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53
2021.5.14. (금) 1부, 08:23~11:39(3시간 16분, 6.5km 산행, 20분 휴식). 흐림
이번 주월요일에 금오도에서 차량에 키를 넣고 잠그는 바람에 차량 유리를 깨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그 후차량 유리를 교체하고, 바람에 누운 센터의 나무 바로세우기 등 자잘한 일처리를 했다.
좋던 나쁘던 시간은 간다.
주말을 앞둔 오늘 금오도로 들어가 대부산을 타고 시간이 되면 금오도 비렁길 1, 2코스를 탈 생각이다.
금오도 여천포구에 내렸으나 금오도 비렁길 1코스인 함구미로 가는 버스는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대부산을 가려면 함구미로 간 버스가 다시 돌아 나올 때 타고 검바위에서 하차하므로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한다.
여천 포구에 금오도 지도를 보니 포구에서 큰길로 올라가면 대부산 중간 지점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버스 타는 건 포기하고 시간 절약을 위해 대부산 중간을 잘라 절반만 오르기로 한다.
큰길로 올라왔으나 바로 있을 줄 알던 등산로 입구가 보이지 않아 트랭글을 이용해 들머리를 찾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지 쉬운 곳의 들머리를 찾아 천천히 오른다.
초반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좀 버겁다는 느낌이 들어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오른다.
900m 지점의 여천삼거리를 만나자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는다.
여수 금오도 대부산 등산한 코스
금오도 863 도로에서 대부도 올라가는 길은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데, 몸이 부대껴 힘들게 느껴진다.
천천히 숨 고르기를 하며 900m를 오르니 여천 삼거리이다.
요기서 왼쪽으로 가면 칼이봉, 옥녀봉에 지나 검바위로 하산하는 구간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대부산 정상을 찍고 함구미항으로 떨어지며 산행을 마치게 된다.
칼이봉, 옥녀봉으로 가기엔 산행을 너무 단순하게 끝내기에 500m 거리인 칼이봉만 다녀오기로 한다.
산이 험하지 않아 23분이면 후딱 다녀올 수 있다.
칼이봉의 이름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칼처럼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곳과 전혀 거리가 먼 이름이다.
대부산 어디든 나무가 빽빽해 조망은 전혀 없어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나무도 몇몇 소나무만 빼면 대개 30~40년 전후의 자잘한 나무로 오래되지 않았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조금만 암릉이 있어 조망이 터진 사이로 바다를 본다.
멀리 화태대교가 보인다.
화태대교 왼쪽은 돌산읍, 오른쪽은 돌산읍 신기항으로 이곳 금오도 여천항으로 들어오는 여객선터미널이 있다.
여수항에서도 금오도를 올 수 있지만, 돌산도 신기항에서도 들어오므로 돌산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앞쪽 가운데 섬이 화태도이다.
여천항과 함구미항 사이의 송고항이다.
섬은 이렇게 배가 드나들 수 있는 항구가 있어야 마을이 활기차게 돌아간다.
섬 특성상 농토가 적어 농사짓기 살기 어려우니 배를 이용한 어부생활이 중심 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맨 앞섬은 대두라도이다.
간혹 이런 넓은 바위가 나타나긴 해도 이렇다 할 특징은 없다.
여천 삼거리에서 잠깐 시간 내 다녀온 칼이봉으로 봉긋하게 솟은 곳이다.
국립공원이라 위험 구간엔 이런 가드레일이 설치되었다.
매봉산 정상은 이렇게 이정표를 겸한 표지목으로 대신한다.
이 표지목이 매봉산(지도에는 대부산)의 위상을 말해주는 듯하다.
다음 카카오맵에는 대부산인데,
현장에선 매봉산이라고 하니 국립공원과 지자체, 국토지리정보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산 이름을 우선시하므로 상호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문바위다.
왼쪽과 오른쪽 바위가 서로 떨어져 있어 문을 열어놓은 듯 보이길래 문바위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왼쪽 바위다.
좀 더 멀리서 보면 문을 활짝 열어놓은 형태의 문바위다.
이정표가 반대편을 가리킨다.
누군가 떨어져 나간 이정표를 바위에 올린 것인데, 방향을 바르게 하자니 글자 모양이 틀어지기에 그냥 바로 보이게 놓은 것이다.
간혹 이렇게 큰 나무를 보면 땔감이 없어 모든 사람이 산으로 올라와 사정없이 하던 벌목을 어떻게 피할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제법 높은 산에도 주민이 살던 흔적을 이런 기다란 담장으로 만난다.
제주의 중산간지대에 있는 돌담 같이 느낌을 받는다.
금오도에 한 때 2만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그랬던 인구가 2021년 현재 2,800여 명으로 줄었고, 포구마다 있던 초등학교도 지금은 하나밖에 없다.
이곳 금오도를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에서 제외하라는 지역주민의 반발이 많다.
41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해 피해가 크다며 연일 데모를 하는 심정을 이해할만하다.
색감 좋은 엉겅퀴꽃
찔레꽃도 보기 좋고...
높지 않은 대부산(매봉산)이라 6.5km는 금방 지나간다.
하산하다 보니 비렁길로 가는 이정표가 보여 함구미로 떨어지지 않고 바로 비렁길로 접어들며 대부산 산행을 마친다.
아래쪽 나뭇잎은 꽃보다 붉어 꽃만큼 아름답게 보인다.
2부, 14:44~17:48 (3시간 3분 산행, 13분 휴식, 7.6km, 이동 평속 2.6km/h)
대부산 산행을 끝내고 금오도 비렁길 1, 2코스 탐방을 끝냈다.
1, 2코스를 끝내고 직포에서 여천 가는 14:30발 버스를 타야 오전에 절반밖에 못 탄 대부산을 마저 탈 시간이 된다.
이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 15분 남겨두고 직포에 도착했다.
잠시 앉아 쉬며 커피를 한 잔 하고 대부산 입구인 검바위에 하차할 때까지 30분을 쉬었다.
산행을 시작하는데, 날씨가 흐린 데다 나무가 울창해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인지 50m 간격으로 붉은 페인트로 20여 cm 정도 ㅡ 표시를 해 이놈을 찾으며 길을 낸다.
오전에 산행할 때 마을 사람 두 분을 만났는데, 40여 년 전에 이곳에 살 땐 땔감을 구하려 나무를 잘라 민둥산이었다고 한다.
이제 제법 나무가 자라 주변 조망이 안 될 정도로 컸다며 자연의 복원력이 크다고 한다.
사실 40~50여 년 전에 시골에 나무가 별로 없었다.
즐풍도 어린 시절 강원도 시골에 살 땐 동네 뒷산에서 낙엽을 긁어 땔감으로 이용했다.
전국 대부분의 산은 벌거숭이이기 일쑤였는데, 연탄 값이 싸지면서 연탄으로 난방을 이용하며 나무를 보존할 수 있었다.
한 세대가 지나며 전 국토는 푸르게 푸르게 나무가 울창해져 이제 제법 보기 좋다.
대부산 검바위-옥녀봉-칼이봉 등산코스
버스 기사에게 대부산 등산해야 하므로 검바위에서 내려달라고 하니 입구에서 미리 말하라고 한다.
이 지역이 처음이라 검바위 입구가 어딘가 모른다고 하니 자기도 깜박 잊을 수 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내비를 켜 목적지인 검바위 정류장을 미리 확인하고 입구에서 세워달라고 해 하차한다.
이렇게 모르는 지역도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알게 되므로 참 세상 살기 편하다.
검바위 정류장에서 대부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하며 만나는 나무들...
이게 검바위인 모양이다.
특별히 검을 것도 없는데, 검바위란 지명은 여기서 형성됐겠단 생각을 해 본다.
등산로엔 이렇게 붉은 페인트를 50m 간격으로 표시를 해 다음 목적지까지 개수를 세어가며 몇 m가 남았는지 가늠한다.
거의 정확하게 거리를 맞출 수 있어 재미있기도 하고 숲이 울창해 어두워 길 잃을 염려를 더는 즐거움도 있다.
느진목 삼거리
실거리 나무 꽃
실거리나무 열매, 실거리나무 잎은 꼭 아카시아 나뭇잎과 비슷하다.
열매도 그렇다.
국립공원에만 있는 안전 길잡이, 이렇게 모든 산에 적용되면 좋겠다.
옥녀봉은 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큰 바위에 지나지 않아 생략한다.
칼이봉을 다시 지나게 되므로 같은 구간을 두 번 지나며 1km를 중복한 셈이다.
이후 풍경은 특별할 것도 없으니 올리지 않는다.
마지막 배가 18:30에 여천항에서 출발하는데, 14:45분부터 7.5km 거리를 산행해야 한다.
일반적인 산행에선 한 시간에 2km를 가게 되므로 빠듯하다.
늦어 하루를 이곳에서 숙박하기엔 숙박비 부담이 너무 크다.
섬이라 숙박비를 부르는 게 값이고 때문이다.
숙박 부담을 덜기 위해 쉬지 않고 산행을 끝내며 40여 분이란 긴 시간을 남겼다.
아쉬 운 건 비렁길 1코스를 걸으며 비렁길의 자랑인 미역널바위를 보지 못 해 다시 한번 들어가야 한다.
가까운 곳이니 부담 없이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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