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68
2021.6.6. (일) 07:29~13:00 (5시간 31분 산행, 이동 거리 10.9km, 평속 2.2km/h) 미세먼지 많음
산행 추억은 늘 아름답게 느낀다.
몇 년 전 올랐던 경남 사천의 와룡산이 눈에 아른거려 오늘은 와룡산을 오르기로 한다.
이제부터 날이 점점 더워지는 만큼 산행도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앞으로 여수 숙소를 벗어나 원거리에 갈 땐 한 번에 2~3일씩 묶어 산행하려면 힘들겠다.
와룡산 산행을 위해 남양저수지 아래 탑서리식당의 큰 주차장에 주차했다.
이 주차장은 워낙 커 탑서리식당 주차장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지만, 사실관계는 잘 모르겠다.
이런 명산 산행을 위해 꽁짜 주차를 할 수 있다는 건 식당이나 등산객 모두에게 행운이다.
일반인은 물론 등산객도 식당을 이용할 테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 사천 와룡산
와룡산의 높이는 801.4m로 남쪽에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있으며
와룡마을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이어지는 주능선이 암봉에 둘러싸여 있다.
산 정상인 민재봉에 오르면 한려수도와 남해의 크고 작은 섬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산의 남쪽 와룡골에는 고려 현종의 등극과 관련이 있다는 와룡사, 백천사, 백룡사와 적선사 터가 등이 있다.
와룡산은 사시사철 등산객을 반기지만 봄이 오면 온 산은 철쭉이 만개하여
산에 철쭉이 만개하여 진홍색으로 물드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
와룡산 철쭉은 정상인 민재봉을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군락을 이루고 있다.
민재봉에서 새섬바위, 민재봉 삼거리, 기차바위로 향하는 세 갈래로 뻗은 능선과 좌우 사면이 온통 철쭉이다.
그렇다고 5월에만 화려한 산은 아니다.
3월 말부터 능선을 따라 진달래가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고 철쭉 군락에 드물지 않게 섞여 있는 진달래도 볼 수 있다.
철쭉은 진달래 과의 낙엽관목으로 잎이 난 후 연분홍색의 꽃이 5월에 피며,
꽃 모양은 진달래와 비슷하나 진달래와 달리 잎이 난 후 꽃이 핀다.
5월의 푸름과 봄의 절정을 만끽하게 해주는 와룡산 철쭉!
봄의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만끽할 수 있는 5월,
와룡산에서 봄의 '절정'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매년 5월 초 와룡산 일원에서는 '와룡산 비룡제'가 개최된다.
와룡산 비룡제는 34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산악인들의 무사안녕기원제이며,
철쭉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멋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즐길 수 있는 코스로 1박 2일에 걸쳐 개최된다. [출처_사천시청]
탑서리식당 주차장에서 5분 정도 올라오면 만나는 남양저수지
아랫길인 등룡사 방향을 길을 잡는다.
가다 보면 원불교 수련원 보이는 데, 수련원 치고 규모가 작다.
돌탑사의 돌탑
등룡사 앞 이정표 안내대로 좌측 길을 따라 개울을 건너며 바로 우측 길로 올라간다.
이정표와 반대로 등룡사 앞을 통과하게 되면 야영장을 지나며 와룡산으로 오르게 된다.
이 시기에 만날 수 있는 가장 예쁜 엉겅퀴 곷
돌탑사는 한참 전에 지났는데, 여긴 더 큰 돌탑이 즐비하다.
이런 편백나무 숲을 지나기도 한다.
도암재에서 보는 상사봉이 멋진데, 올라가자니 제법 멀고 안 가자니 아쉬운 계륵이다.
와룡산을 끝내고 사천 봉명산을 가야 하니 체력을 아껴야 한다.
오른쪽 25m 지점에 왕관바위가 있다길래 올라가 본다.
왕관의 모습은 연상되지 않으나 조망이 좋아 새섬봉 방향을 보기 좋다.
새섬봉보다 먼저 만나게 될 봉우리는 막상 오르면 별거 아니게 느껴지지만
왕관바위에서 보이는 이 거대한 암릉에 압도된다.
어느 면에선 와룡산 최고의 조망인 셈이다.
와룡산 암릉을 조망하기 좋은 왕관바위
왕관바위에서 조망하는 와룡산의 암릉
안개가 갑자기 산을 치고 올라갈 때가 있다.
안개가 빠질 때까지 기다려 찍은 사진
봄에 진달래, 철쭉꽃 필 때가 아름답다고 하니 다시 와야 할까?
첫 번째 암봉이 이름이 있을만한 한데 이름을 건 표식이 없다.
그냥 오르면 맨땅이라 새로울 것도 없지만 왕관바위에서 본 암릉은 기가 막히게 멋진 곳이다.
바로 이 암릉이 멀리서 멋진데, 막상 바위 정상은 아무렇지도 않은 흙길이다.
맨 뒤로 새섬봉이 보인다.
이 풍경을 바라보며 늦은 아침을 먹는다.
새섬봉 가려고 아침 먹고 내려오는 구간
돌양지 꽃
새섬봉을 오른 등산객
새섬봉이 점점 가까워진다.
좀 전의 새섬봉은 이 바위에서 본 풍경이다.
도암재에서 올라오면 첫 번째 만나던 바위
이번엔 다른 장소에서 잡은 첫 번째 바위다.
새섬봉
이번 산행에서 제일 많이 잡은 봉우리가 새섬봉이므로 와룡산의 주인공인 셈이다.
새섬봉
드디어 새섬봉이 도착했다.
새섬봉은 와룡산 정상부에 있는 바위로 옛날에 와룡산 일대가 다 바닷물에 잠겼을 때
새섬봉만 물에 잠기지 않아서 그 곳에 새 한마리가 앉아 죽음을 면했다는 전설이 있다.
지난 2009년에 실시된 해발 고도 확인 작업 이전만 해도 와룡산의 주봉은 민재봉(799m)이었다.
한동안 제2봉으로 여겨 왔던 새섬봉이 민재봉보다 2.4m 더 높다(801.4m)는 사실이 확인되어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정상이냐 아니냐는 사람의 논리로 산은 말이 없을 테지만 제자리를 찾아 주는 일은 잘한 것이다.
사천시키는 미세먼지가 많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가게 될 기차바위가 있는 상투산 방향
새섬봉에서 민재봉으로 가는 방향의 너덜겅
새섬봉을 내려와 뒤돌아 본 풍경이 너무 멋지다.
짧은 암릉 구간이라도 여러 바위 풍경이 보기 좋아 한 번 오른 후 그렇게 기억에 남았나 보다.
잘 있거라, 새섬봉아 이제 즐풍은 간다.
내려가다 보니 '와룡산 등산구간 내 도암재에서 새섬봉까지는 암벽, 암반, 석력지 및 급경사가 많아
추락, 낙상, 낙석 피해가 우려되는 위험지역이니 안전 산행하라.'는 안내문이 있다.
이 글에서 "석력지"란 말을 처음 보며 고개를 꺄우뚱거린다.
그래서 찾아보니 "석력지(石礫地)는 돌이 많은 땅"이란 뜻이란다.
이런 어려운 말은 안 쓰고 쉬운 말로 대체하는 게 좋겠다.
민재봉 만나기 전 산불감시초소와 헬기장
민재봉이다.
한문은 민점봉인대, 한글은 민재봉이구나...
민재봉에 도착함으로써 사실상 와룡산 산행은 끝났다.
바로 하산하지 않고 와룡산과 평행으로 달리던 건너편 기차바위가 있는 상투산으로 간다.
얼마나 바위가 길게 늘어졌길래 기차바위란 명칭이 붙었는지 확인해 볼 참이다.
지나온 와룡산 암릉구간인 새섬봉 일대
민재봉에서 기차바위를 보려고 내려왔다.
전국에 기차바위란 명칭이 붙은 바위는 제법 많다.
그중에산의 기차바위가 가장 짧은 바위 구간이 아닐까 싶다.
이 산 대부분은 육산인데, 이렇게 바위가 몇 개 있다고 붙이기엔 다소 빈약한 느낌이다.
잠시 후 내려가게 될 와룡마을
와룡저수지
상투산에서 제법 큰 바위를 만났으나 굳이 올라가지 않는다.
갈길이 비쁘기 때문이다.
와룡마을의 어느 담장 위에 핀 장미
종려나무는 넝쿨이 야금야금 잠식하며 결딴낼 태세다.
능선을 따라 더 가면 상투산과 대포산을 통과하겠지만, 이 산행을 끝내고 같은 사천의 봉명산을가야 한다.
와룡마을로 가는 길이 보여 내려가는 데, 길이 제법 가파르고 길게 느껴진다.
마을에 도착했으나 시골이라 와룡저수지까지 내려가야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를 타도 한 번 환승해야 하므로 카카오택시를 불러 아침에 주차한 장소에 도착했다.
마침 시장할 때라 탑서리식당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데, 반찬도 깔끔하고 맛있어 잘 먹었다.
차량을 회수하고 다음 목적지인 사천 봉명산 시립공원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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