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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울릉도·독도 지질공원

뱀이 똬리를 튼 듯 보이는 울릉도 수층교의 아름다움

by 즐풍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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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23 (토) 오후에 탐방

 

 

울릉도를 한 바퀴 일주하는 해안도로가 생기기까지 이 지역 해안을 탐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울릉도가 화산섬이다 보니 해안에서 바로 이렇게 올라오는 도로를 낼 수 없거나, 

급경사 언덕이 많은 곳도 있어 도로 개설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예전에는 가까운 해안끼리 이동할 때도 배를 타고 이동하거나 산길을 돌고 돌아가야 했다.

 

울릉도민의 이동 편의는 물론 관광객의 원활한 여행을 위해 해안을 연결하는 해안 순환로 개설은 숙원 사업이었다.

정부 살림이 나아지고, 도로와 교량 건설, 터널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자 마침내 해안 일주도로가 완성되었다.

기존 1차선 터널 옆에 '22.4.29 통구미 터널을 2차선으로 신설해 전 지역을 신호등 없이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로써 도로 공사로 임시로 설치한 신호등을 제외하면 울릉도는 공식적으로 신호등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가 되었다.

 

버섯바위를 지나 태하항 방향을 발길을 돌리면 수층교를 바로 만나게 된다.

수층교 없이 태하항까지 터널을 낸다면 4km가 월씬 넘는 긴 터널을 뚫어야 하는 데,

이럴 경우에 중간에 있는 학포마을이나 자연부락이 배제됨으로써 이곳 주민의 불편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

하여 똬리로 된 수층교를 만들며 산길로 이어지는 고저 차이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버섯바위에서 수충교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바위는 굉장히 크고 높고 넓적하다.

 

중간에 이렇게 구멍까지 난 것은 현무암이 보여주는 특징 줗 하나다.

 

뒤로 돌아가 구멍을 통해 바다를 본다.

 

한 번에 오르기엔 경사가 너무 심해 다리까지 놓으며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었다.

이곳에서 태하까지 터널을 뚫으면 편하겠지만,

중간중간 있는 자연부락을 외면할 수 없어 이렇게 뱀이 똬리 틀듯 도로를 놓은 것이다.

 

도동에서 사동으로 넘어가는 길에는 이런 다리를 두 개나 놓고도 나중엔 울릉터널로 연결했다.

그곳 역시 산길 따라 생긴 자연부락을 위해 버스는 옛날 길로 다닌다.

 

이런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낭만적인 길이다.

 

이곳 화성공원은 군민의 최대 숙원사업인 일주도로 사업 착수 39년(2001년 9월) 만에 완공되었다.

시공자인 화성산업(주)에서 일주도로 개통을 영원히 기념하고, 

천혜의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흔적을 남기는 뜻으로 공원을 조성하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안내문)

 

터널 쪽으로 걸어가는 데, 덤프트럭이 시커먼 매연을 잔뜩 내뿜으며 힘겹게 고개를 오른다.

청정지역을 매연으로 오염시키는 디젤차량을 전기차로 바꿔야 매연을 감소시킬 수 있겠다.

제주도 우도는 거의 대부분이 전기차라 이런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다.

 

 

터널을 통과하고 나오니 웬 농부가 걸어오냐며 말을 놓는다.

가까이 다가가니 모자 밑으로 드러난 백발을 보자 갑자기 말을 높인다.

이곳 주민으로 어렸을 땐 길이 없어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태하초등학교까지 십리길을 걸어 다녔다고 한다.

이런 곳이 어디 이곳뿐이랴, 대부분의 섬이나 오지가 다 그랬다.

그런 고생은 즐풍의 윗세대까지 해당되고,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며 집집마다 땅을 무상으로 내놓고 도로를 넓히며 도로환경이 좋아졌다.

 

곰바위도 가까이서 보니 별로 곰처럼 생기지 않았다.

이 바위는 나중에 울릉도를 일주할 때 귀여운 아기곰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러 해외로 떠나는 여행기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산길을 걸어 학교에 다니는 오지의 어린 학생을 볼 수 있다.

해방 전후의 우리나라라 환경이 그렇게 열악했다.

전쟁을 치르고 폐허에서 맨손으로 시작해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며

우리나라는 2021년 유엔에서 공식적 선진국임을 인정받았다.

지금의 어려운 나라가 그만한 시간이 흐르면 과연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