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207
2022.10.12. (수) 08:48~16:58(8시간 9분 산행, 15.6km 이동, 53분 휴식, 평속 2.2km/h) 맑음
오늘 산행지로 선운산 도립공원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선운산 동쪽의 노적봉, 구황봉, 인경봉을 거쳐 비학산과 연계해 선운산을 타려니 거리가 너무 멀다.
장거리 산행에 대한 부담을 핑계로 이번에도 투구바위와 사자바위, 쥐바위를 경유하는 코스를 잡는다.
투구바위와 사자바위를 지나는 구간은 건너편 선운산의 천마봉과 도솔암 주변의 멋진 풍광을 조망하기 좋다.
선운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멋진 풍광인 데다 전북 서해안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명소가 있다.
고창군에 산재한 14개의 국가지질공원 중 진흥굴, 천마봉, 도솔암의 마애불이 선운산에 있다.
동백나무숲과 진흥굴 앞 장사송, 선운사 개울 건너 절벽에 있는 덩굴식물인 송악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러한 국가지질공원이나 천연기념물 외에도 명소가 많아 선운산은 산악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 선운산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명승지로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린다.
선운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이라는 뜻이다.
즉, 선운산과 도솔산 모두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곳곳에 기암괴석이 봉우리를 이루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며,
숲이 울창한 가운데 천년 고찰 선운사가 자리하고 있다.
선운사는 조계종 24 교구의 본사로 검단선사가 창건하고,
대참사(참당사)는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현재는 도솔암, 석상암, 동운암과 함께 참당암이 있지만,
옛날에는 89 암자가 골짜기마다 들어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재 중 금동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 선운사 대웅전, 참당암 대웅전, 도솔암 마애불 등이 보물이다.
동백나무숲, 장사송, 송악 등이 천연기념물이며 석씨원류 경판, 영산전목조삼존불상, 육층 석탑, 범종,
약사여래 불상, 만세루, 백파율사비, 참당암 동종, 선운사 사적기 등이 지방문화재이다.
그중 백파율사비는 추사의 글씨 중에서도 대표작이다.
선운산의 경치를 살펴보면, 큰 절에서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물줄기가 갈라진 곳에 템플스테이 체험장이 있다.
우측으로 더 올라가면 여덟 가지로 소담하게 벌어진 장사송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이 있다.
개울 건너 산 중턱에 우뚝 선 바위가 이 산에 침입하는 마귀를 방어하는 신장 역할을 하는 봉두암(일명 투구봉),
그 위 산등성이에 돌아앉은 바위가 역시 도솔천에 들어오는 마귀를 방어하는 사자암이다.
여기서 조금만 올라가면 도솔암, 우측으로 층층의 바위계단을 오르면 천 길 절벽 위에 도솔천 내원궁 즉 상도솔이 있다.
이곳에서 우측 암벽을 오르면 말 발자국이 파여 있어 이를 진흥왕의 말 발자국으로 전하며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서면
이곳이 만월대이며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와 놀고 갔다는 선학암이다.
다시 내려와 나한전에서 좌측을 보면 깎아지른 듯한 암벽에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도솔암 마애불이다.
더 올라가면 용문굴, 좌측으로 돌아 오르면 낙조대가 있고, 바로 옆이 천마봉에선 도솔천의 비경이 발아래 전개된다.
또한 선운산에는 풍천장어, 작설차, 복분자술 등의 특산물이 있으며,
풍천장어구이에 복분자술을 더하면 최고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출처_고창군청]
선운산 도립공원 등산코스
선운사와 도솔사를 들렸으나 이곳에 넣기엔 양이 많아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선운사를 지나며 제법 긴 계곡엔 단풍나무가 그득하니 제 계절에 오면 불타오르듯 붉은 기운이 넘치겠다.
이렇게 숲이 울창한 계곡을 걷는 재미도 좋다.
템플스테이 체험장을 지나며 우측 개울을 지나 투구봉을 오르는 입구를 찾는 데 보이지 않는다.
등산 앱이 알려주는 코스를 살펴봐도 길이 보이지 않아 어렵게 길을 찾아 올라왔다.
투구봉은 이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암장이다.
이곳에 올라왔을 때 젊은이와 장년층 두 명이 암장 탈 준비를 하고 있다.
우뚝 선 바위가 이 산에 침입하는 마귀를 방어하는 신장 역할을 한다는 봉두암(일명 투구봉)이다.
처음엔 커다란 바위로 연결되었으나 오랜 세월이 흐르며 틈이 벌어져 현재의 모양으로 변했겠단 생각이 든다.
투구봉에서 보는 템플스테이 체험 공간
투구봉이다.
멀리서 볼 땐 두 암봉이 제법 멀리 떨어진 듯 보여도 두 암봉 사이의 소나무 숲은 오른쪽 암봉의 일부이다.
그러니 소나무 숲 왼쪽에 조그만 공간이 드나들게 된다.
도솔암
도솔암 뒤 암봉 사이에 구름다리라도 설치하면 더 많은 비경을 볼 수 있다.
언젠가 그날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도솔제 뒤 가운데 봉우리에 암봉이 보인다.
그 암봉에 삼천굴이란 제법 큰 굴이 있다.
오늘 노적봉, 구황봉, 인경봉을 거쳐 저 삼천굴을 보려던 계획은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했다.
아쉽지만 앞으로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고창군청에서 사자암을 소개하기로는,
"산등성이에 돌아앉은 바위가 역시 도솔천에 들어오는 마귀를 방어하는 사자암이다."하고 한다.
사자암은 제법 높고 가팔라 가운데 틈으로 로프가 설치되어 로프를 타고 오른다.
사자암을 지나 등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암봉
도솔암
선운산에서는 도솔암과 주변 암봉의 조화가 가장 멋진 곳이다.
사장봉을 지나며 보는 사자머리다.
사자 허리를 밟고 지나가게 된다.
멀리 보이는 안장바위는 제법 멋지나 저곳을 지날 때는 너무 가까워 전체를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저곳을 다녀온 산행기를 보니 그렇다.
국기봉에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고 국기를 달아야 제대로 된 국기봉인데...
지나온 쥐바위
쥐바위 직전 희어재로 내려가는 능선의 암릉
고창군 해리면 소재지 방향의 암봉이 멋지다.
이 암봉을 탈 수 있는 등산로를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선운산에 알박기 한 청룡산
멀리서 보는 배맨바위
낙조대
낙조대와 우측의 천마봉
선운산에선 여러 명소가 있는 데 그중의 제일은 이 낙조봉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바위 뒤로 돌아 올라가면 저 바위 산단에서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올라간다 해도 바위를 넣으면 인물이 작아지니 애매한 장소다.
좌측은 낙조대이고 오른쪽은 낙조대 앞 바위다.
낙조대 앞 바위에서 낙조대만 온전히 잡아본다.
낙조대 뒤에 숨은 바위를 낙조대에 올라가서 찍었다.
낙조대에서 천마봉 가는 길에 만나는 바위
□ 천마봉
천마봉은 유문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유문암은 다양한 화산암을 관입하거나 피복하고 있다.
이 암석은 용암이 흐르면서 고결된 유대상구조(flow banded structure)가 특징적이며,
낙조대에 있는 암석은 간격이 좁은 유대상구조로 퇴적암의 층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암석은 암적색 내지 갈색을 보이며, 암색대와 담색대가 번갈아가며 보이는 유상구조를 보인다.
또한 천마봉 주위에서 화산암에서 보기 어려운 구과상구조(Spherulitic structure)를 볼 수 있다.
구과상구조는 암석이 만들어질 때 어떤 광물이나 포획물로 구성된 핵에서 방사성으로 성장하여
동심원상의 구를 형성하는 조직이 만들어지는 구조이다.
천마봉을 구성하는 유문암은 주변 화산력응회암 보다 단단하고 치밀하여 풍화에 강한 특징이 있다.
선운산 지역에서 차별적인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가파른 수직 암석 단애의 경관이 만들어져
기암괴석과 어울려 계절마다 각기 다른 느낌을 주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천마봉은 지질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형, 경관적으로 가치가 높다.
(출처_국가지질공원)
천마봉 위에 서면 좌우로 높은 단애라 사방이 뚫렸다.
선운산의 아래 지형을 조망하기에 이 보다 좋은 장소는 없다.
도솔봉
도솔봉을 감싼 바위와의 조화로움은 선운사에서 최고의 비경으로 친다.
앞서 올라오던 능선에서 이미 봤지만, 이곳에서 보는 풍경 역시 뛰어나다.
천마봉에서 바라보는 사자봉
왼쪽 칼로 자른 듯 급경사 지역엔 로프가 걸려 있어도 저렇게 경가가 높아 조심조심 올라가야 한다.
사자봉 머리를 밟고 오르면 긴 허리를 타고 쥐바위 방향으로 걷게 된다.
천마봉 방향에서 바라보는 낙조대는 역광이라도 여전히 멋짐을 뿜뿜 뿜는다.
용문굴을 보려면 천마봉에서 다시 낙조대로 되돌아가야 용문굴로 내려서는 등산로와 만난다.
사실상 낙조대에서 등산을 끝내며 하산길로 접어드는 구간이다.
용문굴에 내려서면 두 눈으로 도솔암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용문굴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할만한 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저 하나의 굴에 지나지 않는다.
□ 도솔암 마애봉
도솔암의 서편 암벽에 새겨진 높이 13m의 보물인 마애불은 유문암으로 형성된 절벽을
거칠게 다듬은 후 불상을 조각하였다.
이 유문암은 담회색 내지 담적색으로 불상 하부에는 뚜렷한 유동구조(Flow structure)를 관찰할 수 있다.
마애불은 전체적으로 적색을 띠며 부분적으로 회색을 보인다.
암석이 적색을 띠는 이유는 암석의 구성성분에 산화철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처_국가지질공원)
선운사 도솔암으로 오르는 길 옆 절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으로,
머리 주위를 깊이 파고 머리 부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차 두껍게 새기고 있다.
평판적이고 네모진 얼굴은 다소 딱딱하지만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 가느다란 눈과 우뚝 솟은 코,
일자로 도드라지게 나타낸 입술 등으로 얼굴 전체에 파격적인 미소를 띠고 있다.
목에는 3개의 가느다란 주름이 있기는 하지만 상체와 머리가 거의 맞붙어서,
상체 위에 머리를 올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상체는 사각형인데 가슴이 넓고 평판적이어서 양감 없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옷은 양 어깨를 감싸고 있으며 옷 주름은 선을 이용해 형식적으로 표현하였고,
평판적인 가슴 아래로는 치마의 띠 매듭이 선명하게 가로질러 새겨져 있다.
무릎 위에 나란히 놓은 두 손은 체구에 비해서 유난히 큼직하고 투박하여 사실성이 떨어지는데
이는 월출산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과 비슷한 고려 특유의 마애불 양식이다.
층단을 이루어 비교적 높게 되어 있는 대좌는 상대에 옷자락이 늘어져 덮여 있으며,
하대에는 아래를 향하고 있는 연꽃무늬를 표현하였다.
이 불상은 고려 초기의 거대한 마애불 계통 불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가슴의 복장에서 동학농민전쟁 때의 비밀기록을 발견한 사실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출처_고창군청, 문화관광)
도솔암의 가장 높은 암자인 내원궁이다.
이곳에 올라왔을 때 스님께서 기도를 드리는 중이라 더 접근하지 않은 채 사진만 찍고 바로 하산한다.
장사송
□ 장사송
수령이 600년이나 된 '장사송'은 이 지역의 옛 이름이 장사현인 데서 유래했으며
다른 이름으로는 '진흥송'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이름은 옛날 진흥왕이 수도하였다는 진흥굴 앞에 있어 붙여졌다.
높이 3m 정도에서 줄기가 크게 세 가지로 갈라지고, 그 위에서 다시 여러 갈래로 갈라져 부챗살처럼 펴져 있다.
높이 23m, 가슴높이 둘레 3.07m로 키 작은 반송 종류인데도 크기가 거대하고
수령이 오래된 희소성이 인정되어 천연기념물 제34호로 지정됐다.
(출처_고창군청, 문화관광)
□ 진흥굴
진흥굴은 도솔암 밑 천연기념물인 장사송 옆에 자리하고 있다.
진흥굴 이름의 유래는 신라 24대 왕인 진흥왕이 말년에 왕위를 버리고
이 굴에서 머물렀다고 하여 진흥굴로 불리게 되었다.
길이는 10m, 높이는 4m의 동굴이다.
진흥굴이 위치한 선운사 일대를 구성하는 암석은 선운산 화산암체를 구성하는 응회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진흥굴 안쪽에는 천정과 옆면에 절리가 잘 발달하여 박리 작용의 관찰이 가능하다.
박리 작용은 절리가 침식, 융기에 의한 압력의 감소로 발생하기도 하고 냉각에 의한 수축으로도 발생한다.
이곳의 절리는 화산재가 쌓여 식는 과정에서 만들어져 절리에 의해 암석 표면이
양파 껍질처럼 층상으로 벗겨져 나가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출처_국가지질공원)
연리목
하산길에 보는 옆 능성의 암봉
선운산에서 예닐곱 개의 고인돌이 보인다.
고창은 고인돌 유적지가 여러 군데 있지만, 이곳에도 규모는 작아도 고인돌이 제법 보인다.
고창에 거소를 둔 까닭에 선운산은 이제 충분히 본 셈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도 좋을 만큼 명산이니 기회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중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산행 전체 사진이 우중충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도와줬다.
휴식을 포함해 여덟 시간 이상 걸었으니 제법 장거리 산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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