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209
2022.10.13. (목) 오후에 탐방
오전에 고창농업기술센터와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견학을 끝내고 귀소 하는 길이다.
함께 생활하는 젊은 친구는 아직 수동리 팽나무를 보지 못했기에 같이 가 보기로 한다.
이들은 대중교통이 좋은 서울에서 살다 보니 굳이 차를 가질 필요가 없었으나 이곳에서는 불편을 겪는다.
지방에서 차량이 없으면 매우 불편하므로 어디든 함께 갈 일이 있으면 지역 명소를 같이 둘러본다.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무렇지도 않던 지역 풍경을 명소로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 때 전 세계를 달구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했던 경남 창원의 '우영우 팽나무'가 그렇다.
동네 팽나무에 지나지 않던 우영우 팽나무는 세간의 관심 속에 '22.10.7. 「창원 북부리 팽나무」란 명칭으로
청와대 노거수군 중 하나인 회화나무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신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은 동물, 식물, 곤충, 어류, 지질, 광물 등 현재까지 지정된 개체는 470여 개에 이른다.
천연기념물은 매년 새롭게 지정되는가 하면, 상태가 부실하거나 훼손되면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되기도 한다.
고창 수동리 팽나무는 2008.5.1.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가장 빨리 지정된 팽나무는 함평군 향교리의 느티나무와 팽나무·개서어나무를 묶어서 1962.12.7. 지정되었다.
□ 고창 수동리 팽나무
고창 수동리 팽나무는 우리나라의 팽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웅장하며 나이가 약 4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이다.
나무의 높이는 약 12m, 가슴 높이 둘레는 6.6m, 나뭇가지의 너비는 동서로 22.7m 남북으로는 26m이다.
팽나무는 느릅나뭇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한반도 남부 지방에 주로 서식한다.
옛날에 아이들이 ‘대나무 총’ 또는 ‘딱총’에 팽나무 열매를 장전하여 쏘면 ‘팽~’ 하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팽나무’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팽나무는 예부터 마을의 허한 것을 채워 주는 비보림이나 방풍림으로 많이 심었다.
열매는 단맛이 나서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나무로는 ‘도마’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고목이 된 팽나무에는 팽이버섯[팽나무버섯]이 자란다.
이 팽나무는 정월 대보름에 마을 사람들이 당산제를 지내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던 당산나무로,
오랫동안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자 ‘마을지기 신’으로 여겨졌다.
예전에는 팽나무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갯골을 따라 들어온 배가 팽나무에 밧줄을 감아 정박하였다고 전해 온다.
(안내문)
이렇게 큰 노고수는 태풍이나 화재로 훼손을 입으면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된다.
수동리 팽나무도 비바람에 훼손되지 않도록 가지를 보강하는 쇠기둥으로 보강했다.
가슴 높이 둘레가 6.6m나 될만큼 커 성인 4명이 둘러서서 겨우 손을 맞잡을 수 있는 크기다.
나무라고 하지만 나무 밑둥지는 거대한 바위를 보는 듯 우람하기 그지없다.
옆으로 뻗은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린다.
이 팽나무는 구릉에 위치하며 바로 아래에 논이 있다.
위 안내문을 보면 옛날엔 팽나무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갯골을 따라 들어온 배가 팽나무에 밧줄을 감아 정박하였다고 하는 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간척 사업으로 1km 밖 갈곡천까지 논이 들어섰다.
멀리서 보면 우산살처럼 사방으로 잘 뻗은 가지가 이상적이다.
바로 옆에도 팽나무가 있으나 수령이 적고 그저 평범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팽나무는 자연적인 모습이지만, 손질을 잘 한 듯 가지런한 모습이다.
0, 1, 1, 2, 3, 5, 8, 13, 21......의 형태를 보이는 피보나치 수열이란 게 있다.
이런 형태의 피보나치 수열은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솔방울이나 해바라기 씨가 대표적인데, 사실 나무도 그렇다.
하나의 줄기에서 시작해 가지에서 가지가 뻗어가며 계속 다른 가지를 만든다.
수동리 팽나무에서 바로 이런 피보나치수열을 볼 수 있다.
창원에 있는 우영우 팽나무가 너무 멀거든 고창에 들려 고창읍성이나 무장읍성, 고창갯벌을 볼 때
이곳 수동리에도 들려 팽나무도 같이 보자.
거목이 갖는 크고 넓음이 주는 풍요로움은 가을 곡창지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400여 년을 넘게 이 마을을 지켜온 수동리 팽나무는 진작에 이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가 되었다.
오래전부터 살아서 신목이 된 수동리 팽나무는 이 지역의 산 증인이다.
지금도 여전이 정월 보름이면 이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고창 수동리 팽나무를 보려고 먼 걸음을 하려거든 날 좋을 때를 잡는 게 좋다.
날이 좋으면 팽나무는 더 좋게 보인다.
이곳에 서면 이 나무가 주는 기운을 마음과 기운으로 느끼고 가자.
새로운 기운이 충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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