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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속리산

둔덕산과 용추계곡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5.8.1.토  11:22-17:25(여섯 시간 산행)        날씨: 구름 많음

 

지난 주말에 대야산을 다녀오려 했으나 태풍의 영향으로 신청자가 적어 산행은 취소되었다. 이번엔 다른 산악회에

서 대야산이 나왔는데, 주간예보를 보니 주말엔 비가 없어 바로 신청했다. 한국의산하에서 발표하는 여름 산행지로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대야산은 세 번째 순위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덕유산, 소백산, 가야산, 계룡산 등 국립공원은 계절별로 등산 선호도의 편차가 크지 않으나 여

산은 편차가 매우 편이다. 특히, 오늘 산행하게 대야산은 겨울 산행지로는 103위인데 비해 여름 산행지

로 인기 3위에 해당하니 그만큼 계곡 산행지로 최적이란 의미겠다.

 

주초에 대야산 산행 신청할 때까지는 당연히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주 중반으로 넘어갈 때까지 신청자가 적어

갈지 못 갈지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목요일 오후 다섯 무렵에 정상 출발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다행히 막판

신청자가 몰려 만차로 출발했다. 이렇게 신청이 뜸했다가 막판에 몰리는 건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

휴가가 끼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내와 딸은 경주로 휴가를 떠났지만, 사무실 일정으로 휴가를 못 낸 나만 홀로 산행에 나선다.

 

도체 무슨 마력이 있길래 여름철에 등산객을 이렇게 많이 유인하는지 들어가본다.

 

 

■ 대야산

 

   대야산(해발 931m)은 충북 괴산 청천면과 경북 문경 가은읍에 걸쳐 있다. 산림청과 한국의산하 양쪽의 ‘100대

   명산’에 속하며 산세가 제법 험하다여름철 산꾼과 피서객이 몰려드는 것은 대야산 보다 심산유곡인 용추계곡

   과 선유동계곡, 반석 등 색다른 특징 때문이다.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하며 산세가 뛰어나고 자연 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둔덕산 등산코스  

 


이번 산행은 대야산으로 모집했으나 대야산과 둔덕산, 계곡팀으로 나눠 원하는 코스로 갈 수 있는 산행이다.

오늘은 안내산악회를 따라 나섰는데, 여자분이 대장으로 대야산은 산이 험하고 내려오는 코스도 경사가 심해

난코스라며 은근히 둔덕산으로 등산할 것을 유도한다.

대야산은 내가 다니는 산악회에서 세미백두대간 뛸 때 갈 수 있겠단 생각에 둔덕산을 가보기로 하지만 들머리를

찾기 어렵다. 결국 잠시 알바를 하여 대야산휴양림쪽에서 겨우 등로를 찾아 어렵게 산행을 시작한다.

지방 산은 이정표 설치가 미흡한 게 아쉽다. 용추계곡 초입엔 계곡으로 피서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400-500m 알바 끝에 찾은 대야산 휴양림

 

둔덕산 오르는 중턱 바위가 많은 너덜지대에 이렇게 풍혈현상이 있다며 잠시 쉬어가란다.

여기서 점심을 먹을 때가 12:45, 새벽 다섯 시 반에 이른 아침을 먹고 나왔으니 시장할만도 하다.

 

둔덕산은 능선을 잡아타고 500m를 뒤로 갔다가 대야산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코스다. 정상엔 무릎 정도 높이의 조그만 표지석이 있어

뒤따라 올라온 여성분이 "에게, 정상표지석이 이렇게 작아?" 하며 혀를 차기도 한다.

그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주고 내 카메라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나중에 보니 내 사진은 한 장도 없다. DSLR은 처음 만진다며

무거워 손이 떨린다더니 버튼을 꾹 누르지 않아 사진이 안 찍힌 것이다. 그 자리에서 확인을 하지 못한 게 아쉽다.

 

 

둔덕산에서 대야산쪽으로 오며 용추계곡으로 하산길이 있었지만 대야산쪽으로 갈데까지 가보자며 진행하다보니

사진처럼 암봉군락이 멋진 곳이 눈에 잡힌다.

저기까지 가자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하산 시간을 고려하여 15:30까지만 진행하기로 마음 먹는다.

 

지나온 구간의 능선을 보니 한 때 벌목을 한 흔적인듯 수목의 크기가 다른 형태를 보인다

 

첩첩산중

 

손녀마귀퉁시바위

 

손녀마귀퉁시바위 뒷모습

 

우와~ 잘 생긴거, 볼륨이 참 좋네....

 

 

   ▲▼ 같은 바위 앞 뒷모습

 

좀 더 가까워진 비경, 진작 저곳에 가면 저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없겠지만 쉬지 않고 서둘러 통과한다

 

지나온 능선

 

멀리 보이는 능선이 희양산이다. 일행과는 둔덕산에서 헤어졌으니 하산하여 주차장까지는 내내 혼자 길을 내며 다닌다.

 

한 발 앞으로 다가선 암릉

 

 

 

 

이 암릉을 끝으로 대야산은 더 이상 갈 시간이 없다.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7:45에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 시간이 빠듯하여 주차장까지 쉬지도 못하고 내달린 덕에 겨우 시간에 댈 수 있었다.

 

하산 코스는 길고 너덜길이 많아 고생 좀 했다. 산이 형성될 때 집채보다 큰 바위가 굴러 떨어져 계곡을 가득 메우고

여기저기 암봉도 많아 골산이다. 게다가 어느 정도 내려서 계곡이 완만해질 때부터 주차장까지 거의 암반으로 된

계곡이라 물놀이하기 제격이다.

이런 암반에 담긴 물 웅덩이가 많아 여름 산행지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라 계곡엔 피서객들로 차고 넘친다.

 

 

월영대

휘영청 밝은 달이 중천에 뜨면 바위와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 위로 달빛이 아름답게 드리운다는 월영대(月影臺)다

 

 

 

용추(龍墜)

이곳 용추엔 거대한 화강암 바위 사이에 있던 용 한쌍이 승천을 하기 위해 용트림 하다 남긴 용비늘이 남아 있다고 한다.

용추는 대야산 계곡 명소이자 비경이다.

 

용추까지는 상류에 속해 비교적 물이 깨끗한 편이지만 이 지점을 경계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물속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물은 점점 탁해진다. 상류까지 가자면 힘들고, 아이들이 있으니 멀리는 못가니 청탁을

불문하고 적당한 데 물 담그고 세상 모르게 피서를 즐긴다.

 

 

아침에 올라갈 때 본 그 자리다.

오늘 내가 따라 나선 산악회에서 강원도 자작나무숲으로 간다는 팀은 피서 절정기인 오늘 강원도 동해안으로 빠지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아 지정체가 심해 꽤나 고생한 모양이다. 우리도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지만 그들은

우리가 도착할 무렵 겨우 홍천을 지나고 있다니 그 답답한 정체에 꼼짝 못하는 버스칸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칡넝쿨인지 담쟁이풀인지 모르지만 나무 몇개 잘 잡아먹는다

 

내려갈 땐 피서차량들로 한 시간 정도 지체됐지만, 다행히 올라올 땐 크게 막히지 않아 제 시간에 도착했다.

당초 대야산을 간다는게 둔덕산부터 산행하는 바람에 대야산을 일부 구간만 산행하게 된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세미대간 때 이 구간을 건너뛰면 내년이라도 다시 대야산을 꼭 들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