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3. (목) 오전 내내 작업
여수 돌산도에서 생활한 지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나간다.
그동안 많은 꽃이 피고 지며 그 많던 꽃은 어디로 갔을까?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같은 꽃이라도 바람이 불면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 꽃잎이 있다.
바로 송화가루이다.
작은 바람엔 날리는 줄도 모르지만 큰 바람엔 연막탄이 터진듯 보이기도 한다.
비가 내리면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 표면에 누렇게 뜨기도 한다.
사무실에 자주 드나들며 매일 청소할 수 없어 가끔 청소한다.
오늘은 모처럼 사무실 구석구석 쓸고 닦는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송화가루까지 말끔히 청소하는 셈이다.
청소든 설거지든 하고 나면 시원한 느낌이다.
청소는 주변을 깨끗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까지 정화시키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청소를 끝내고 비닐 하우스에 들어가 고추 순을 따며 고추가 잘 영글기를 바란다.
수박 순도 마찬가지 이유로 따준다.
농사는 쉬운듯 보여도 잔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이렇게 하나둘 농사일을 배운다.
벌써 점심 때가 되었다.
근교에 있는 전복죽 잘 하는 집으로 간다.
전복죽에 앞서 애피타이저로 나온 요리가 메인 요리처럼 느껴진다.
즐풍이 해안가 사람이 아니라 일일이 이름을 모르지만, 차려낸 음식 모두가 맛있다.
이어서 나온 전복죽 맛이 죽인다.
해녀가 막 바다에서 건져올린 걸로 만든 음식이라 바다를 통째 먹는 향기를 느낀다.
돌산도 좁은 지역인데도 손님이 꽉 찬 걸 보면 맛집은 맛집이다.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엔 음식이 더 맛있다.
정작 중요한 메인 요리인 전복죽 사진이 없다.
먹기 바쁘다 보니 사진 찍을 시간도 없다.
사무장님의 따듯한 배려로 돌산도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싱싱한 해물을 맛있게 먹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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