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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한창 절정인 설악산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꽃

by 즐풍 2023. 5. 18.

2023_57

 

 

2023.5.16. (화)  07:31~15:27, 8시간 산행, 한 시간 50분 휴식, 12.6km 이동

 

 

2020.9.2.에 받아놓은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여권」은 21개의 스탬프를 받아야 끝난다.

당시 한라산 국립공원은 등산객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판단했는지 대상에서 빠졌다.

가장 먼 곳은 아무래도 한라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다.

이 두 군데는 '21년 여수 돌산도에서 6개월 간 살 때 여러 차례 다녀온 곳이다.

 

이미 다른 곳은 다 스탬프를 찍었으나 아직 설악산은 스탬프를 찍지 못했다.

'20.10.18. 설악산 주전골을 다녀왔으나 그곳은 스탬프를 찍는 장소가 아니므로 찍지 못했다.

북한산국립공원엔 10 곳에서 스탬프를 찍을 수 있으나 설악산은 세 군데에만 비치되어 있다.

설악산 스탬프를 찍으러 가기 귀찮아 포기했더니, 벌써 마감이 임박했다.

 

5월 15일로 설악산 산방기간이 끝났기에 첫날을 기해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를 보러 간다.

설악산은 블로그를 하기 전까지 치면 벌써 50번을 넘게 다녀왔다.

그간 귀때기청봉을 중심으로 서북능선을 탄 건 2018년 10월 단풍이 고을 때 한 번뿐이다.

그때 귀때기청봉의 무지막지한 너덜겅을 걸으며 잔혹할 만큼 가혹하게 느껴 더 이상 가지 않았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 데다 시간이 지나면 고달픔조차 언젠가 또 그리워하게 된다.

이번엔 남들 다 본 귀때기청의 털진달래꽃이 얼마나 멋진지 한 번 보겠단 생각에 집을 나선다.

아침 7시 무렵에 장수대분소를 지나가는 데 한계령 방향에서 차량 3대가 돌진하듯 들어와 주차한다.

이 모습을 보며 한계령탐방지원센터에는 주차공간이 없겠단 생각에 장수대분소에 주차했다.

 

 

장수대~서북능선~한계령 구간 등산 코스

 

 

ㅁ 설악산 국립공원

 

설악산국립공원은 398.237㎢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 수많은 동식물들이 함께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며,

수려한 경관자원을 가지고 있는 공원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은 한반도 등줄기인 백두대간에 위치한 산으로 선캄브리아대의 화강암질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대청봉 부근과 백담사 남쪽의 육성층인 설악산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생대 백악기에 관입한 화강암이다.

설악산은 백악기말 화강암이 관입한 이래로 단층작용과 습곡작용에 의해 서서히 융기하다가 신생대 제3기

약 2,300만 년 전 경동성 요곡운동으로 태백산맥이 형성되면서 함께 높이 솟아올랐다.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서쪽의 마등령,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산맥,

서쪽의 귀때기청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

북동쪽의 화채봉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 등 3개의 주능선으로 크게 지형구분을 할 수 있다.

이들 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내설악, 동쪽은 외설악, 남쪽은 남설악으로 불린다. 주요 경관으로는 호박바위,

기둥바위, 넓적바위 등이 공룡능선, 용아장성,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어 우리나라 제일의

암석지형의 경관미를 갖춘 국립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상경관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써 십이선녀탕, 구곡담, 천불동계곡을 중심으로

많은 폭포와 다양한 크기의 소, 담 등이 암석지대와 조화되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아내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베리아아구와 중국아구의 동식물이 교차되는 지역으로서 지리적으로 시베리아구의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형상 북한의 고지대와 연접하는 태백산맥 북쪽에 위치한 높은 지대이기에

시베리아구의 동물들이 남하하여 서식하고 있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 국립공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식물자원의 보고이며,

온대중부의 대표적인 삼림지대이다. 이 지역은 낙엽활엽수와 상록침엽수의 혼효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부분적으로 단순림을 형성한 곳도 있다.

설악산 일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연자원의 분포 서식지로 1982년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설정되었으며 2005년 12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지정되었다.

                                                                                       (출처_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분소를 통과하며 이곳의 풍경을 담은 여러 개의 안내판이 보인다.

그중 하나는 즐풍의 고향 대선배인 금원 김씨에 대한 안내문이 보인다.

금원 김씨에 대해서는 작년 연말 원주에 있는 강원감영을 탐방할 때 소개글을 보고 알았다.

원주감영 안내문에는 김금원으로 소개하였는 데, 이곳에서는 금원 김씨라고 소개했다.

 

 

강원감영에 소개된 김금원이 궁금하면...  

 

팔도감영의 하나인 원주 강원감영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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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대로 오르며 보는 건너편 가리봉과 주걱봉

언젠가 저곳을 오르겠다고 다짐했지만, 평택으로 이사를 가고 보니 갈 기회가 없다.

꼭 가고 싶으면 혼자 나서야 하는데..., 비탐 지역이니 결심하기가 어렵다.

 

폭우가 지나가면 폭포의 위용이 대단할 텐데, 갈수기라 강아지 오줌만도 못하게 찔끔거린다.

 

08:58에 장수대에 도착했으니 꼬박 한 시간 반 걸렸다.

올라가는 길 초반엔 철쭉이 거의 다 졌으나 오를수록 철쭉꽃 상태가 점점 좋다.

고지대가 가까워질수록 몽우리가 맺힌 철쭉이 많다.

 

저지대의 엘레지는 이미 꽃이 다 졌지만, 이곳의 청순한 엘레지는 뭐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담

처음 꽃이 필 땐 고개를 숙인 채 꽃잎을 사방으로 뻗치지만,

꽃이 질 때즈음이면 꽃잎이 뒤로 말려 수술만 도두라지게 앞으로 내보인다.

 

 

 

 

 

 

 

 

 

설악산 서북능선에서 흔히 보이는 앵초

 

이 철쭉은 주말께나 되어야 활짝 피겠다.

주말이면 귀때기청의 털진달래꽃을 보기 위해 전국 등산객들은 구름 떼처럼 몰려들겠다.

 

짙노란 피나물꽃도 자주 보인다.

 

 

 

능선은 바람이 심하게 분다.

대승령을 오를 때 땀 꽤나 흘렸는데, 능선을 지나며 매서운 바람에 등골이 오싹할 정도다.

그러니 이곳 철쭉은 남들 다 핀 뒤에도 아직 몽우리가 남아있다.

 

 

 

1408봉에 가까이 가자 암봉군락은 도열하듯 대장 주변에 서성인다.

 

이 바위는 침팬지가 동료나 자식을 기다리는 자세처럼 보인다.

온몸에 균열이 생겼으니 언젠가 하나둘 떨어져 나가며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날이 오리라.

 

1408봉에 도착하면서 큰 고비는 넘겼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귀때기청봉 높이가 1,576m이니 만만치 않은 높이다.

그곳엔 대한민국 최고의 털진달래가 있을 테니 그 황홀경에 빠져 힘든 줄도 모르고 오를 것이다.

 

 

 

1408봉을 내려가며 귀때기청봉으로 점점 다가선다.

 

귀때기청을 먼저 오르고 대승령으로 간다면 이 봉우리가 가장 큰 난적이다.

 

봄의 기운을 맘껏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봄도 그렇지만 가을엔 이곳 단풍도 이렇게 내려다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구간이다.

 

 

 

첨봉은 송곳처럼 하늘을 향하고 있는데, 가스층이 두꺼워 가까워도 잘 보이지 않는다.

 

 

 

 

 

 

 

5년 전에 왔을 때도 이 구간을 꼭 지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앞에 있는 향나무는 바람에 일어나지 못하고 바위에 엎으려 덩굴식물처럼 자라는 특징을 보인다.

일반 향나무와 종이 다른가 보다.

 

아, 드디어 귀때기청봉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있어도 산비탈은 온통 불이 붙은 듯 붉은색 일색이다.

 

 

 

단숨에 달려왔다.

아니다, 사실은 천천히 한 발 한 발 다가왔다.

이 멋진 광경을 어찌 단숨에 지나가며 주마간산 보듯 대충 보고 가랴.

 

전국의 진달래꽃은 이미 한 달도 훨씬 전에 피고 졌는데, 대청봉 털진달래는 이제야 폈다.

5월 15일까지 이어진 산방기간을 하루 지난 오늘 절정을 보여준다.

그 절정에 즐풍이나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 숨이 꼴깍 넘어가는 환희가 가득하다.

 

아예 털진달래 속에 들어가 이 순간의 절정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털진달래가 유명한 곳은 한라산과 이곳 귀때기청봉이다.

수도권에서는 고려산의 진달래가 유명하지만, 그곳은 화려한데 반해 이곳은 더소 애잔한 느낌이 든다.

고산의 바람에 저항하느냐고 나무는 마디게 자라고 꽃은 하나하나 작다.

그 작은 불꽃이 모여 산 전체를 덮으며 요원의 불꽃처럼 일어섰다.

등산객들은 연신 감탄을 쏟아내며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어제오늘이 절정이니 유감스럽게도 주말이면 조금 맛이 갈 수도 있다.

그때가지 기다리면 늦을 테니 오늘이라도 휴가를 내 이곳에 오르자.

 

 

 

털진달래꽃이 맞다.

잎은 아직도 나기 전에 꽃이 먼저 폈으니 철쭉은 전혀 아니다.

 

 

 

이곳에 스치는 나뭇가지가 아무리 가늘고 작아도 그 강함은 강철 같다.

겨울엔 키를 훌쩍 넘기는 눈 속의 추위와 여름엔 물 한 방울도 없는 이곳 더위에 내몰리며 큰 나무들이다.

그러니 성장 속도는 느리고 자라기는 1년에 1mm 정도나 될까.

깡다구만 남았으니 이 털진달래도 몇십 년 잘 자랐으리라.

 

 

 

가을의 단풍이 이보다 더 붉을까?

 

 

 

 

 

 

 

사람들은 도도채 떠날 줄 모른다.

오늘이 아니면 이 풍경을 다시 보기 위해선 1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이곳에 올 수 있는 건 아니다.

땀을 한 바가지는 너끈히 쏟아내야 이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대승령에서 귀때기청봉을 올라 이제 한계령 삼거리로 이동하는 구간이다.

여전히 털진달래는 햇볕 좋은 동남쪽 사면에 가득하다.

 

 

 

멀리 공룡능선의 1275봉이 보인다.

장수대에서 대승령을 지나 1408봉을 지날 때까지만 해도 차라리 공룡능선을 타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를 보며 매일 이런 풍경이라면 매일 이곳을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귀때기청봉도 차츰 내려서며 한계령으로 방향을 튼다.

 

 

 

 

 

 

 

다시 크고 작은 너덜겅을 지나야 할 때가 도래한다.

뒤돌아 본 귀때기청봉 방향엔 여전히 눈을 떼지 못하고 발도 떼지 못 한 채 서성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곳 구상나무도 서서히 말라죽어가며 그곳을 털진달래가 위로하듯 꽃을 피운다.

죽음을 승화시키는 아름다운 상여인 듯 보인다.

 

 

 

귀때기청의 너덜겅을 지날 땐 공단에서 드문드문 박아 놓은 폴대가 아니면 길이 어딘지 알 수 없다.

그 폴대를 의지해 이 바위에서 저 바위로 건너뛰며 넘어지지 않고 간신히 내려왔다.

돌무더기를 걷느니 굶어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만큼 걷기 어려운 구간이다.

그래도 산방이 끝나고 이곳이 열리는 날 이젠 해마다 이곳을 찾으리라.

 

 

 

 

 

 

 

넌 이름이 뭐니?

 

이곳에도 북한산 노적봉 서봉에 있는 나폴레옹 모자바위가 보인다.

 

 

 

한계령에서 대청봉 가는 길의 암릉

 

하산하면서 가장 붉은 철쭉꽃을 찍었다.

이 꽃 하나만 놓고 보면 털진달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털진달래는 전체가 모여 이 철쭉꽃의 아름다움을 상쇄하고도 넘친다.

 

 

 

 

 

대청봉 가는 능성의 암봉군락

 

 

말로만 듣던 귀때기청봉의 만개한 털진달래꽃 군락을 보며 감동을 넘어 감탄했다.

지난주 영남알프스 3일간 8봉을 완등하며 기른 체력 덕분에 어렵지 않게 서북능선을 종주했다.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꽃이 이렇게 멋진 줄 알았다면 매년 왔을 것이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내년부터 개방 첫날은 즐풍이 항상 이곳에 있을 것이다.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꽃을 본 후 장수대에서 4.5km 거리에 있는 설악산탐방원에서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여권」에 스탬프 날인을 모두 끝냈다.

이제 기다리면 패치, 인증 메달, 인증서를 받게 될 것이다.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여권」 날인은 2023.9.30.에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