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일정은 숙소 뒤 둔덕에 있는 밭에 물을 주는 것이다.
사실 어젯밤에도 물을 줬는데 요즘은 워낙 가물어 아침저녁으로 물을 줘야 한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른 농가에서도 밭에 물을 뿌리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을 시작한다.
낮엔 더우니 오전 7시에 만나 일하기로 했으나 새벽잠이 없는 옆방 선생님이 벌써 물을 다 준 상태다.
7시가 되자 회원 전원이 모여 밭매기를 시작한다.
둔덕에 있는 밭이라 두세 줄씩 밭고랑을 낸 계단식 농지라 비탈은 풀을 매지 않는다.
두 달 살기를 끝내고 간 전 팀이 심은 고추나 비트, 토마토, 오이를 우리 팀이 먹을 시기가 됐다.
전 팀이 고생하고 대부분은 우리 팀에서 먹게 되니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잡초는 실하고 억센 데다 뿌리가 깊이 박혀 호미질에도 쉽게 뽑히지 않는다.
이런 잡초는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네 인생도 잡초처럼 강인하게 살아간다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겠다.
잡초를 뽑으며 오히려 잡초의 끈질긴 근성을 배우는 아이러니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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