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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소백산

소백산 칼바람에 서리꽃이 다 날렸네...

by 즐풍 2021. 1. 7.

2021_01

 

 

 

 

 

2021.1.6. (수)  08:13~15:03(전체 시간 6시간 50분, 27분 휴식, 운동 거리 15.6km, 평균 속도 2.4km/h) 영하 15도

 

 

새해 벽두라고 해도 벌써 1월 6일이니 세월은 쏜살같이 흐른다.

날씨가 흐리다고, 혹은 춥다고 밍그적 대다 보니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핑계가 좋아 휴가지 사실 백수나 다름없는 생활이다.

할 일은 없어도 머릿속은 늘 어느 산으로 갈지 지도를 옮겨가며 고민만 깊어진다.

 

올겨울은 요 몇 년 동안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다.

이럴 때 습기 많은 산엔 상고대가 잘 여물었겠단 생각이 든다.

막상 소백산을 가려니 그 바람을 감당할 수 없겠단 생각에 중부권의 여러 산을 검색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는 다음 날 산행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오늘 날씨는 갈 수 있는 근교 산 중에 소백산이 가장 맑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제 날씨 예보는 밤새 습도가 65~70%라더니 어제 예보는 55%로 내려와 상고대가 시원치 않겠다.

소백산 국립공원 영주지역에 전화하니 오늘 상고대도 좋고 날씨가 추워 내일도 상고대는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날씨 좋은 날 상고대를 보기 위해 얼어 죽더라도 소백산 칼바람에 맞서 보기로 한다.

 

 

 

□ 소백산 국립공원

 

1987년 12월,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건설부 고시 제645호)된 소백산 국립공원은

총면적은 322.011㎢로 경북지역에 168.407㎢, 충북지역에 153.604㎢가 분포되어 있다.

소백산은 우리나라 12대 명산 중의 하나다.

한반도의 등뼈 같은 백두대간 줄기가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중심에 우뚝 선

소백산 국립공원은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충청북도 단양군 1개 읍·3개 면, 경상북도 영주시 1개 읍·4개 면과 봉화군 1개 면에 속해있다.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제1연화봉(1,394m), 제2연화봉(1,357m), 도솔봉(1,314m),

신선봉(1,389m), 형제봉(1,177m), 묘적봉(1,148m)등의 많은 영봉들이 어울려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로 수려한 경관을 보여 주고 있다.

소백산 국립공원 및 주변지역은 주로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선캄브리기에 형성된 편마암이 두터운 풍화층을 형성하여 주능선은 토산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소백산 국립공원은 중생대 조산운동의 영향으로 습곡, 단층이 발생하였으며,

소백산 북서부의 단양지역은 석회암 분포지역으로 인근에 천동동굴 등 석회동굴이 위치하고 있다.

소백산 국립공원의 지질 특성을 관찰할 수 있는 지질명소로는 희방폭포가 있는 희방계곡,

죽계구곡의 하천지형이 있으며 소백산 주능선을 따라 풍화와 침식으로 만들어진 토르 지형을 볼 수 있다.

                                                                                                (소백산 국립공원)

 

소백산 등산코스 

 

 

차를 소백산 약국 인근인 성내2리 마을회관 앞 무료인 공용주차장에 주차한다.

소백산 약국 정류장은 영주 26번 버스가 풍기역을 거쳐 소백산 삼가리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목에 있다.

삼가리에서는 비로사를 거쳐 달밭골에서 바로 비로봉으로 오를 수 있고, 

초암사를 경유해 국망봉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처음엔 삼가리에 차를 대고 죽령으로 하산해 영주 25번 버스를 타고,

소백산 약국에서 26번 버스로 환승해 차량을 회수할 생각이었다.

오후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마지막인 18:10발 버스를 탈 수밖에 없어 1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방법을 바꿔 오전 영주 7:30발 버스를 소백산 약국 앞 정류장에서 7:53에 승차했다.

겨울방학이라 승객은 경북항공고등학교에서 내리는 교직원 한 명뿐이다.

방학이 아니면 학생들 이용이 많아 2~5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영주발 삼가리 버스 시간표를 올린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4차례 운행이 조정된 점 참고하시라.

영주시청은 매번 변경된 것을 올리는데, 영주여객 시간표는 변경 내용이 반영되지 않으니 영주시청을 신뢰한다.

 

잠깐 비로사 경내를 둘러보고 달밭골로 이동한다.

 

월명루

 

 

 

아가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본격적인 능선으로 접어드는 이곳 쉼터에서 쉬며 잠깐 얘기를 나눈다.

영주 산다는 이분은 봄가을엔 자주 소백산에 오르는 데, 겨울은 오늘이 처음이란다.

날은 추운데 3M 장갑에 배낭도 없고 가벼운 허리쌕 하나만 걸친 다소 무모해 보이는 차림이다.

그에 비해 얼어 죽을까 걱정이 된 즐풍은 두터운 구스다운을 압축해 넣은 배낭이 터질 지경이다.

하루 종일 쓰지도 않은 이 겨울용품과 산행 준비물로 무게가 더해져 어깨가 받는 부담에 생고생만 했다.

 

비로봉을 코앞에 두고 바라본 국망봉 방향이다

 

비로봉까지 오를 때 소백산 칼바람은 나뭇가지를 훑고 지나가며 귀곡성을 날카롭게 울린다.

이 비로봉에 올라섰을 때 몸도 가누기 힘들다.

먼저 올라온 아가씨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니 사양하고 추위를 견디지 못해 바로 하산한다.

즐풍도 겨우 이 사진 한 장만 찍고 서둘러 주목 감시초소로 달아나듯 이동한다.

칼바람에 넘어질 듯 휘청거리며 정면으로 받는 바람에 얼굴이 얼어 떨어져 나갈까 두렵다.

뒷걸음질로 배낭이 바람을 막으며 힘겹게 내려섰지만, 잠시 오르는 구간에선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

주목 감시초소로 내려가는 짧은 거리에 바람에 실려온 눈가루가 얼굴에 부딪칠 때 바늘로 찌르는 듯 아프다.

초소에 들어서도 문이 망가져 방치되어 닫을 수도 없으니 휑하긴 마찬가지다.

겨우 식사를 할 때 일행 3명에 이어 또 한 사람이 들어온다.

그 체구 좋은 사람들도 넘어질 뻔했다며 생전에 이런 바람은 처음이라고 한다.

너무 추운 날씨라 약 일곱 시간 산행 중에 쉬지도 못하고 초소에서 점심 먹을 때 한 번 쉰 게 전부다.

 

비로봉에서 내려갈 땐 뒷걸음질 쳤지만, 초소로 가는 이 길에선 바로 올라가며 또 강풍에 맞서야 한다.

 

비로봉 방향의 이 능선엔 서리꽃이 하얗게 피어야 하는 데, 나뭇가지만 휑하게 드러냈다.

 

어의곡 삼거리 방향

 

비로봉 

 

천동 삼거리에서 올라가는 연화봉 방향이다.

 

연화봉으로 가며 뒤돌아 본 비로봉 

 

어제까지 보기 좋던 상고대로 바람에 다 떨어지고 하나도 남지 않았다.

봄이 임박할 무렵 진눈깨비가 내리며 밤새 나뭇가지가 얼어붙고 몇 날 며칠 상고대가 두껍게 얼어야 오래간다.

아무래도 이 겨울이 지나기 전에 소백산 칼바람과 다시 맞서 볼 기회가 있겠다.

 

이런 허망한 풍경을 보자고 생고생하는 게 아닌데...

 

이 정도 쌓인 눈으로 성이 안 찬다.

 

 

 

서리꽃이 만발하면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 찍는다고 추운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신날 것인데...

 

이렇게 나뭇가지만 앙상하고 칼바람이 나무 기둥 사이 구멍을 파고드는 소리가 더 크게 귀곡성을 울린다.

 

 

 

 

 

 

 

 

 

 

블야 백두대간 인증 장소라는 제1연화봉 표지목 

 

이런 서리꽃 풍경을 즐기러 온 것인데... 

 

소백산 칼바람과 눈꽃산행

산행 일자 : 2013.01.26. 토 09:30-16:30(7시간)              날씨 : 청명, -18℃~-11℃ 바람 15m/s   일산 흰돌마을에서 6:00에 출발하여 9:20에 소백산 어의곡에 도착했다. 눈이 많아 스패츠와..

blog.daum.net

 

결과는 이렇다.

 

 

 

아직 연화봉으로 가려면 한참 더 걸어야 한다.

이젠 소백산의 독한 칼바람을 탈출하기 위해 무심히 걸을 뿐이다.

 

 

 

드디어 연화봉에 올라섰다.

 

지나온 비로봉 방향이다.

온 산이 모두 서리꽃을 하얗게 뒤집어써야 하는 데, 나뭇가지만 앙상하니 힘든 여정이다.

 

이 능선을 따라 죽령으로 빠지는 구간도 굉장한 상고대 구간인데, 오늘은 틀렸다.

 

죽령으로 하산해 16:40분 버스를 타고 오전에 주차한 풍기 (구) 읍사무소 정류장에서 하차할 생각을 접는다.

죽령으로 내려가면 한 시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해 거리가 짧은 희방사로 방향을 바꾼다.

그러면 한 시간 빠른 버스를 타고도 남는다.

 

 

제2 연화봉이다.

 

10여 년 전 소백산을 처음 왔을 이 희방사를 거쳐 비로봉 찍고 국망봉에서 초암사로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세 번째 들리는 희방사다.

 

 

 

 

 

희방사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희방폭포가 보인다.

겨울은 갈수기라 소 오줌 줄기만큼 물이 떨어질 텐데, 그런 물이 얼고 얼어 제법 폭포다운 풍취를 보인다.

폭우 때가 아니면 차라리 이런 빙폭을 보는 게 더 멋지다.

 

 

 

노각나무는 나무껍질이 사슴뿔과 같다는 의미의 녹각(鹿角) 나무라고 하는 데서 변한 이름이다.

나무껍질이 비단을 수놓은 것 같다고 하여 금수목(錦繡木)이라고도 한다.

이곳에서 자생하는 노각나무는 우리나라 최북단 지역으로 2,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며 자생한다.

한국 특산의 낙엽활엽수 큰 키 나무로 흰빛의 꽃이 6~7월에 피며 10월에 열매가 익는다. (안내문)

 

 

영주 25번 버스는 영주에서 풍기를 거쳐 희방사 삼거리까지 오른다.

오전, 오후 각각 한 차례 희방사 삼거리에서 죽령 휴게소 주차장까지 연장 운행한다.

시내버스를 이용할 경우 소백산 약국 인근 무료 주차장에 주차 후 26번 버스를 이용해 삼가리에서

소백산을 오른 후 희방사 또는 죽령휴게소로 하산해 25번 버스로 소백산 약국 건너편 (구) 읍사무소

정류장에서 하차해 바로 차량을 회수할 수 있다. 

이곳은 희방사와 삼가리 방면의 버스로 합치고 분기되는 최단 지역이다.

자차를 이용해 영주 지역의 소백산 산행할 때 대중교통을 가장 잘 이용하는 방법이다.

 

희방사로 하산해 출발 10분 전에 도착한 버스에 오른 후 풍기에서 내려 차량을 회수한다.

환상적인 서리꽃을 보겠다고 산행한 소백산은 어제까지도 건재하던 서리꽃을 밤새 다 흔들어 떨구었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 또 한 번 소백산 칼바람에 맞서리니 그날은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