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165
2021.11.26 (금) 08:33~15:31(20.2km 탐방, 종일 걸은 거리) 쾌청
일산에 살 땐 주말이 돼도 걱정 없이 배낭 메고 훌쩍 다녀올 산이 많았다.
지방 산행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등 근교 산행 일색이었다.
거주지인 평택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한 뼘 정도의 낮은 산 밖에 없으니 늘 고민이다.
먼 데 산은 백수인 주제에 기름값을 부담할 수 없어 매번 지도만 이리저리 굴려 본다.
며칠 전 논산 탑정호에 동양에서 제일 길다는 출렁다리가 생긴 걸 알았다.
이미 뉴스를 통해 알긴 했어도 탑정호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오자 교통편을 알아본다.
논산역보다 연산역 교통이 더 편하다는 걸 알고 평택역에서 첫차를 타고 08:17에 도착했다.
버스로 환승해 돈암서원을 먼저 보고, 수락산, 백제군사박물관을 거쳐 탑정호 출렁다리에 들어선다.
□ 논산 탑정호
충남에서 두 번째로 넓은 호수로, 대둔산의 물줄기를 담아내는 탑정호는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고, 각종 수상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수려한 대둔산의 물줄기를 담아내는 탑정호에 가면 계절과 상관없이 근심이 풀어진다.
산은 강을 품고 강은 들을 품고 살지만 호수는 산과 강과 들을 품고 산다.
바다만큼이나 넓고 하늘만큼이나 깊은 호수가 바로 탑정호다.
탑정호는 서있는 위치에 따라 보는 맛이 다르다.
제일 권하고 싶은 곳은 부적 신풍리 쪽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 일 것이다.
호수를 깔고 서산으로 넘어가는 저녁노을을 보노라면 왜 논산이 노을의 고장인가를 알게 된다.
그 자리에 있어 본 사람은 잠시나마 여행의 피로를 풀게 되고 인생을 관조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높은 하늘의 거울이 되어 하늘과 호수의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탑정호를 일주하는 도로가 완공되어 드라이브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탑정호는 최대 3천만 여 톤의 담수를 저장할 수 있으며 물이 맑아 잉어, 쏘가리 등 담수 어족이 풍부하다.
낚시는 물론 윈드서핑과 수상스키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적합한 곳이다.
호수를 걸으며 산책을 하다 보면 아득하다 못해 먼 옛 추억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출처_논산시청]
탑정호 주변 탐방코스
백제군사박물관 탐방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만난 새 한 마리
탑정호 수변 생태공원 입구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수변생태공원에서 탑정호로 가는 길목은 호수를 가로질러 나무테크로 연결되어 있다.
호수에서 자라는 나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새싹이 막 올라올 때나 단풍 들었을 때, 서리꽃이 피어 눈부실 때도 참 멋지겠다.
호수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호수에 잠긴 나무를 볼 수 있다.
이곳도 물안개 피어오를 때 제대로 된 사진을 찍으면 언젠가 주산지 저수지처럼 각광받는 명소가 되겠다.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시선이라 역광이다.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탑정호 출렁다리에 들어선다.
다리 발판 절반은 나무 데크이고, 절반은 구멍이 뚫린 쇠그물 받침이다.
안전시설이라 믿고 걸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데, 많은 사람이 꼭 나무만 딛고 건너려 한다.
충남 논산시의 탑정호는 아시아에서 제일 긴 출렁다리는 지난해 10월 준공됐다.
그동안 코로나19로 개통을 미뤄왔다.
탑정호 출렁다리 길이는 600m로 동양 최대 규모다.
기존에 가장 긴 예당호 출렁다리보다 200m 더 길다.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방문객이 많아져 지역경제에 활력이 될 뿐 아니라 지자체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원주엔 산악형 출렁다리와 청양, 파주, 예산 등 전국 각지에 호수형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히트를 쳤다.
이에 질세라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장’을 내세우는 출렁다리를 만들었다.
자고 나면 생기는 출렁다리가 어느덧 전국에 190개 가까이 이른다고 한다.
탑정호 출렁다리는 코로나19로 1년을 넘게 기다린 끝에 2021.11.24 정식 개통을 했다.
개통식 여운이 걷히기도 전에 맑은 날 잡아 즐풍이 다녀간다.
탑정호 출렁다리와 대명산(181.3m)의 어울림
아시아에서 제일 긴 출렁다리라고 하지만, 중간 지점에 양쪽의 현수교를 고정하는 지점이 있다.
이렇게 중간에서 고정하기 때문에 별로 출렁거리지 않아 스릴을 느끼기에 부족한 만큼 안전한다.
폭은 2.5m라 사람이 교행 하는 데 불편함은 별로 없다.
주말을 앞둔 평일이라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여유롭게 통과한다.
이곳이 중간지점으로 "스카이 가든"이다.
양쪽으로 쉬어갈 수 있게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2층으로 만들어 간단한 차나 음료를 제공하면 좋은데, 번잡스럽고 정체를 우려하여 만들지 않았을까?
여느 출렁다리와 달리 주탑과 난간을 모두 흰색을 칠했다.
처음엔 눈에 잘 띄는 빨간색이면 좋았겠단 생각을 했으나 푸른 호수 위에선 흰색이 더 잘 어울린다.
왼쪽 선엔 달린 건 야경 조명을 위한 전구다.
오후 1시를 지나는 데도 평일이라 번잡스럽지 않아 좋다.
출렁다리가 600m라지만 금세 넘어왔다.
탑정호 현수 교각 형상으로 만든 의자에 꼭 영어를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요즘은 예쁜 한글 자형이 더 많아 잘 쓰면 보기가 더 좋은데...
주탑은 가운데 스카이 가든을 꼭짓점으로 양쪽 출렁다리를 들어 올리며 지탱한다.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는 데다 별로 출렁거림도 없어 안전한 느낌이다.
주말이면 보트도 운행하는 모양인데, 평일이라 쉬고 있다.
양쪽으로 매표소가 있으나 아직은 시범 기간으로 무료입장이다.
개방시간은 하절기엔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운행 종료 20분 전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동절기인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 이므로 이점 유의해야 낭패가 없다.
뚜렷한 흰색이라 시인성이 좋다.
탑정호는 유역 면적이 21,880ha에 저수량 31,611천㎥, 탑정호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관개 면적이 5,117ha다.
호수를 보면 바다처럼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가물어도 관개 면적은 농업용수 걱정이 없겠다.
전망 좋은 카페
근방에 박범신 작가 집필관이 있다기에 가보려고 한다.
가다 보니 트랭글이나 카카오 맵에서 위치 조회가 안 된다.
왔던 길 되돌아가기 싫어 산이랄 것도 없는 봉황산을 경유해 탑정호로 내려간다.
다시 돌아온 탑정호 둘레길이다.
계백장군 조형물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
호수에 둘 줄로 연결된 것은 음악분수다.
매일 19:30~22:00까지 운영하는 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탑정호 주변엔 관개 시설을 이용한 비닐하우스가 즐비하다.
논산을 비롯한 주변에서 싱싱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즐기길 바란다.
탑정리 석탑은 탑정호 제방 북쪽 끝에 있다.
지금은 수몰된 저수지 한가운데 ‘어린사(魚鱗寺)’라는 절에 있던 탑이다.
탑정호가 생기며 수몰되자 이곳으로 옮긴 것인데 대부분은 소실돼 사실 보잘것없다.
이 돌탑이 정자 모양이었는지 ‘탑정(塔亭) 마을’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탑정 마을의 이름을 따 호수 이름을 탑정호라 지었으니 이 석탑의 공덕이 크다.
탑은 가장 낮은 게 3층이니 나머지 2층은 마음으로 그려보자.
호수는 얼음이 언 듯 잔잔하다.
호수 안쪽으로 길쭉하게 알박기 한 땅에 소나무 군락이 제법 실하다.
잠시 쉬어가면 좋겠지만, 16:14분발 연산역 KTX를 타야 하므로 사진 찍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곳의 대중교통은 불편한 편이다.
논산역에서 귀가하면 교통편이 좀 더 좋았을지 모르나 생각 없이 연산역으로 끊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려 걷는 것보다 겨우 10여 분 빠르다.
잘못하다가는 기차를 타지 못할 상황이라 큰길까지 5km를 걸어 버스로 이동했다.
하여 걸은 거리가 20km가 넘은 장거리 트래킹을 감행하며 논산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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