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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울릉도·독도 지질공원

울릉도 태하 해안산책로 작별 탐방

by 즐풍 2022. 5. 20.

2022_83

 

 

 

2022.5.2 (월)  16:10~18:10 (2시간 탐방, 대풍감 포함)

 

 

울릉도의 한 달 일정을 끝내고 내일 귀가하게 된다.

오후 1:30, 사동항에서 포항 영일만으로 출발하려면 짐 정리에 청소하고 나면 다른 데 탐방할 시간이 없다.

한 달이면 울릉도 곳곳을 누빌 줄 알았는데, 울릉도 해담길은 굳이 전구간을 다니지 놓쳤다.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일부 구간이야 겹치는 곳도 있겠지만, 특별한 명소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 가서 아쉬운 곳은 천부 해중전망대인데, 동물의 왕국에서 흔히 볼 법한 풍경이란 생각에 생략했다.

그 외에는 몰라서 못 갔거나 버스가 안 다니는 오지 정도이니 미련이 남을 것도 없다.

대신 잘 알려진 명소는 질릴 만큼 몇 번씩 다녀오기도 했다.

도동과 저동, 태하의 해안산책로와 대풍감 일대, 성인봉, 삼선봉 등이다.

 

 

태하 해안산책로 입구인 소라계단에서 학포 방향을 당겨본다.

 

매바위로 내려가는 구간은 역광이라 흑백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농담 짙은 동양화 한 폭인 듯 보인다.

 

해안산책로에서 낚시꾼처럼 내려가고 싶었는데, 맘이 내키지 않았다.

나무데크를 벗어나 내려가기가 쉽지 않고 길이 가팔라 주저한 걸 보면 즐풍은 의외로 소심하다.

 

□ 태하 해안산책로

 

태하 해안산책로는 황토굴 옆 교량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으며, 

교량 벽면은 태하마을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스토리(5개)와 포토존(3개소)으로 꾸며져 있다.
태하 해안산책로는 조면암과 집괴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해식절벽을 따라 대풍감과 울릉도등대(태하등대)까지 이어진다.
태하 해안산책로 입구에는 화성암에 포함된 외래암석인 ‘포획암’을 볼 수 있는데,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돌을 부숴서 함께 올라온 것을 말한다.

이 산책로의 포토존 중 하나인 매바위는 조면암이 해풍에 의해 지속적으로 깎여 나간 것이다. 

매바위를 돌아서면 해풍에 의해 특이하게 침식된 지형이 발달하여 수려한 해안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이곳에는 타포니가 발달해 있는데, 타포니란 코르시카 말로 ‘구멍투성이’라는 뜻인 

타포네라(tafonera)라는 말에서 유래하였으며, 암석표면에 벌집처럼 구멍이 생긴 지형을 의미한다. 

이는 ‘소금이 갉아먹은 자국’으로, 해풍에 포함된 소금이 암석 틈으로 들어가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졌다.

                                                                                                    (출처_국가지질공원)

매바위

 

한결 가까워진 매바위는 파도가 몰려드는 형상이기도 하다.

 

 

 

도동 해안산책로만큼은 아니라도 대풍감을 만나러 가는 길이므로 당연히 걸어야 한다.

대풍감 전망대로 쉽게 가려면 향목 모노레일을 타면 되지만 4,000원 요금이 아깝다.

굳이 모노레일을 탄다고 해도 대풍감으로 가는 길이 막혔으니 휀스를 넘으려면 눈총을 받아야 한다.

 

매바위와 연결된 암릉이니 매바위 몸체 정도 되겠다.

 

잘 발달한 해안 침식

 

 

 

쇠 파이프로 다리 난간을 만든 게 녹이 흘러내려 붉은 바위로 변했다.

하나를 얻는 대산 다른 하나를 잃는다.

 

이 구간에도 다리를 놓아 해안산책로를 연결하면 좋은 데, 기술적 어려움과 경비가 많이 드는 모양이다.

 

늘 보는 가재(물개)굴

 

 

 

 

 

다리를 놓으면 좋겠다고 한 구간을 위에서 본 풍경이다.

제법 근사하니 다리를 놓을만하다.

울릉군청 담당자가 이 글을 보고 있으면 한 번 검토해 봅시다.

 

오늘은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작은 능선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에 이런 굴을 본다.

해안산책로에서 대풍감 오르는 길에 염소는 보지 못했지만, 냄새로 염소가 산다는 건 알았다.

이 굴은 염소의 은신처로 염소 주인이 설치한 듯싶다.

 

대풍감까지 연결해 포스팅 하나로 채우기에는 사진이 너무 많다.

하여 대풍감과 주변 풍경은 예전처럼 별도로 포스팅하고,

지금부터는 하산하며 잡은 해안산책로이니 올라올 때 본 풍경의 연속인 셈이다.

 

 

 

이번 매바위는 반대 방향에서 찍었다.

 

매바위의 매가 꼬리를 치켜 세운 모습이다.

 

건너편 수토사 각석문이 있는 바위 뒤가 학포 방향이다.

 

치켜 세운 매의 꼬리

 

태하 몽돌해안 뒤로 큰 건물은 울릉도 수토박물관이다.

 

대풍감에서 주변을 탐방할 때 태하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은 30분 남았다.

인간극장에 나왔다는 노부부의 농가 뒤에서 보는 현포 방향은 크게 볼 게 없다.

그래도 마지막 탐방이라고 기어코 다녀오며 시간을 뺏겼다.

태하 해안산책로를 빠르게 지나 마을에서는 헐떡거리며 들고뛰었으나 버스는 이미 떠나고 없다.

혹여 버스가 늦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10여 분을 기다리다가 시간이 지났다는 걸 알고 포기한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수토역사박물관 뒤로 난 산길을 올라가 학포 방향의 해안 절벽을 본다.

 

이 전망대로 올라오지 않았으면 이런 풍경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것이다.

버스를 놓쳐 풍경 하나를 덤으로 얻는다.

 

절벽 아래 바닷물이 닿는 덴 해식 동굴이 다섯 개나 보인다.

설마 일제강점기에 뚫은 동굴 진지는 아니겠지?

 

전망대에서 보는 태하 몽돌해변과 해안산책로를 연결하는 소라계단

 

이곳도 해안도로를 넓히겠다고 몽돌해변에 흙을 덮고 있다.

필요한 도로도 놓고, 몽돌해변도 지켜야 하는 방법은 없을까?

 

 

 

영장 이보국, 반? 박승원 등의 글자가 보인다.

 

 

 

군관 김광?, 박동륜 글자가 희미해 잘 보이지 않는다.

 

각석문이 있는 바위

 

한 시간 기다려 버스를 타고 갈 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일몰이 기가 막히게 멋지다.

일을 끝내고 버스로 퇴근하는 사람들도 연신 감탄한다.

버스를 놓치지 않았다면 황토구미에 있는 성인봉 가재굴 방향에서 최고의 낙조를 봤을 텐데...

즐풍의 운은 여기까지다.

 

오늘 탐방이 쉬게 끝날 줄 알았으나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추위에 떨어야 했다.

낮에는 얇은 바람막이로 충분했으나 저녁이 되자 바람에 묻어오는 찬기운에 속수무책이다.

연신 떨다가 어느 현금 인출기가 설치된 공간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랬듯 콧물감기가 옴팡 들겠구나 했는데, 콧물 대신 지금도 가끔 마른기침을 한다.

이젠 나이가 들었으니 올 겨울부터는 정말 독감주사라도 맞아야 안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