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63
2021.11.17 (수) 09:52~17:25 (7시간 33분 산행, 41분 휴식, 16.9km 이동, 평속 2.4km/h) 맑은 후 흐림
여수 생활을 끝내고 귀가한 뒤 청송 주왕산을 다녀온 게 산행의 전부다.
그 뒤 단풍 구경하겠다고 산책 삼아 나들이 몇 번 가고 나니 벌써 40여 일이 지나간다.
주소지인 평택은 산다운 산이 없어 외지로 나가야 하는 데, 갈만한 산은 너무 멀다.
교통이 편한 서울 쪽 산행을 선택해도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이상 걸리니 산행보다 고행이 먼저 시작된다.
우연히 관악산 도사능선에 그럴싸한 남근바위가 있다는 걸 알았다.
산행할 목적지가 생겼으니 이제 또 반짝 거리는 눈으로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네 번의 환승 끝에 산행 들머리인 서울대 정문에 내릴 때까지 두 시간 넘게 시간을 잡아먹었다.
차량 운행은 비싼 기름값에 통행료와 주차비까지 부담하면 제주행 항공료보다 비싸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 경기의 소금강, 관악산
빼어난 기암절벽과 울창한 산림이 어우러진 해발 629m의 관악산은 갓 모양을 닮은 아름다운 바위산이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에 널찍이 자리 잡은 관악산은 예로부터 수많은 전설과 문화유적을 남겼다.
주봉인 연주봉에는 고려 충신들의 애환이 담긴 연주대가 자리하고,
그 아래에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 연주암이 있다.
산자락에는 과천향교, 온온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하여 4계절 모두 사랑받는 산이다.
[출처_과천시청]
입동이 지난 지 열흘이 넘어 겨울인 줄 알았더니 아직도 단풍이 남아있다.
온난화 영향으로 세월이 지날수록 겨울은 더디게 지나간다.
가을 끝자락을 잡고 있는 작살나무 열매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칼바위능선의 칼바위 국기봉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도사능선을 찾지 못한 것이다.
말도 처음 듣는 도사능선은 도대체 어디냐?
오늘 사진은 몇 장 안 돼 칼바위 국기봉 사진 몇 장 투척한다.
산에서 내려올 때 만나는 칼바위 국기봉은 그래도 오르기 쉬운 편인 데,
반대로 칼바위 국기봉을 오른 다음 마지막에 있는 나무 계단으로 건너가는 게 어렵다.
너무 오랜만에 바위 산을 타다 보니 감이 떨어진 건지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 애를 먹었다
버벅대고 건너편 바위로 이동하느니 아래쪽으로 내려가 안전하게 이동할 생각이다.
전에 안 보이던 새로운 바위를 보게 된다.
이 바위 위에서 깃대봉으로 이동하긴 쉬우나 반대방향으로 진행하긴 어렵다.
더 멀리서 보는 칼바위 깃대봉
삼성산인 칼바위 깃대봉을 지나 우측 호암산의 민주동산 깃대봉으로 간다.
관악산과 삼성산은 무너미고개에서 서울대 수목원으로 가는 계곡이 두 산의 경계선이다.
하지만 삼성산과 호암산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호암산 민주동산의 깃대봉이 다소 떨어진 곳에 있어 관악산, 삼성산 11국 기봉 종주할 때 많은 사람이 지나치기 쉽다.
평일 산행이라 서울에 있는 산인데도 등산객을 별로 만날 수 없다.
삼성산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인기 없는 지역인 이유도 있다.
멀리 남산타워 뒤로 미세먼지와 질 나쁜 대기가 사막의 모래폭풍처럼 검게 보인다.
서울은 대부분 저런 질 나쁜 공기 속 생활인데, 뭐가 좋다고 건물 값은 매달 기록을 경신하며 천정부지로 오를까?
모르긴 해도 공기 좋은 시골보다 수명이 몇 년 단축되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도 비싼 생활비 부담하며 저런 곳에서 살길 원하니 모두가 미쳐가는 건 아닐까...
건물값이 오를 땐 오른다고 난리고, 요즘 또 잠시 집값이 보합에서 떨어지니 떨어진다고 난리다.
그에 더해 2%도 안 되는 종부세 대상자의 부담이 높다고 언론은 가진 자를 대변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른 건물값에 좋아라 할 땐 언제고 그에 비하면 푼돈인 종부세로 정부를 헐뜯기 일쑤다.
기래기는 항상 정부를 까야 대접받는다고 생각한다.
어느 대통령 후보는 종부세를 없애겠다며 여론을 호도하는 데, 생각 없는 국민은 여기에 혹해 부화뇌동하니 한심한 세상이다.
종부세를 폐지하는 만큼 없는 자에게 세금 부담을 늘린다는 돼 먹지 못한 심보를 눈치채지 못하니 안타깝다.
민주동산에서 마당바위를 지나 남근바위가 있는 도사능선을 찾으러 내려간다.
관악산 계곡 사이에 있는 서울대 전경
길 없는 곳에 장미 한 그루가 있는 걸 보면 누군가 일부러 심었겠다.
주변에 제법 멋진 바위와 쉬어가기 좋은 곳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입동을 지난 지 벌써 열흘이 지났으니 겨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데, 철 모르는 장미가 불시 개화를 했다.
예쁘게 폈으나 봐줄 사람이 없어 서운했을 감정을 즐풍이 위로한다.
장미 옆 바위
자운암능선과 기상관측소가 있는 관악산 정상 부근
모자능선을 지나 깔딱고개에서 하산한다.
깔닥고개를 지나며 도사능선이 시작되니 찾으려는 바위는 멀지 않지만, 더 갈 시간이 안 된다.
관악산 호수공원을 만나기 전 단풍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예쁜 게 제법 많다.
날이 어두워져 이 나무 한 그루 찍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올 때와 달리 카카오맵은 버스를 타고 사당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사당역에 도착했으나 4호선 열차 고장으로 30분 늦게 도착했다.
첫 번째 도착한 열차는 사람이 너무 많아 타지 못 하고, 다음 열차에 올랐다.
이어서 다음에 환승할 열차는 서동탄으로 가는 열차라 한번 더 기다려야 했다.
산행만큼 귀가도 힘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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