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63
2021.5.30. (일) 07:14~10:14 (세 시간 탐방, 4.5km 이동) 맑음
엊저녁에 고흥이 자랑하는 내촌마을의 활개바위를 보고 나니 18:30이 다 되었다.
19:35이 일몰이라 여명이 끝날 때까지 한 시간 조금 더 남았으나 금강죽봉 보는 건 미련없이 접었다.
저녁은 도화면 소재지에서 먹고, 아침은 먹지도 않은 채 금강죽봉이 있는 지화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어디든 “금강죽봉 출입을 금하며, 적발시 5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라는 안내문이곳곳에 붙었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보지만 들머리가 어딘지 알 수 없다.
동네 주민에게길을 물었다가 신고가 들어가면 낭패를 당할 수 있어 지레짐작으로 길을 잡는다.
마을에서 바라보는 태산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데, 8~9부 지점에 암릉이 넓게 포진하고있다.
태산의 암릉을 비롯해 어디든 뒤지면 금강죽봉을 찾을 수 있겠단 신념으로 산을 오른다.
마을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야자매트가 깔린 걸 볼 수 있다.
이곳도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의 일부라 전엔 친절하게 야자매트를 까는 등 시설관리가 있었다.
그런데 국가명승을 앞두고 방문객이 많아 사고가 발생할 우려때문인지 갑자기 출입을 막는다.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공단직원이 탐방객이 단속하러 올 리 없겠다는 나름대로 통밥을 굴려 본다.
여수에 온 후 얼마 안 돼 저녁 뉴스에 고흥에 있는 금강죽봉이 곧 명승지로 승격된다는 걸봤다.
고흥 팔영산을 끝내고 나면 이 지역에 갈만한 곳은 어디가 좋을까 하며 찾다가 금강죽봉을 생각했다.
금강죽봉을 여러 블로그를 통해 보다가 어제 들린 활개바위까지 찾은 것이다.
이렇게 숨은 비경은 고흥군청 홈페이지에서도 안내하지 않는 진흙 속의 진주 같은 명소이다.
□ 신비의 100m 고흥 금강죽봉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 임박
전남 고흥군 도화면 지죽도의 ‘금강죽봉’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2021년 4월 12일 고흥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24일까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 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금강죽봉이 국가지정문화재로 확정되면 고흥군은 국가지정 명승 1호를 품게 된다.
고흥 지죽도(支竹島)는 고흥군 도화면 남단에 있는 섬으로
금강죽봉(金剛竹峰)은 지죽마을 태산에 있는 주상절리다.
예부터 바위가 대나무처럼 솟아 있어 그 일대를 ‘금강죽봉’이라 불러왔다.
금강죽봉은 수직 절벽의 높이가 약 100m로 절경을 이루며,
응회암이 발달한 주상절리로 지질학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기암괴석들과 더불어 산 능선부의 억새군락지,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곰솔) 등 식생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수려한 다도해 경관이 펼쳐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인근의 유주산 봉수대와 수군이 주둔한 발포진 등 다수 분포해
역사·문화면에서도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전남 고흥군 관계자는 “경사가 가파르고 주상절리의 특성상 수직 절벽인 만큼
안전성 확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고흥의 숨겨진 명소인 금강죽봉이 훼손 없이 보존 관리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죽봉’의 주상절리 중 현무암·조면암 계열이 대부분인 가운데,
다른 암석계와 화산재가 섞여 굳어진 뒤 수직하중으로 매끈하게 무너져 내려
긴 ‘육각 돌기둥 번들’을 만들어낸,
국내 보기 드문 응회암계 주상절리 지형이 국가명승 지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출처_세계일보 2021.4.13]
고흥 활개바위가 궁금하면..
마을길을 따라 오르며 보는 태산 8~9부 지점의 암릉이 금강죽봉이 아닌 건 분명한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지죽도로 들어오는 지죽대교
태산을 오르며 보는 지죽리마을
고도 200m도 안 되는 낮은 산이나 카카오 맵에선 "큰산"이라 표시했다.
마을에서는 큰산보다 태산(太山, 泰山)이라 한다.
어느 쪽이든 큰산이란 뜻이니 자부심이 대단하다.
실제 태산에 금강죽봉이란 거대한 암봉이 있으니 태산이란 명칭도 빈말은 아닌 셈이다.
마을에서 보이던 암릉에 가려고 하는데, 정상까지 왔어도 이 묘소만 보이고 암릉으로 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올라올 때 보이던 돌밭으로 들어갈 수 있겠단 생각에 한참을 내려가 암릉으로 방향으로 잡는다.
암릉 상단
암릉은 의외로 거칠고 높아 까딱 잘못하면 위험하겠단 생각에 조심조심한다.
금강죽봉은 아니어도 제법 근사한 암릉 군이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왼쪽 해안 방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보인다.
무작정 해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갑자기 서광이 비추듯 거대한 암릉이 보인다.
뉴스와 블로그를 통해 본 바로 그 금강죽봉이다.
금강죽봉 앞 주상절리
길이가 100여 m에 이른다는 금강죽봉은 말 그대로 층층이 대나무 마디를 보는 듯한 모습이다.
영겁의 세월동안 비바람이 수없이 죽통을 때렸을 텐데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다.
금강죽봉이 수직형 주상절리 형태라 먼지가 쌓여 때가 낄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 찍을 전망 바위가 너무 가까워 전체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낼 방법이 없다.
드론을 띄우거나 해상에서 배를 타고 보는 방법이 가장 좋은 사진을 담아내는 방법이다.
비록 사진으로 온전히 담아낼 수 없어도 이 순간 이곳에서 독점적으로 눈과 가슴에 담는다.
지자체나 국립공원에서 등산로와 안전시설을 정비하고 일반에 공개하기까지 적어도 5년이상 걸리겠다.
그런 긴 기간을 기다리지 않고 누구보다 먼저 온전히 즐긴다는 즐거움을 누가 알랴?
금강죽봉(金剛竹峰) 상단
금강죽봉 하단도 온전히 잡아내지 못한다.
100여 m나 된다니 무슨 수로 잡아낸담....
그래도 죽봉처럼 마디마디가 적당한 크기로 생성된 걸 보게 된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은 모습이다.
이 바위가 금강죽봉 앞 전망바위다.
안전시설 하나 없으니 까딱 잘못했다간 황천길로 직행할 수 있다.
누구든 이곳에 온다면 살얼음 밟듯 조심해야 한다.
이 그림같은 풍경을 뒤로 하고 아래쪽으로 난 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또다른 암봉이 보인다.
이건 또 웬 떡이냐?
앞서 본 금강죽봉이 순도 100%라면 이 첨봉은 순도 90%의 순금에 가깝다.
좀 전의 금강죽봉은 말 그대로 죽통을 연상시키는 데 비해 이 암봉은 마천루를 연상시킨다.
시내 금싸라기 땅의 좁은 면적에 좁고 높게 지은 마천루 같다.
즐풍은 보기만 하고 그냥 가려는데, 바위가 자꾸만 끌어당기며 한 번 올라오라고 속삭인다.
귀가 얇은 즐풍 결국 발걸음을 옮긴다.
몇 장 사진을 찍고 이 마천루로 직접 내려가는 길에 털중나리 한 송이가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 해도 제법 떴으니 고개를 들어도 좋은데, 넌 뭐가 부끄러운 게냐?
마천루에 도착해 이곳의 단애를 찍으려고 하니 앞에 소나무가 가려 상층부만 겨우 찍힌다.
할 수 없이 첨봉에 올라가 거대한 단애를 잡아 보지만 이곳 역시 전체를 담아내기에 너무 가깝다.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에 금강죽봉과 활개바위를 포함했다니 다행이다.
금강죽봉은 국립공원에 이어 조만간 명승지에도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룬다.
좀 전에 본 금강죽봉과 사촌쯤 되는 형태를 보인다.
이 사진을 보니 금강죽봉과 달리 아래쪽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이런 미련이 다음에 다시 갈 구실을 만드는 셈이다.
마천루를 조심스럽게 내려와 절벽 위 공터에서 준비한 아침을 먹는다.
누군가 무거운 돌을 세우고 얹어 제법 근사한 돌탑을 만들었다.
돌탑을 세우는 공력 이상으로 소원하는 모든 일 순조롭게 풀렸기를 바란다.
건너편 주상절리 절벽
태산을 떠나며 나가는 길에 금강죽봉을 찍던 암릉을 본다.
이달에 이곳이 명승지로 승격될 테니 이 사실을 알고 알음알음 오는 탐방객도 늘어나겠다.
탐방객 모두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떨어져 나간 주상절리
나가는 길에 석굴로 가는 길이라고 이정표가 있길래 내려섰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멀리 석굴로 보이는 해안이 있기는 하나 노력에 비해 별로 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한다.
석굴 가는 길이 끊긴 후 해안가로 내려갔으나 찾을 방법이 없다.
건너편 해안의 석굴인데, 가 보아야 별로 실익도 없을 거 같다.
어제 활개바위를 보고 욕심내 금강죽봉을 찾았다면 시간 부족으로 낭패 볼 뻔했다.
천천히 세 시간 걸린 탐방이니 절반도 못 보고 철수했음 게 뻔하다.
아침 첫 일정으로 여유를 갖고 둘러본 금강죽봉은 국립공원이자 명승지로 손색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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