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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울릉도·독도 지질공원

거주지인 울릉도 통구미마을 한 바퀴 탐방

by 즐풍 2022. 4. 14.

2022-44

 

 

 

2022.4.10 (일)  09:05~11:55,  11km 이동 

 

 

지난번 태하항의 향목 모노레일을 이용해 울릉도등대를 오르며 본 해안 산책로가 멋져 버스를 타고 가려고 숙소를 나섰다.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스틱이 필요할 거 같아 숙소로 돌아와 스틱을 들고나가니 벌써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를 놓쳤으니 대타로 마을 뒷산인 뾰족봉을 오를 생각에 길을 나섰다.

가파른 옛날 길을 돌고 돌아 뾰족산과 연결된다 싶은 곳의 밭에서 일하는 주민에게 길을 물으니 길이 없다고 한다.

버스도 놓쳤고, 뾰족산으로 가는 길도 없어 무던히 옛길을 따라 걷는다마는 이 산길엔 별로 볼 게 없다.

 

 

 

통구미마을 산책 코스

(트랭글이 마지막에 잠든 걸 깨워서 저장했더니 잠자던 구간은 직선으로 표시됐다.)

 

산길로 오르며 보는 통구미 터널이 통과하는 암릉

 

산 위의 산

 

거의 산 위까지 밭을 만들어 나물 농사를 짓는다.

울릉도는 비가 자주 내리는 데다 해풍이 습기를 몰고 와 식물이 잘 자라고 연하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산나물의 수확 시기가 같아 손이 없으면 수확하기도 어렵다.

농번기 때는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밭은 이리저리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어 이동과 수확물 운송이 쉽다.

 

뾰족산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능선과 이어진 산나물 밭에 농민 세 분이 나물을 한창 수확 중이다.

뾰족산 가는 길을 물으니 없다면서 괜히 구시렁구시렁거린다.

천성이 그런 사람들이다.

길이 없다니 올라온 길로 내려가긴 싫고 가던 길 계속 간다.

이 산길은 해안도로가 생기기 전에 이용하던 길로 산길 따라 구불구불한 게 많이 걸어야 한다.

 

 

 

 

가다 보니 어느 리조트 앞 카페가 나오길래 들어가 본다.

 

잘 지은 리조트

 

해외여행이 막히자 갈 데라곤 제주도와 울릉도뿐이라 요즘 인기가 많아졌다.

4월부터 성수기라 울릉도는 배편을 구하기도 어려워 일찌감치 예약하지 않으면 발만 동동 굴려야 한다.

울릉도에 들어오실 거면 적어도 2주 전엔 예약해야 한다.

사진은 리조트 라페 루주이다.

 

크게 볼 게 없는 산길 돌고 돌아 울릉도 농업기술센터 내 자생식물원의 꽃밭에 들렸다.

 

 

 

 

작은놈이 귀엽다.

 

이건 여러 꽃송이가 모여 큰 꽃 모양을 보여준다. 뭔지 모르겠다.

네이버에선 앵초 페르시아 아네모네로 검색된다.

 

사동항

 

포항 영일만을 오가는 뉴 씨다오 펄호

 

 

사동항 방파제다.

이 방파제 우측에 있는 테트라포드 위로 약 1,600여 m의 활주로가 놓일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당초보다 늘어나 2027년 정도에 완공될 것이라고 한다.

사동항에서 통구미 방향으로 나가는 가두봉을 깎아 바다를 메우는 작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활주로에 들어갈 재료를 공급받으면서 경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데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도 없어지게 된다.

그때가 되면 울릉도는 훨씬 오기 쉬운 곳이 될 테니 앞으로 5년 정도 더 기다리시라.

 

방파제를 만들기 위해 산을 부숴낼 작정이므로 대신 터널을 뚫어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방파제보다 터널이 먼저 생긴다.

 

벌써 방파제와 연결되는 도로 앞바다를 메우는 공사 중이다.

 

지난주에도 안 하던 공사를 지금부터 슬슬 공사를 시작한다.

 

작고 귀여운 등대, 밤엔 불빛이 돌아가며 등대임을 알린다.

 

이 가두봉이 다 깎일 판이다.

 

 

 

통구미 마을이 점점 가까워진다.

 

이 바위를 중심으로 서면과 울릉읍의 경계가 된다.

 

 

 

사동향 방향의 가두봉이 뭉터기로 잘려나가며 이곳 지형을 크게 바꾸게 된다.

이 사진 역시 미래엔 역사적 유물이 될 테니 울릉도 공항은 우공이산의 역사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없어질 산의 해안도로를 대신할 터널을 공사 중이다.

 

 

 

갈매기는 바다에 있는 바위를 좋아한다.

새는 변비가 없다.

아무 때고 찍찍 갈기니 날면서도 분변을 갈긴다.

이 바위는 맨 위 자리가 좋은지 위쪽에 하얀 분변이 많다.

바닷가에 가면 이런 분변이 파도에 밀려와 물과 닿는 바위엔 온통 분변이 붙어 석화처럼 변했다.

 

통구미마을로 넘어가는 마지막 구간의 도로도 좁다고 느꼈는데,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데 좁은 도로에서도 추월을 심심치 않게 한다.

어느 버스 기사는 울릉도 사람들처럼 버스에게 양보하지 않는 도시는 없다고 한다.

그래도 도시에서는 버스에게 양보하는 미덕이 있다며 다소 불만 섞인 말씀을 한다.

 

 

 

 

 

 

 

우리 팀이 저 가두봉을 마지막으로 볼 증인이 된다.

 

숙소 앞 거북바위는 어제, 오늘, 내일, 이곳에 있는 동안 계속 마주치게 된다.

 

뒤돌아 보면 해안가 끝의 가두봉 상당 부분은 공항 활주로로 없어지게 된다.

이곳에 있는 동안 잘 봐 둬야 한다.

 

 

 

 

깜박하고 스틱을 안 갖고 나가는 바람에 가려던 태하항을 포기하고 의도치 않게 동네 한 바퀴 돌았다.

울릉도 사람은 맨날 보는 풍경이라 새로울 게 없지만 잠깐 이곳에 온 즐풍은 모든 게 새롭다.

늘 새롭게 보며 풍경을 담으면 세월이 지나 옛날엔 그랬지 하며 즐풍의 사진을 찾을지도 모른다.

당장 5년만 지나면 사동항의 산이 뭉터기로 잘려나가면 온전한 모습의 산 사진이 필요할 때가 있겠다.

그러니 즐풍이라도 많은 사진을 남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