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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다도해해상

여수 금오도 비렁길은 정말 명품 둘레길이야

by 즐풍 2021. 8. 22.

2021_119

 

 

 

2021.8.18 (수) 08:40~16:00(7시간 20분 탐방, 18.2km 이동)  맑음

 

 

여수 금오도는 벌써 세 번째 들어간다.

지난 두 번은 금오도 매봉산(대부산)과 비렁길 2~5코스를 걸으며 비렁길의 제일 멋진 1 코스만 남겨놓았다.

두 번째 탐방 시 매봉산을 내려올 때 비렁길을 만나며 함구미 방향으로 갔어야 미역널방을 만날 수 있었다.

그때 판단 미스로 신선대 방향으로 이동하며 비렁길의 절대 비경인 미역널방을 놓친 것이다.

 

금오도행 여객선은 여수연안여객선 터미널, 백야도 선착장, 돌산 신기항 등 세 군데에서 출발한다.

다행인 건 거소에서 금오도로 가는 가장 가까운 신기항이 숙소에서 12km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이다.

운행 거리도 짧아 소요 시간이나 비용도 저렴하니 부담 없이 다녀올만한 거리이다.

차를 갖고 들어갈 필요는 없으나 여천항에서 비렁길까지 들어가고 끝 지점에서 나오는 데 불편이 따른다.

 

(출처_여수 가이드북)

 

금오도는 고종 21년(1884)까지 봉산[封山](왕실의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쓸 소나무를 기르고 가꾸기 위해 민간인의 입주를 

금지하였다 산)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태풍으로 소나무들이 쓰러져 봉산의 기능을 잃게 되자 봉산을 해제하여 민간인의 입주를 허용하였다. (안내문)

 

 

여천항에서 내려 비렁길 첫 구간인 1코스가 있는 함구미로 가는 버스를 20여 분 기다렸다.

버스는 카드단말기가 없어 현금으로 계산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이곳 바닷가 주택은 돌담이 처마를 가릴 만큼 높다.

옛날 집은 단열이 잘 안 돼 우풍이 심하기 때문에 이렇게 담장이라도 높이 쌓아야 했다.

 

여수여객터미널에서 들어오는 선착장이 있는 함구미항이다.

함구미항에서 금오도 비렁길 1코스가 시작되므로 비렁길을 걷는 최단코스의 시발점이다.

백야도에서 들어오는 배는 함구미항과 직포 선착장까지 두 군데 기착한다.

 

요즘 누리장나무 꽃이 한창이다.

 

 

 

비렁길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돌담을 수없이 많이 만난다.

이렇게 돌담이 있는 곳은 전에 주민이 살던 주택이 있던 곳이 대부분이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금오도 인구가 많을 땐 약 2만 여 명이 살았다고 하는데,

오늘 금오도의 남면사무소로 문의하니 지금은 2,800여 명이 조금 안 된다고 한다.

다들 일거리가 많은 도시로 빠져나가며 지금은 텅 빈 섬이 된 셈이다.

 

바위와 소나무의 찰떡궁합

 

 

 

탐방 시작한 지 채 40분도 안 돼 금오도 비렁길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미역널방에 도착했다.

이 넓은 마당바위엔 금오도의 바람과 햇살, 파도를 상징하는 나뭇잎 모양의 우레탄 칼라 도장이 칠해져 있다.

주변에 모든 깃대를 포함하면 20개가 있다.

 

 

미역널방 유래

마을 주민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배에서 이곳까지 지게로 운반하여 미역을 널었다 하여 이름 지어진 미역널방은 

표고가 해면으로부터 90m나 된다.

 

 

 

미역널방에서 보는 건너편 해안

 

미역널방에 걸려있는 어느 시 한 편

 

다른 위치에서 보는 미역널방의 여러 풍경

 

미역널방의 방은 바위의 준말이다.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배에서 지게에 싣고 이곳까지 40여 분 지고 오려면 땀 깨나 쏟았겠다.

수분 가득한 미역도 햇살과 바람이 좋은 이곳에서 잘 마르면 내려갈 땐 초등학생이 지고 내려가도 힘든 줄 모를 만큼 가벼워진다.

세월이 좋아 지금은 고추 건조기, 미역 건조기 등 없는 게 없으니 요즈음 농·어민 생활은 그런대로 견딜만 하겠다.

 

 

 

그런대로 멋진 나무

 

 

 

방풍나물 밭이 바다만큼 넓다.

금오도 방풍은 이곳 주민들이 30여 년  전부터 섬에 자생하던 방풍을 휴경지에 옮겨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상품화됐다.

청정 지역에서 겨우내 해풍을 맞고 자라 연하며 부드럽고 향이 진해 명품 지역 특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한 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 지역 특성상 한방 약용보다는 나물 등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 때 지역 특산물로 고가를 자랑하며 농가 소득을 높여주는 방풍나물이 전국적으로 재배를 넓혀가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금오도인 남면 유송리 대유마을의 금오도섬마을방풍 농업법인에서는 금오도 방풍을 활용해 지역 특산주인

‘방풍 막걸리’ 개발을 완료하고 올 8월 12일부터 출시했다.

지역 농특산물 농촌융복합산업화 지원 사업을 통해 전통주 제조시설을 완공하고 제조법 개발, 주류제조면허 취득,

식약처 식품영업 허가, 주질 감정, 포장 디자인 개발 과정을 거쳐 출시됐다.
방풍 막걸리는 방풍 잎에서 추출한 즙을 7.7% 첨가해 개발한 생막걸리로, 알코올 도수에 따라 6%인 750㎖와

10%인 500㎖ 등 두 종류를 생산한다.
500㎖ 방풍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와 차별화를 위해 알코올 도수를 4% 더 높였다.

2병 1세트로 선물 포장상자를 만들어 금오도 관광상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방풍은 동의보감에 “36가지 풍증을 치료하며, 오장을 좋게 하고 맥풍을 몰아내며 통풍과 어지럼증 등을 치료한다.”라고 한다.
여수 금오도 방풍 재배면적은 112ha로 전국 제일의 방풍 주산지로 2월부터 세 달간 출하한다.

방풍나물은 무쳐먹거나 국을 끓여 먹기도 하는데, 맛과 향이 일품이다.

방풍 막걸리 출시로 부가가치 향상과 판로 확대로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에는 "여수 남도젖샘막걸리, 개도 막걸리, 여수 웰빙생검은콩막걸리, 거문도 해풍쑥생막걸리, 여수쌀막걸리,

여수 맑은막걸리" 등이 생산되는 막걸리의 춘추전국시대로 막걸리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백나무를 빽빽하게 심으면 사람은 물론 바람도 빠져나갈 틈이 없을 만큼 완벽한 방풍림이 조성된다.

담장이나 방풍림으로 잘 활용할 수 있겠다.

 

 

 

 

 

산꿩의다리 꽃

 

비렁길 1구간에서 함구미 포구가 내려다 보인다. 

 

네가 계요등 꽃 맞지?

대체로 남쪽 지방에서 자생하는 덩굴식물이다.

계요등 꽃 모양을 활용하여 단추나 머리핀을 만들어도 좋겠다. 

 

돌담을 빠져나온 나무가 어렵게 크고 있다.

 

마치 앙코르와트의 석조 건물과 공생하는 거대한 나무가 연상된다.

 

신선대는 너른 마당처럼 평평하고 넓다.

 

1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어느 건물이 화재로 소실되었다.

탐방객이 이곳에서 취사하며 불을 낸 게 아니길 빈다.

얼마 전에 왔을 땐 멀쩡하던 건물인데....

 

두포(초포) 마을의 주택 역시 돌담이 만리장성처럼 높게 보인다.

이 많은 돌을 지게로 지고 나르며 하나씩 쌓는다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입구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으려고 둘러싼 담장도 인상적이다.

 

 

 

 

 

초포 마을에서 이곳 굴등까지 도로개설을 위해 1971년부터 8명의 주민이 8년이란 긴 세월을 괭이와 지렛대

그리고 온몸과 열정으로 1.7km 구간을 개통시켰다고 한다.

이때 육지의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집 앞의 농지를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무상으로 내놓으며 도로를 개설했다.

소위 말하는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던 시기다.

요즈음 귀촌하겠다는 사람들이 간혹 지역주민과 마찰로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농촌의 이러한 실정을 이해하고 서로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구간의 명물이 촛대(남근) 바위다.

 

뭐로 보이는고?...

 

 

 

금오도 역시 따듯한 지역이라 대나무 자생지가 많다.

봄에 왔을 때는 죽순을 채취해 나물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윗집 담장에 아랫집을 묻혀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다.

 

직포마을의 곰솔

 

 

 

 

 

이 돌담 역시 주택과 지겟길을 구분하는 돌담이다.

 

 

 

 

 

 

 

 

 

3코스의 매봉 전망대

 

해안선의 자연미

 

비렁다리

빌어먹을 다리가 아니다, 비렁길의 있다고 비렁다리란 말씀

 

이 비렁 위에 비렁다리가 놓인 것이다.

 

비렁길엔 하나하나 잘 보면 멋지지 않은 곳이 없다.

 

금오도 전체가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이므로 비렁길에도 안전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이 곰솔은 한 그루의 소나무인데 높이보다 폭넓게 잘 자란다. 

 

 

 

 

 

비렁길을 걷는다는 건 바람 많은 섬 생활의 애환을 고스란히 들여다보며 애잔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 시절엔 단열재 자체가 없어 얼기설기 엉성한 주택을 지으며 조금이라도 우풍을 막으려 돌담을 높게 쌓았다.

이렇게 많은 돌을 지게에 지고 나르며 또 얼마나 많은 세월을 담장을 쌓으며 부부나 자식들의 주먹 손까지 빌렸을까?

세월이 흘려 정든 이곳을 떠날 때 뒤돌아 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훔쳤는지 눈에 선하다.

이런 건 근대문화의 소중한 자산이다.

 

 

 

 

 

 

 

 

 

 

비렁길 전 구간을 탐방할 생각이었으나 1구간에서 4구간까지 왔을 때 이미 16시가 다 됐다.

남은 5코스 구간은 3.3km에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5구간인 장지에서 마지막 버스가 15:57에 출발했으므로 더 갈 필요가 없다.

장지에서 나오는 마지막 버스를 심포에서 타고 우실 삼거리에서 하차했다.

버스는 초포 마을까지 들어갔다 나오며 즐풍을 다시 태우고 여산 선착장에 도착하니 마지막 뱃시간을 25분 남겨두고 있다. 

버스 기사는 장지 포구에서 거꾸로 돌았으면 하루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두 팀이 차량 두 대로 들어가면 1구간과 5구간에 차를 대고 탐방한다면 한 번에 끝내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비렁길 탐방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