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03
2022.1.11 (화) 10:49~16:47(6시간 산행, 휴식 26분, 12.1km 이동, 평속 2.1km/h) 영하 10℃
산행 코스: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중흥문-용암문-노적봉-만경대허릿길-백운대-대동사-원점회귀
지난주에 일산백병원에서 검사한 결과를 보는 날인데, 모든 결과가 좋다고 하니 다행이다.
세 달 전에 국가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당뇨 수치가 경계선에 있어 큰일 났다 싶어 마시던 커피를 끊었다.
오전과 오후에 한 잔씩 마시던 달달한 맥심 커피가 당뇨 수치를 높였기에 가차 없이 끊고 블랙으로 바꿨다.
블랙으로 바꾼 뒤부터 커피에 손이 가지 않고 맥심 커피도 갑자기 맛이 없어 커피 마시는 것도 줄었다.
전에 동료 직원이 당뇨로 하루에 네 번씩 투석하는 걸 지켜봤다.
그 동료는 10여 년 전 운 좋게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끝내 운명을 달리했다.
당뇨가 이렇게 무서운 병이란 걸 알고 난 뒤 당뇨 수치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모든 병은 키우기 전에 철저한 관리로 극복해야 한다.
즐풍은 13년 전 심장에 스텐스 4개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은 뒤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한 등산을 이어오고 있다.
고지혈이 생길만한 음식을 먹지 않아도 가족 병력으로 심혈관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은 많이 좋아져 심혈관질환이나 심지어 암도 수술하면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
오늘 받아 든 검사 결과에 만족하며 가까운 북한산으로 들어선다.
북한산 등산 코스
지난주에 검사받고 난 뒤 도봉산 산행할 땐 날씨가 흐려 산행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
오늘은 초미세먼지는 나빠도 미세먼지 상태가 좋아 시야가 좋다.
시베리아에서 한랭전선이 내려오며 코가 떨어져 나갈 만큼 추워 중국발 미세먼지가 들어올 틈이 없기 때문이다.
산성계곡으로 들어오니 서암사 문화재 복원공사도 거의 끝나 대웅보전이 큼지막하게 들어섰다.
계곡으로 오르며 보는 원효봉 일대
중성문이다.
북한산성을 쌓을 때 서쪽의 대서문 일대가 낮아 이를 보강하기 위에
중성문을 중심으로 좌우로 성벽을 더 쌓은 곳이다.
이 중성문 우측으로 의상능선으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며 성벽을 쌓았고,
좌측으로는 시체를 성 밖으로 보내던 시구문(屍柩門)이 있다.
이 시구문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갈 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
시구문이 끝나는 곳에 수문(水門)이 설치되어있다는데, 지금은 흔적만 보인다.
중성문에서 보는 노적봉 뒤로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가 주먹만 하게 보인다.
산영루는 북한산성 내 위치한 대표적인 누각이다.
당대의 수많은 문인들이 사랑했던 곳으로 여러 시문을 남긴 장소이다. (안내문 일부)
계곡에서 다시 보는 산영루는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으나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오래전에 복원한 성벽의 일부
용암문 방향에서 올려다본 용암봉
용암봉 정상 입구의 풍경
용암봉 정상을 오르지 않는다.
만경대를 남쪽인 용암봉에서 보는 훤칠한 모습이 보기 좋아 일부러 올라온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보는 왼쪽의 노적봉
만경대는 정상 능선을 연결하는 암벽 타기가 개발되었고, 노적봉은 남서쪽 벽면을 타고 암벽루트가 유명하다.
왼쪽 바위는 코끼리바위 옆면이고 조금 우측으로는 신랑신부바위다.
가운데 건너편은 북한산 인수봉 조망이 좋은 영봉
맨 뒤에는 왼쪽부터 사패산 정상의 암릉을 지나 도봉산 오봉이 가깝게 다가서고
능선 따라 우측으로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 일대의 뜀바위, 신선대,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한눈에 조망된다.
당겨본 만경대의 시원한 암릉
이번엔 노적봉으로 올라가며 보는 북한산 정상 일대의 풍경이다.
어젯밤 눈은 바닥에 밟힐 만큼 겨우 5mm 정도로 적게 내렸다.
온 듯 만 듯 한 눈이지만 이런 눈이 더 위험해 노적봉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중턱에서 조망한다.
백운봉 암문을 지나 만경대로 이어지는 구간엔 아직 상고대가 남아있다.
앞서 용암봉에서 보던 만경대는 다른 얼굴을 내보인다.
그쪽에서 볼 땐 시원스럽게 보이던 암릉이 이곳에서 울퉁불퉁한 게 근육을 접은 듯 보인다.
저 암릉의 허리에 길을 내 백운대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어렵지 않게 가게 된다.
북한산성은 왼쪽 백운대로 올라가며 산성은 이어진다.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에 백운봉 암문이 자리하고 우측으로 만경대까지 산성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 그림에서 산성을 쌓을 수 없는 곳은 암릉 자체가 산성인 셈이다.
만경대 허릿길에서 보는 노적봉
북한산성은 행궁을 중심으로 왼쪽은 험란한 의상능선을 방패 삼아 성을 쌓고,
오른쪽은 이 염초봉과 원효봉을 연결하는 성벽을 쌓았다.
의상능선과 용암봉, 만경대, 백운대, 염초봉, 원효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천혜의 요새다.
다만 계곡을 지나 마을로 이어지는 대서문 구간이 낮은 곳이라 취약해 중성을 한 겹 더 쌓은 것이다.
만경대 허릿길 끝에서 더 가깝게 보는 백운대
오른쪽 하단부 힌 색상의 바위가 뒤로 나무가 보이는 부분이 성벽을 복원한 곳이다.
이 백운봉 암문은 백운대와 만경봉 사이에 있어 천혜의 요새다.
중국의 전쟁사에서 함곡관은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진다.
북한산에서 전쟁이 있었다면 백운봉 암문도 한 사람이 능히 수백 명의 적을 감당할 수 함곡관 같은 곳이다.
백운봉 암문을 끼고 백운대로 올라가는 길목
백운대로 올라가며 보는 만경대에 앞서 두 번이나 보았던 암릉과 다른 모습이다.
이곳은 비교적 나무가 많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게 보인다.
워낙 위험한 곳이라 암벽을 타는 사람이 두 명 이상 장비를 휴대했을 때만 오르는 건 허용한다.
얼굴바위
백운대 정상에 거의 다 올라가서 보는 인수봉
백운대로 오르며 보는 백운대 아래 광장에는 봄, 여름, 가을이면 많은 사람으로 떠들썩하던 곳이다.
오늘은 귀가 떨어져 나갈 만큼 추운 데다 평일이라 겨우 한 사람만 보인다.
정상에 올라와도 한 사람이 셀프 사진 찍을 뿐 바람이 심하니 그도 바로 내려간다.
□ 북한산 국립공원
북한산 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문화자원을 온전히 보전하고 쾌적한 탐방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우리나라의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 걸쳐 약 76.922㎢의 면적을 차지하며,
우이령을 중심으로 남쪽의 북한산 지역과 북쪽의 도봉산 지역으로 구분된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중생대 때 관입된 화강암이 주된 암석을 이루고 있다.
북한산을 구성하고 있는 화강암 지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풍화 침식되면서 보른하르트(Bornhardt),
토르(tor), 판상절리, 수직절리, 타포니(tafoni), 나마(gnama), 그루브(groove) 등 다양한 미지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생대부터 화강암의 지반이 융기 및 침식되어,
지금으로부터 약 2억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 중엽의 대보조산(大寶造山)운동에 의해 형성되었다.
북한산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지질명소로는 인수봉, 사모바위, 구천계곡 등 능선과 계곡을 따라 위치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수도권 최고의 야외 지질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거대한 화강암이 빚어낸 ‘선인봉, 자운봉, 만장봉, 우이암, 오봉’은 도봉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로 장관을 이룬다.
이처럼 북한산 국립공원은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주요 암봉 사이로 수십 개의
맑고 깨끗한 계곡이 형성되어 산과 물의 조화를 빚어내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1,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삼국시대 이래 과거 2,000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과 100여 개의 사찰, 암자가 곳곳에 위치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생태, 문화, 역사 학습장소를 제공한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도시지역에 대한 "녹색허파"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수도권 이천만 주민들의 자연 휴식처로도 크게 애용되고 있으며,
수도권 어디에서도 접근이 용이한 교통 체계와 거대한 배후도시로
연평균 탐방객이 865만 명(2009년 기준)에 이르고 있어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출처_북한산 국립공원)
숨은벽능선은 백운대 그늘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숨은벽능선 하단부와 영장봉
아래쪽 암릉에서 다시 보는 백운대
왼쪽 도봉산 오봉과 정상인 오른쪽 자운봉 일대
백운대의 명물인 오리바위
백운대를 끝으로 산행을 끝내며 어디로 하산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재를 거쳐 도선사로 내려가면 우이역까지 걷는 것도 부담이 크다.
몇 번을 고민하다 대동사 계곡으로 원점 회귀하는 길에 보는 보리사이다.
안방처럼 드나들던 북한산도 평택으로 이사 가고 난 뒤 지방 산행만큼 오기 힘든 곳이 되었다.
서울로 올라올 땐 늘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덩달아 즐풍 걸음도 빨라지는 게 싫다.
1년 하고도 3개월을 끊어버린 북한산에 이제야 발걸음을 디디며 추위로 서둘러 산행을 마쳤다.
청나라에 잡혀갈 때 지은 김상헌의 시를 내 마음인양 인용하며 북한산 산행기를 마친다.
가노라 삼각산아 - 김상헌 -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 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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