철쭉꽃도 색상이 금방 빠져 색깔만 보고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정도로 색상 차이가 크다.
연화봉 표지석이 동남방향에 설치되어 배경 산진은 늘 흐리다.
방향을 뒤로 바꾸면 순광이라 멋질 텐데, 아쉽다.
오늘은 평소와 달리 사진 게시량이 100장이 넘는다.
평소 게시물은 50장을 넘기지 않는 게 원칙이었는데, 이번엔 원칙이 무너졌다.
그만큼 소백산의 철쭉꽃이 멋지고, 가는 걸음마다 주변은 온통 철쭉꽃이다.
이번엔 제1연화봉을 오르는 구간의 철쭉꽃 군락이다.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 풍경을 감상하며 쉴 겸 간단하게 아점을 먹는다.
사람들은 연신 환호하며 이런 풍경을 가슴과 사진에 담기 바쁘다.
지금까지 소백산 철쭉꽃의 명성은 한물갔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전국의 많은 철쭉꽃 명산 중에 이렇게 많은 구간에 철쭉꽃이 피는 산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긴 구간에 걸쳐 만개한 철쭉꽃을 보며 소백산 철쭉에 무한한 감동을 받는다.
제1연화봉 오르는 구간의 철쭉곷
사실 이번 주말이 소백산 철쭉의 절정이라고 본다.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과 국망봉 철쭉은 다음 주 초반이 절정이겠다.
이제 제1연화봉을 넘어 주목감시센터로 오르는 구간의 봉우리다.
이곳 역시 또 다른 정경을 보여주며 철쭉꽃이 산색을 바꾸고 있다.
이런 꽃을 본다고 사람들 속도는 더디고 심지어 발길을 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드물게 보이는 흰꽃 철쭉
지난주 설악산 귀때기청봉에 만개한 털진달래꽃을 만끽했다.
일주일 만에 소백산의 만개한 철쭉을 즐기며 이 봄에 못 볼 줄 알았던 진달래꽃과 철쭉꽃을 즐긴다.
설악산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꽃이 궁금하면...
천동삼거리다.
이곳 또한 철쭉군락지로 정상까지 거리는 얼마 안 된다.
막 피어나 진분홍 색감이 좋은 철쭉꽃
청동삼거리에서 조금만 오르면 왼쪽 철쭉군락지에 전망대가 있다.
철쭉꽃이 필 땐 지나칠 수 없는 구간이다.
바로 저곳이 천동삼거리 철쭉꽃 전망대다.
이 나무데크가 끝나는 지점 오른쪽으로 천동리로 내려가는 길목이 있다.
드디어 주목감시초소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구간이다.
이번 산행은 비로봉을 오르며 정점을 찍고 하산하게 된다.
안내문을 보면 수령 약 200~400년 된 주목 1,500여 그루가 이곳에 자생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구상나무로 보인다.
즐풍이 주목과 구상나무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닌데, 어떻게 된 거지?
비로봉으로 오르며 보는 주목 감시초소 방향
비로봉 정상이 가까워지자 철쭉꽃보다 몽우리가 더 많다.
이곳은 연화봉에 비해 고도 60여 m가 더 높을 뿐인데, 바람이 많아 늦나 보다.
이곳 상태로 보면 주말에도 꽃이 다 피지 않고 그다음 주에 만끽하겠다.
올해 연화봉 중심인 경북 영주의 소백산 철쭉축제는 5.27~5.28까지 양일간이니 시기를 잘 맞추었고,
비로봉 중심인 단양의 소백산 철쭉축제는 5.31~6.4까지이니 이곳도 시기가 맞다.
주말을 지나면 비로봉부터 국망봉까지 구간이 철쭉 절정이겠다.
비로봉 남서쪽 사면의 철쭉은 몽우리가 더 많다.
비로봉 동쪽 사면의 철쭉꽃
국망봉 방향의 철쭉꽃이다.
분홍색으로 뒤덮였지만 주말 정도에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어의곡삼거리 방향의 개화 상태
정상인 비로봉까지의 철쭉꽃 상태를 감상했다.
정상은 4~5일 정도 개화가 늦을 테니 월말까지는 정상의 철쭉꽃을 즐길 수 있다.
어의곡으로 하산하면 거리를 짧지만 급경사라 내리막 길도 고생이다.
다소 완만한 천동리 계곡으로 하산하기 위해 주목 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로 내려간다.
이 철쭉나무는 바닥까지 부챗살처럼 쫙 퍼지며 자라 수형이 보기 좋다.
이 철쭉꽃이 피면 이 구간의 명물로 등장하겠다.
청동삼거리 철쭉군락지를 끝으로 소백산의 철쭉꽃 탐방은 끝난다.
내년과 후년을 넘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상태로 만개한 철쭉꽃을 보면 좋겠다.
천동삼거리를 지나 하산하며 배낭에 아이패드가 들어 있다는 걸 알았다.
아이패드 프로 12에 별도 구매한 키보드까지 조합해 700g이 훨씬 넘는다.
코카콜라 355ml짜리 두 병을 갖고 다니는 무게다.
등산할 땐 몰랐는데, 하산하며 알고 난 뒤 갑자기 배낭이 무겁게 느껴진다.
걷는 내내 벌 받는 느낌은 뭘까?
이곳에 흔한 주목나무
소백산 산행을 마치고, 잠깐 단양 사인암에 들른 뒤 춘천 방향의 단양팔경휴게소 뒤
적성산성을 오르면서 오늘 소백산을 다녀왔다는 대전의 어느 분을 만났다.
소백산 철쭉꽃을 보기 위해 희방사에서 출발해 정상을 찍고 차량 회수를 위해 다시 희방사로
하산한 거리가 27km에 이른다고 하니 대단한 분이다.
즐풍도 차량 회수를 위해 죽령으로 다시 내려갈까 고민하다 결국 천동리로 하산하며 거리를 줄였다.
그분은 여성으로 드물게 역사에 관심이 많아 귀로에 일부러 단양팔경 휴게소 뒤에 있는
단양 신라적성비를 보러 오셨다.
휴게소에서 신라 적성비까지 잠깐이지만, 함께 걸으며 그분이 역사에 진심을 기울인다는 걸 알았다.
즐퐁도 그분만큼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얼마 전 영남알프스 8봉 인증과 함께 경주 단석산까지 나흘 동안의 대장정을 끝냈다.
지난주엔 악명 높은 설악산 서북능선의 귀때기청을 걸으며 멋진 털진달래꽃을 봤다.
이번엔 소백산의 철쭉꽃 군락을 감상하며 올봄에 보지 못한 두 종류의 봄꽃을 보며 이 봄을 마감한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고생한 결과 흐느적거리던 다리근육을 다시 조이며 팽팽하게 만든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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