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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관악·삼성·수락·불암산

관악산의 눈꽃과 상고대를 만나러 갔는데...

by 즐풍 2021. 12. 20.

2021_171  

 

 

 

2021.12.19 (일)  08:16~14:29(6시간 16분 산행, 25분 휴식, 12.2km 이동, 평속 2.0km/h)

 

 

12월 하순을 앞두고 엄동설한의 동장군이 찾아왔다.

진정한 산꾼이라면 볼때기가 떨어져 나갈 만큼 추운 겨울을 기다리기도 한다.

게다가 눈이 오고 난 뒤 습도가 높고 바람이 많은 강추위가 엄습한 다음날이면 더욱 그렇다.

이런 날씨 조건이라야 평소에 보기 힘든 상고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날씨누리의 관악산 인근인 청계산의 어젯밤 자정엔 영하 4℃에 눈이 내리며 바람은 초속 4m로 예보한다.

이후 점점 기온이 떨어지며 오전 5시에 영하 7℃에 습도는 70%이나 바람은 초속 2~3m로 약해진다.

체감온도는 영하 7~8℃라지만, 바람이 너무 약하단 생각이 든다.

바람이 약해 나무에 내려앉은 눈은 볼 수 있어도 상고대는 보지 못하겠단 우려를 갖고 집을 나선다.

 

 

 

관악산 등산코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같은 능선으로 오르며 정상을 보니 눈 내리 풍경이 시원해 보인다.

 

눈은 3~4cm 정도 내렸으나 바람이 없고 날도 풀려 상고대 생각을 접어야 한다.

이런 날씨라면 눈도 오늘을 넘기지 못하고 다 녹겠단 생각이 든다.

그나마 날씨가 좋은 걸 위안 삼아야 한다.

 

케이블카 능선 정상의 통신탑

 

산 위 날씨는 좋아도 지상은 뿌연 가스가 내려앉아 시야가 별로 좋지 않다.

롯데타워 높이까지 가스층이 잠겨 서울 어디든 건강에 상당한 위협을 받겠단 생각이 든다.

 

반면 상 정상은 더없이 맑고 깨끗하니 이럴 땐 등산이 그나마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느낌이다.

 

오늘도 관악상 정상의 풍경을 여러 곳에서 보며 그 시원한 모습을 보게 된다.

 

 

 

사당 능선의 대한민국 지도바위가 있는 봉우리다.

 

관악산 정상은 정상에 있거나 멀리서 조망하거나 모두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정상에는 가장 멋진 바위에 추사 김정의 집자로 관악산(冠岳山) 글자를 새겼고,

멀리서 보면 기상관측소인 흰 원형 구조물과 도드라지게 드러난 바위에 지은 응진전이 보기 좋다.

게기에 애물단지처럼 보이는 통신탑도 나름대로 제 역할을 다한다.

 

 

 

응진전은 양쪽 방풍막뿐만 아니라 돌아가며 붉은 연등을 달아 멀리서도 선명하게 눈에 띈다.

이런 코로나 시국에 관악산은 등산객에겐 많은 영감과 위로를 건네는 명산이다.

 

관악사다.

오늘은 여태껏 방문하지 않았던 관악사를 들려볼 생각이다.

 

 

□ 관악사

 

관악사는 신라 문무왕 17년(677) 의상대사가 연주대와 같이 처음 만들었고, 수행하였다.

그 후 조선 태종 11년(1411)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충령대군에게 세자 위를 전위한 후

관악산에 올라 전위에 따른 심정을 달래며, 효령대군이 수양하던 곳이다.

18세기 후반까지 사찰의 명맥을 유지하였으나 점차 쇠락하여 폐사지가 되었다.

이후 2005년 관악사지로 경기도 지정문화재로 지정되고, 2015년 6월 발굴조사를 했다.

2016년 10월 관악사 복원 공사를 착수하여 2021년 3월 점안식을 봉행하였다. (안내문 편집)

 

 

이제 관악사는 복원되었으니 더 이상 관악사지가 아니라 관악사이다.

등산로 이정표나 지도에서도 관악사로 표기해야 한다.

관악사 무량수각(无量壽閣)이다.

 

관악사에서 올려다본 응진전은 늘 보던 모습과 많이 다르다.

 

기상관측소와 응진전

 

전나무에 내려앉은 눈꽃

 

이 계단에 즐풍이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다.

 

연주암 인근에서 보는 관악산 정상은 눈이 부시도록 시원하다.

공활한 가을 하늘보다 더 푸르고 깊다.

 

 

 

정상을 오르지 않고도 정상의 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전망대에서 보는 정상과 응진전의 모습

오늘은 정상을 오르지 않고 육봉으로 이동한다.

 

사당능선

 

건너편 청계산

 

말바위가 호위하는 관악산 

 

관악산 정상과 사당능선의 시원한 풍경

 

 

 

국사봉의 한 암릉

 

이런 바위가 모여 커다란 국사봉의 모습을 보인다.

국사봉의 모습을 온전히 보려면 미소능선으로 내려가는 게 제일 좋다.

그러자니 뒤돌아 조금 올라가야 하기에 귀찮아 그대로 내려간다.

 

불꽃바위는 정말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이라 양기가 가득하다.

어디 이뿐이랴.

관악산에 수없이 많은 불꽃 모양의 바위가 많아 화기가 서울 북악산 아래 궁궐까지 미친다고 생각으로

궁궐 앞에 화기를 막는다는 해태상까지 만들었다.

한낱 바위에 불과하나 풍수지리에 밝은 조선에서는 해태상을 세우며 불조심을 강조한 것이다.

 

불꽃바위 위에 국사봉 바위도 보인다.

 

통신탑과 오른쪽 국사봉

 

 

팔봉 정상의 팔봉 국기봉에 더 이상 국기가 게양되지 않는다.

이정표에는 구국기봉이라고 되어 있으니 예전에 국기봉이었다는 뜻이다.

즐풍은 관악산, 삼성산의 11국기봉, 13국기봉을 세 번 종주했다.

관악산, 삼성산에 다른 국기봉도 없어진 게 더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산에 국기봉이 있을 필요는 없다.

국기봉은 비교적 높은 곳에 설치되어 늘 바람에 나부껴 쉽게 닳다 보니 자주 갈아줘야 한다.

그렇다고 이게 지자체의 업무는 아닌데 국기가 훼손되면 지자체 탓을 한다.

의미 없는 국기봉을 전부 없애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산은 그 자체로 족하기 때문이다.

 

한때 틀딱부대의 태극기로 국기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다.

그래도 태극기까지는 이해하는데, 뭔 놈의 미국 국기와 이스라엘 국기까지 동원하는 정신 나간 짓거리였는지...

한심한 족속들 같으니...

 

 

 

 

육봉능선

 

건너편 팔봉능선

 

육봉 정상에 휘날리는 태극기 

 

5봉과 4봉

 

휴일인 일요일인데 눈 때문에 위험한지 육봉능선으로 올라오는 등산객은 없다.

올라온다고 해도 모두 우회한다.

즐풍도 안전을 위해 관양능선으로 내려갈 생각이다.

 

육봉 정상의 태극기

 

이 바위 사이를 통과하며 관양능선으로 하산한다.

 

하산하며 보는 육봉 정상  

 

건너편 지능선의 암릉

 

육봉 정상에서 보던 바위인데, 이름이 뭘까?

 

 

 

 

 

육봉능선의 봉우리가 다 잡혔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봉우리 이름이 붙으니 하나씩 올라가게 된다.

 

 

 

 

날씨가 추워 상고대가 피길 바랬으나 아침에 잠깐 추울 뿐 점차 기온이 올라갔다.

2월 초까지 추울 날은 많을 테니 상고대를 볼 기회가 몇 번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더 높고 더 추운 오지로 가야 한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