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168
2022.9.17 (토) 10:48~16:09 (5시간 21분, 10.6km, 평속 2.3km/h) 흐림
추석 전날 원주 배부른산과 치악산에서 막내 동서를 따라가 특수활동을 했다.
공직에서 정년퇴직한 동서는 주말이면 농사를 짓고 산 데다 체격이나 체력 모두 좋다.
평소 등산을 별로 안 했어도 산에서의 활동은 매주 등산한 즐풍보다 훨씬 낫다.
많은 세월 동안 험지에서 특수활동을 한 이력 때문인지 산비탈 타는 건 산양만큼 훌륭했다.
이날의 특수활동은 난생처음 경험한 것으로 앞으로 매년 동서와 함께 진행하며 우의를 더 다져야겠다.
추석날은 형님과 평창으로 가 백일홍 축제를 보고 왔다.
조부님이 평창군 대화면에 있는 종중 묘지에 모셔져 있어 먼저 차례를 지내고 가까운 평창읍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렇게 추석 전후의 기간은 원주 배부른산과 치악산을 조금 탄 것 외에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갔다.
곧 다가올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을 위해 체력을 길러야 하기에 이번엔 청계산으로 들어간다.
□ 청계산
해발 618m의 청계산은 과천의 남쪽에 위치하여 관악산과 마주 보고 있다.
청계산은 그 명칭과 같이 맑은 내를 이룰 정도로 산림이 울창하여 삼림욕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찾는 곳이다.
특히 청계산 수려한 산자락에는 과천 서울대공원, 과천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국립 과천과학관,
과천 경마공원 등 수도권 일대 최대 관광단지를 이루고 있다.
청계산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문화관광레저를 즐길 수 있어 1년 365일 언제나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출처_과천시청]
그동안 청계산은 서너 번 다녔지만 원터골로 오르는 건 처음이다.
어떤 산이든 한 번 오르고 그 산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산은 능선이나 계곡을 보통 몇 개씩 거느린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이 큰 산은 동서남북으로 그 거리가 대부분 백리가 넘으니 능선과 계곡을 다 헤아릴 수 없다.
이렇게 큰 산은 100번을 다녀도 전체를 알기 어렵다.
청계산은 작은 산인 데도 오늘 등산과 하산 지점은 모두 처음으로 걷는다.
조망이 좋다는 능선을 골라 올라가지만 안개가 심해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다.
주말이라 옥녀봉엔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한쪽에선 아이스크림 장사가 잘 된다.
아이스크림 파는 건 좋은 데, 어떤 곳을 맥주나 막걸리를 파는 곳도 있다.
욕심에 과음하면 사고가 나기도 하니 음주 산행은 근절되어야 한다.
돌문 바위를 세 바퀴 돌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따라 이 아가씨는 세 바퀴를 돌며 뛴다.
이런 순진함이 좋고, 싱그러운 젊음도 좋다.
잠깐 터진 조망 지점에서 보는 경마장 방향은 여전히 사골국물이다.
청계산 혈읍재다.
안산시 어느 모임에서 숲 해설사님을 모시고 이곳에 왔나 보다.
혈읍재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 혈읍재
조선시대 영남 사림의 거유(巨儒)인 일두 정여창(1450~1504) 선생이 성리학적 이상 국가의 실현이 좌절되자
은거지인 금정수터를 가려고 이 고개를 넘나들면서 통분해서 울었다.
그 피 울음 소리가 산 멀리까지 들렸다 하여 후학인 정구가 혈읍재라 명명하였다.
정여창 선생은 청계산 금정수(망경대 아래 석기봉 옆)에서 은거하다가 결국 연산군의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스승 김종직과 벗 김굉필과 함께 유배 후 사사되었다.
그 후 갑자사화 때 종성 땅에서 부관참시당했다. (안내문)
매봉 직전의 매바위 표지석
매봉 정상
망경대 가는 정규 등산로가 아닌 옛길로 접어든다.
정상에 있는 군부대를 지나는 옛길이 험해 쉬운 길을 다시 냈으나 여전히 옛길을 고집하는 등산객도 있다.
제법 멋진 바위 앞에 단풍 든 나뭇잎이 보인다.
찌는 듯 더워도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만경대
새로 난 길은 서서히 오르다가 부대를 지날 때 더 이상 오름은 없다.
그러나 옛길은 거의 부대 정상까지 오르다가 제법 낙차를 보이며 뚝 떨어진 후 다시 올라가야 한다.
드디어 망경대 정상에서 보는 주변 풍경
누리장나무 열매
청계사로 가거나 이수봉으로 가는 길목의 삼거리다.
일단 이수봉을 찍고 삼거리로 되돌아와 청계사로 내려갈 생각이다.
이수봉으로 청계산 오름은 끝내고 하산한다.
□ 청계사
의왕시 청계동 11번지에 있는 청계사는 경기도 지정문화재자료 제6호로 청계산 중턱에 있다.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가 고려 충렬왕 10년(1284) 시중 조인규에 의해 중건된 청계사는 중형 사원으로
사원 규모와 가람(사찰)의 배치는 조선시대 전형으로 보인다.
조선 연산군이 도성 내에 있는 사찰을 없애고 그곳에 관청을 세우자 불교 측에서는 이 절을 선종의 본산으로 정하였다고 한다.
안양에서 동쪽으로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청계사의 사찰 모습은 1955년 이후 역대 주지스님들의 정성스러운 중수로 이루어졌다.
사찰 내에는 조선 숙종 15년(1689)에 세운 청계사 사적기비(174cm×92cm×26cm)가 있고,
조선 후기의 건물로 보이는 극락보전이 있다. 극락보전 중앙에는 주존불인 아미타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고,
좌우에 관음보살상과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그리고 삼성각, 봉향각, 요사 지장전, 감로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출처_의왕시청)
청계사 와불은 무척 거대한 불상이다.
삼성각
범종각
극락보전
지장전
영산전
청계사 경내에서 보면 설법전이란 편액이 있고, 밖에서 보면 만세루란 편액이 보인다.
사찰에선 이렇게 한 건물에 두 개, 세 개 편액이 걸린 걸 더러 볼 수 있다.
만세루
종무소
그동안 게으르고 덥다는 핑계로 산행을 등한시하다 보니 벌써 9월도 어느덧 중순을 지난다.
영남 알프스 9봉 인증을 위해 최근 여러 산을 다니며 겨우 몸만들기를 끝냈다.
그래 봐야 서울 경기권 산은 고작 500~600m에 지나지 않은 낮은 산이라 영알의 1,000m 이상되는
고산을 불과 3~4일 만에 아홉 개 봉우리를 끝낼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되든 안 되는 한 번 부딪쳐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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