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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속리산

속리산국립공원의 백악산도 날이 궂으니 별 수없어

by 즐풍 2021. 11. 3.

2021_156

 

 

2021.10.9  08:09~14:31, 6시간 21분 산행,  42분 휴식, 13.2km 산행, 평속 2.3km/h, 흐림

 

 

어제 경북 군위군의 아미산 등산을 오전에 끝내고, 다음 산행지인 주왕산 등산을 위해 청송에 갔다.

대략 1시간 20여 분 걸려 청송에 도착했으나 주왕산을 산행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하여 청송 도서관에서 소지한 아이패드로 여러 가지 검색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그럴 때 밖엔 한동안 비가 요란하게 쏟아져 오후 등산은 안 가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으려고 좁은 시내를 두세 바퀴 돌아다녔으나 마땅한 식당이 눈에 띄지 않는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청송을 대표할 음식이 없는 것도 한몫하는 셈이다.

어느 골목의 식당에 기대하지 않고 들어섰으나 반찬이 의외로 깔끔하고 맛있다.

잠깐 가졌던 불편한 마음이 사르르 녹는 순간이다.

 

내일 주왕산 등산을 위해 날씨를 검색하니 비가 온다는 예보다.

이런 젠장, 귀가할 경로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의 산을 검색하기 바쁘다.

괴산 지역이 비가 안 오고 흐리다기에 괴산 명산을 검색하니 백악산이 보인다.

아닌 밤중에 운전대를 잡고 두 시간 넘게 달려 백악산 인근에 도착했다.

 

백악산을 옥량폭포를 들머리로 잡고 산을 오르려고 하는 데, 마을 사람들이 길을 막고 들여보내지 않는다.

수확을 앞둔 송이버섯을 지키려는 눈물겨운 지킴인데, 등산객을 모두 잠재적 절도범으로 보는 부당한 처사다.

즐풍은 오늘 청송 주왕산에서 비가 온다기에 밤새 달려서 백악산으로 왔기에 꼭 산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10분 넘게 펼치며 관철시켜 결국 산행하기에 이른다.

 

 

 

□ 백악산 (국립공원공단에서 관리)

 

백악산은 백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라 전해온다.

산에 올라 작은 바위들을 넘다 보면 백개는 충분히 되리라 생각이 들 정도로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다.
백악산은 괴산군 사담리까지 길이 좋아지고 대방리 계곡이 아름다워 최근 대방리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산 자체가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근의 낙영산, 공림사, 청소(淸沼),

천연기념물 망개나무 자생지 등 볼거리와 피서 장소가 많기 때문이다.

웃대방리 참나무·낙엽송 조림지를 지나 15분쯤 계곡길을 오르면 수안재를 가는 길이 나오고,

10분 정도 더 가면 수안재가 나온다.

입석리에서 오르더라도 이곳을 거치게 되어있다.

나지막한 이 재에 오르게 되면 고개를 타고 넘는 계곡 바람이 시원하다.
수안재에서 15분 정도 남동쪽 능선을 타고 오르게 되면 잘 다듬어진 바위 위에

부처바위가 남쪽을 바라보고 점잖게 앉아 있는데 머리가 없는 부처바위이다.

이 바위는 100미터 정도 더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그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다.

부처바위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침니를 이룬 바위 틈새로 길이 나 있고 조금만 힘을 쓰면 맨손으로도 오를 수 있는 곳이지만,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오른쪽으로 잘 나 있다.
침니 바위에서 참나무 숲 능선을 통과하여 25분 정도면 819m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나뭇가지 사이로 국회의사당 지붕처럼 생긴 돔형 바위와 그 뒤로 백악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돔형 바위를 바라보며 6~7분 가면 돔형 바위가 발가벗은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이 바위산을 왼쪽으로 휘돌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 바위는 깊은 크랙을 형성하고 있어 내려다볼 경우 아찔하기까지 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굵은 로프를 의지하며 바위지대를 내려서고 안부를 지나 촛대바위를 지나는 등

돔형 바위를 떠난 지 30분이면 정상에 서게 된다.

                                                                                            [출처_괴산군청]

 

백악산 등산코스

 

 

 

□ 옥량폭포(玉樑瀑布)

 

옥양동의 석문사 깊은 골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구름다리 사이로 무지갯빛 옥수를 토해내니 옥량폭포다.
화북면 입석리 옥량동의 계곡에 있다.

백악산이 길게 뻗은 줄기의 북면(北面)이다.

이 쪽은 남면인 영화 쪽의 유순(柔順)과는 대조적으로 암반이 험준하고 인상이 강직하다.
이러한 산세에 따라 계류 또한 굴곡(屈曲)과 영진(盈進)이 무상(無常)하여 격탄(激灘)과 청간(淸澗)과

청담(澄潭)이 연속되었다가 마침내 조화의 극치인 이 옥량과 폭포가 이루어졌다.


옥량은 길이 약 20m, 넓이 2m, 암석이 대들보나 교량 같이 폭포 위에 걸쳐져 있는 천상의 작품이다.

처음은 둥글고 가늘다가 갈수록 모나고 넓고 커졌다.

무엇이라 어떻게 표현이 어렵다.
아무튼 밑으로 물이 흐르니 하나의 돌다리다.

그러나 다시 보면 백포(白布)와 같이 폭포를 매어 단 대들보이다.

자세히 보면 조화의 공법은 시종과 표리가 분명하고 또 완전하며 귀중한 것을 감추는 배려도 있었다.
그냥 하나의 돌을 걸쳐 놓은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전후(前後), 방원(方圓), 후박(厚薄) 모두 다 있고

조금도 부러지거나 흔들릴 염려가 없는데도 가운데에 큰 바위로 고임돌을 세워 안전을 다하였다.
그러나 다리를 건너가려면 약간 비탈져서 조심하지 않고는 어렵다.

기어가거나 타고 가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 무언의 교훈을 준다.

 

그런가 하면 다리에서 보면 위에서 오는 물은 큰 바위를 늘여 세워 가리고 밑으로 흐르는 물은

단애로 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비경을 만든 것이다.
비록 국(局)은 적으나 별건곤(別乾坤)이다.

폭포는 옥량 위의 바위 밑에 청담(淸潭)을 만들어 많은 물을 모아서 한숨 쉬고는

넓은 암반에 다 넓게 펴서 잔잔히 비늘 지어 살며시 옥량 밑으로 내리다가 그대로 10여 장을 떨어진다.

억겁을 떨어지고 또 떨어져 바위가 닳고 뚫어져 구멍이 나고 골이 지고 웅덩이가 되었다.

모두 다 흰돌이고 그 사이를 물이 흐른다.

널찍널찍한 반석이 깔리고 굵직굵직한 바위가 널려 있다.

위에는 늙은 소나무가 서고 틈에는 철쭉이 꽃을 피운다.
조그마한 모래사장이 생기고 어김없이 갈대가 나고 땅버들이 났다.

그리하여 천여 객이 함께 와도 쉴 그늘이 있고 앉을 반석이 있고 목욕할 웅덩이가 있다.

또 몇 날을 보아도 못다 볼 경관이다.

오리의 계곡이 굽이마다 풍경을 새롭게 하고 돌마다 바위마다 모두가 특색이 있다.

화초가 있어 향취가 있고 수림이 있어 바람 소리 상쾌하다.

층을 지어 대가 되고 높이 솟아 누각이 되고 널찍이 펼쳐서 정자가 되었다.

이 모두가 천작이다.

속세의 풍물은 원래가 아니다.

 

폭포 옆에 작은 굴이 있다.

겨우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

내부에는 바위가 엉켜있고 어두워서 자세히 관찰할 수 없으나 기괴한 형상들이 널려있어

흥미롭고 나오는 곳은 한층 위이다.
어찌 보면 지상과 지하의 대조를 위한 것 같고 아니면 위에 있는 보굴의 시작품인 것 같다.

계곡 상류의 중복(中腹)에 거대한 층암이 마치 지붕과 같이 생겨 있고 그 안에 굴이 있다.

이름하여 보굴(寶窟)이다.
굴 안에 미륵불상이 있고 그 뒤에 가파른 층벽을 나무를 휘어잡고 올라가서 왼쪽으로 들어가는데

깜깜하게 어둡고 암벽 사이의 통로도 좁아서 몸이 조금 큰 사람은 나갈 수 없다.

30m쯤 들어가면 뒷 굴이 나온다.

이 굴은 방 하나와 부엌 하나가 될만한 크기이다.

이 보굴에는 정감이 넘치는 전설이 전해 온다.
세조의 공주와 김종서의 손자가 원수의 자손인 줄 서로 모르고 이 굴속으로 피신하여 앞과 뒤의 굴에서

각기 살다가 결혼하기에 이르니 결국 원수를 사랑으로 승화시킨 굴이므로 보굴 중의 보굴이다.
근래까지 굴 앞에 암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정화(淨化)되고 자연의 동굴과 정화(情話)만이 남아 있다가

근래에 석문사(釋門寺) 불사가 진행 중이다.

                                                                                                [출처_상주시청]

 

 

상주시청의 담당자가 명문장가인 모양이다.

옥량폭포 주면에 보굴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산행하기에 바빠 옥량폭포만 대충 찍고 오른 잘못이다.

나중에 다시 갈 기회가 있으면 다시 잘 살펴봐야겠다.

 

산행하며 보는 암봉

 

마을은 고요하고 산 위는 구름에 덮였다.

날씨가 좋으면 속리산 암봉 군락을 여지없이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바로 이 백악산이다.

하나 오늘은 포기해야 한다.

 

 

 

갑자기 구절초 군락지가 나타났다.

지자체에서도 대형 구절초 군락지를 만들어 명소로 탈바꿈시키면 많은 등산객이 모이겠다.

 

하나둘 씨가 떨어져 몇 개 안 남은 산부추 열매

 

국립공원에서 유방바위를 솥뚜껑바위로 순화시켜 등산객의 마음까지도 순화시킬 의도였으나

본능이 더 빠르게 다가온다.

옛날 지도엔 강아지바위라고 나온다.

 

 

 

상주·괴산의 명산이라는 백악산을 찾았으나 낮게 뜬 구름으로 조망이 전혀 없다.

그냥 백악산을 등산했다는 이력 하나가 더 추가될 뿐이다.

 

백악산 정상 표지석 앞 바위 쉼터

 

덕봉(돔형 암봉)이 있는 거대한 암봉이 백악산 최고의 풍경이다.

 

 

 

속리산 암봉 군락이 있는 마루금은 구름이 삼켰다.

 

조금 더 형체가 드러난 상단의 덕봉

 

코끼리 모양의 바위를 지나야 하는 데, 통로는 경사가 져 와이어로프를 잡아야 안전하다.

 

 

 

고래바위

 

덕봉에 올라왔다.

 

덕봉을 오르는 이 바위 사이엔 제법 넓은 틈이 있다.

오늘처럼 습기가 많은 날 미끄러져 추락하면 구조가 힘들어 포기한다.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아도 안전을 위해 하산한다.

 

덕봉에서 대왕봉 갈림길인 삼거리에 왔을 때 구미에서 스타렉스를 카고 온 70대 산객분들을 만났다.

모두 6명인데, 다들 백두대간을 끝내셨다고 한다.

젊어서부터 등산하신 분들이라 내공이 상당하다.

그분들과 함께 대왕봉까지 동행하며 사진 한 장 남겼다.

 

이 대왕봉 돌탑은 어느 등산가가 전국 명산을 섭렵하며 하나둘 모은 돌로 쌓은 것이다.

산 사랑을 위한 실천을 부탁한다는 문구가 마지막에 쓰였다.

이 당부가 아니더라도 자기가 생산한 쓰레기는 꼭 가져가자.

산에선 흔하게 물병이나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양아치들이 지금도 있다.

 

지나온 백악산 구간

 

 

 

 

 

천사의 날개가 한쪽만 보인다.

 

 

 

 

 

 

 

 

 

낙엽이 떨어져 푹신 거리는 느낌이 좋다.

 

아주 작은 군락을 이룬 자작나무 숲

 

화북초등학교 입석분교를 지나며 사실상 산행을 끝낸다.

 

 

산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마을 사람들과 산에 가네 마네 하며 잠시 시간을 지체했다.

산에서 그 흔한 산딸기 조차 안 따먹는 즐풍은 산행 외엔 전혀 관심이 없다.

버섯에 욕심냈다가 절도범으로 몰리는 건 그만두고라도 독버섯을 잘못 먹고 죽기는 더욱 싫다.

웃지 못할 촌극 끝에 백악산 산행을 끝냈다.

 

내일 울진의 불영계곡을 집접 들어갈 계획을 가졌으나 요즘 비가 자주 내려 포기하고 귀가한다.

장장 9일간 계속된 산행을 백악산으로 마감한다.

지난 9월 10일간 이어진 전라도 지역의 산행과 여행을 끝내고 이틀 만에 나선 귀로에 나선 산행이다.

그러니 온몸은 만신창이가 될 만큼 다 헤지고 너덜거릴 지경이다.

그간 면도도 안 해 몰골이 산적과 다름없다.

6개월 5일 만에 그리운 집으로 귀가하며 가정의 아늑한 품에 안긴다.

 

아직 남겨놓은 여행지를 작성할게 대략 10여 개가 넘는다.

천천히 하고 여유를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