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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속리산

촛대봉으로 오른 대야산과 용추계곡

by 즐풍 2019. 6. 12.

 

 

 

 

 

 

 

2019.04.28 토  10:14~15:22(전체 거리 9.86km, 전체 시간 05:07, 휴식 시간 32분, 평균 속도 2.2km/h)  비올듯 흐림

 

 

언젠가 둔덕산을 다녀오며 눈독을 들였던 대야산이다.

그때 용추계곡으로 오르내렸으니 절반은 대야산에 발을 걸치며 언젠가 다시 찾겠다고 생각했다.

일산에서 출발하는 산악회에서 대야산이 나왔길래 일찌감치 신청했으나 깜빡 잊고 있었다.

 

이번 주말은 원주에 고구마 심으러 가기로 했는데, 2주 후로 연기됐다기에 갑자기 주말을 선물 받은 느낌이다.

어딜 갈까 고민 끝에 토요일인 어제 천마산, 철마산, 주금산 22km를 연계 산행할 생각에 열심히 교통편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일요 산행인 대야산 회비를 입금하라는 문자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일요일엔 날씨도 좋지 않다는 일기예보로 고민 좀 하다가 이왕 신청한 산행 미루지 않기로 한다.

결국 대야산 산행을 위해 토요일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가까운 북한산에 다녀왔다.

그 북한산 산행은 짧은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암릉이 많아 의외로 힘든 산행이었다.

 

 

 

대야산(大耶山, 930.7m)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으로 내외 선유동(內外 仙遊洞)을 경북 충북 양쪽에 두고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도에는 대야산(大野山)으로 되어 있으나, 1798년 발행 문경현지에는 대야산(大耶山)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산은 아름다운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의 넓은 반석과 맑은 물이 자랑이다.  (문경시청 안내문)

 

 

 

대야산 등산코스

 

 

 

 

대야산은 무슨 인기가 이렇게 많은지 버스 두 대로 출발했다.

일산과 부천 지역의 산객을 싣고 가니 멀리 나갈 필요 없어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초장축 버스에 40인승이라 앞뒤 좌석이 넉넉해 편안하고, 통로 쪽 의자를 5~6㎝ 이동시켜 옆사람과 간격을 넓힐 수 있어 안락한 느낌이다.

오늘 차량 두 대가 가다보니 2호 차는 빌려선지 고정형 의자라 다소 불편감은 있었다.

 

그제 비가 내려선 지 계곡은 제법 수량이 풍부해 계류가 볼만하다.

 

 

 

용추폭포

바위엔 용비닐 자국이 있다는 데 경사기 심해 위험하므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용추폭포를 지나 촛대봉으로 오를 생각인데 눈여겨봐도 오르는 길이 안 보인다.

중간에 살짝 사람이 다닌 길이 보여 들어섰으나 중간에 산소에서 길이 겨의 끊기고 이 쌍묘는 두 번째 묘다.

더 이상 길은 안 보이지만, 대야산 정상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간다.  

 

 

 

드디어 촛대봉이 눈앞에 보이니 길은 잘 잡은 거 같다.

저 암봉으로 오른다고 생각했던 길은 한참이나 옆으로 돈 후에 비로소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암봉에 다 오른 후 일부러 정상과 반대방향으로 내려와 본 바위와 소나무다.

더 내려가면 암봉 끝이라 이쯤에서 끝내고 트랭글을 켜니 촛대봉은 한참 더 가야하니 이곳이 지도에 표시된 503m 봉우리다.

 

 

 

멀리 보이는 대야산 정상은 비가 올듯, 아니 안개비가 내리는 듯 보인다.

저기까지 한참을 더 가야하는 데 그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촛대봉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10여 m를 벗어난 곳에 이 표지석에 있다.

오던 길이라고 내쳐 가면 알바하므로 다시 10여 m 되돌아가 왼쪽에 보이는 대야산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다행히 알바하는 실수는 면했다.

 

 

 

촛대봉 내려갈 때 세 군데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한다.

첫 번째 구간엔 모두 세 곳에 자일이 달여 있으나 두 군데 길이가 조금 짧은 느낌이라 맨 오른쪽 자일을 이용해 내려섰다.

 

 

 

두 번째 암릉도 사진과 달리 경사가 제법 있다.

 

 

 

드디어 대야산 정상에 직면했다.

이곳을 지날 때 "여기서부터 전방 80m 암릉구간은 90도 직벽으로 매우 위험한 곳으로 산행 금지 경고"한다는 안내문이 있다.

싸한 느낌이 드는 문구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오간 흔적이 보이는 만큼 도전하기로 한다.

오늘도 여전히 혼자라 도움을 주고받을 사람이 없으니 만일의 경우 난감하겠다.

 

 

 

적당한 간격으로 매듭까지 있으니 어렵지 않게 첫 관문 통과

 

 

 

위에서 다시 잡은 모습

 

 

 

두 번째 관문은 나무끼리 연결한 로프는 다소 느슨한 데다 바위와 간격이 넓다.

오래된 느낌이라 작은 내 체구를 감당할지 의문이 드는 데다 발을 헛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다.

바위는 적당히 잡을 홀더가 없어 가급적 로프를 멀리 잡고 당기며 간신히 건너뛴다.

 

 

 

다음 로프를 잡고 올라와 보니 바위 면에 긁혀 표피는 사라지고 심만 남은채 있다.

다행히 옆에 다른 포프가 있어 함께 잡고 올라왔으니 망정이지 이 로프만 잡고 올라왔다면 가슴을 쓸어내릴 뻔했다.

 

 

 

마지막 난코스다.

아침까지 내린 비로 바위엔 물기가 흐르는 데다 겨우 한 사람 빠져나갈 정도의 넓이인 데다 마지막에 바위가 제법 높아 올라서기가 불편하다.

그래도 오랜 경험으로 올라서며 모든 난관을 돌파하자 오늘도 한 건 해냈다는 자부심이 든다.

겨울철 눈이 내리거나 얼음이 얼었다면 신변 안전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구간이다.

 

어찌 보면 여궁을 보는듯한 모습이다.

 

 

 

올라오면서 왼쪽으로 난 구간의 암릉이다.

 

 

 

드디어 대야산 정상에 도착했다.

뒤로 보이는 감시탑엔 앞뒤로 CCTV와 센서를 달아 반경 안에 들어서면 경고 방송이 나온다.

내가 막 넘어올 때 세 명이 내 쪽으로 오며 경고 방송이 나와 결국 그들은 되돌아 들어왔다.

그러니 나와 그들까지 합쳐 네 번의 경고 방송을 들어야 했다.

 

 

 

내려온 대야산 정상

 

 

 

이번엔 정상 풍경을 내가 가진 기술로 폭을 줄여본다.

 

 

 

밀재에서 올라오면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마지막 봉우리

 

 

 

정상과 마지막 봉우리의 중간 지점 암릉

 

 

 

중간 보우리와 마지막 봉우리를 연결하는 목교

 

 

 

 

 

 

 

모든 회원이 밀재에서 올라왔는데, 나만 홀로 밀재로 내려가며 찍은 암봉과 진달래꽃

 

 

 

중대봉으로 가는 첫 번째 바위

 

 

 

크지도 않은 주변의 바위가 모두 귀엽게 느껴진다.

 

 

 

 

 

 

 

 

 

 

 

 

 

 

 

왼쪽이 밀재에서 대야산 가는 마지막 암봉이고 목교가 살짝 드러난 다음 봉우리를 지나 맨오른쪽 바위가 대야산 정상이다.

 

 

 

이 커플은 서로 사진 찍기로 시간을 다 보낸다.

 

 

 

 

 

 

 

여기도 젊은 커플이 함께왔고...

 

 

 

 

 

 

 

이 바위를 보며 대야산이 보여줄 수 있는 암봉은 사실상 끝난다.

밀재부터는 오직 빠른 걸음으로 내딛는다.

 

 

 

 

 

 

 

반대편에서 봤을 때 정말 참나무가 바위를 온전히 지탱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서 보면 아래쪽 굄 바위가 있고 가운데 바위는 땅속에 얼마나 뭍혔는지 모르겠고, 그 끝이 작은 바위가 중심을 꽉 잡고 있다.

영겁의 세월을 지켜온 바위에 나무가 기대며 착시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윗쪽에서 본 월영대 주변

 

 

 

 

"월영대"라 한글로 쓰고, "월영巖(암)"이라 한문으로 쓰고, 영문은 또 월영대로 표기했다..

본문엔 월영대로 맞게 썼다. 담당이 먼저 확인 후 수정했어야 했는데...

 

 

 

아래쪽에서 잡은 월영대

 

 

 

낙엽이 물속에 쌓인 모습이 이채로운 게 작은 물로기가 모여 큰 물고기를 만든 느낌이다.

 

 

 

 

 

 

 

용추 아래쪽 바위

 

 

 

용추계곡은 길게 암반으로 형성된 계곡이라 물이 스며들지 않아 여름에도 제법 담을 담글 정도의 물은 있겠다.

 

 

 

 

 

 

 

 

 

 

 

 

 

 

 

 

어제 의외로 힘든 북한산 산행이었기에 오늘 산행을 다소 컨디션 난조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어젯밤 비까지 내려 암릉구간인 촛대봉과 대야산 직벽으로 오르기엔 무리가 있겠다 싶었다.

하여 산행 안내 코스로 갈 생각이었으나 용추폭포를 지나면서부터 자꾸 촛대봉이 말없이 부르기에 그 부름에 응했다.

새로운 도전과 긴장감으로 피로감이나 지침도 없이 습기로 다소 어려웠음에도 무사히 대야산을 끝냈다.

대야산 속살을 느낀 흥미로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