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20
2021.3.12. (금)
영화 보기 참 좋은 세상에 산다.
어릴 때야 영화관이 아니면 주말에 한 번씩 틀어주는 TV 명화극장이 전부였다.
이젠 온종일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요즘은 또 틱톡 보는 재미가 있다.
15초에 기승전결이 다 있는 세상이라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한두 시간짜리 영화가 아닌 15초 세상에서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 15초 세상에서 무슨 정보가 빠져나간다고 얼간이 트럼프는 틱톡 사용을 금지했을까?
하루가 멀다고 수많은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영화도 명작이 있고 보면 시간이 지나야 명작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예외적으로 오스카와 같이 자타가 공인하는 저명한 상을 받으면 하루아침에 명작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그런 명작은 TV 명작 영화에서나 볼 수 있지 넷플릭스에서 만나긴 쉽지 않다.
개런티가 비싸기 때문일까?
넥플릭스를 가득 메운 영화 중엔 드라마나 연작물도 굉장히 많다.
이런 연작물을 볼 땐 중간중간 단편을 골라 보기도 한다.
영화를 소개한 네댓 줄 정보로 영화를 볼 거냐 말 거냐 선택해야 한다.
참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브레이븐」 정보를 보며 마약과 관련된 이야기란 걸 알고 들어간다.
캐나다 어느 울창한 숲속 마을에서 벌목업을 하는 조 브레이든의 이야기다.
나름대로 건실한 피트는 자기 트럭으로 목재를 운송하며 돈을 버는 기사다.
사장인 조는 눈이 많이 온다며 자고 가라고 하지만, 피트는 약속이 있다며 굳이 떠난다.
가다가 운전하기 힘들면 사장님 산장에서 자겠다는 농담에 사장은 당연히 NO~
조 브레이븐의 문제는 아버지이다.
요즘 점점 치매가 심해져 어제저녁만 해도 잠깐 딴 눈 파는 사이에 동네 주점에 가서 한바탕 소란을 일으켰다.
젊은이들 사이에 있는 아가씨가 아내인 줄 알고 집에 가자고 보챈다.
일행은 웬 미치광이 노인네가 수작 건다고 손찌검은 하는데,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는지 사장은 아버지가 들어올 때 아들에게 전화해 일이 터질 거 같다고 알린다.
아들이 들어섰을 땐 이미 아버지가 얻어터질 때라 물불 가리지 않고 패거리들을 제압하며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경찰에 연행됐으나 일행 중 가석방자가 있어 가중처벌을 피하려고 없던 일이 되지만,
경찰은 앞으로 이런 일은 더 두고 보지 않겠다고 한다.
이 아들 한 성격 하는 게 앞으로 뭔 일이 일어날지 미리 복선을 까는 느낌이다.
젊은이들에게 얻어터져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는 이마 상처에 11 바늘을 꿰매야 했다.
의사는 아버지 치매가 점점 더 심해진다며 요양원이라도 보낼 것을 권하지만, 아들은 차마 그럴 수 없다.
퇴원한 아버지가 다락에 올라가 찾는 물건이 없다며 투덜댄다.
밑에 내려 두고 찾는 걸 본 아들이 여기 있다고 하니 언제 거기다 갔다 놓았냐며 딴소리다.
허허~ 이거 참 20년, 아니 당장 10년 후 내 얘기 같다.
운전기사는 마약 운반책의 마약을 차에 싣고 함께 가던 중 눈에 미끄러져 도로변에 처박혔다.
약속이 있다던 게 바로 이 마약 운송이었어?
도로에 처박힌 나무통 속을 절개해 관처럼 속을 파낸 공간에 숨긴 마약을 뚜껑을 열어 배낭에 넣는다.
경찰이 오기 전 당장 마약을 숨길 곳을 찾는데, 기사는 근처에 자기 사장 산장이 있으니 그곳에 숨기자고 한다.
사장이 잘 안 오니 잘 됐다 싶어 산장에 마약을 숨기고 온다.
마약 거래는 떼돈 버는 사업이지만, 목숨 내놓고 하는 사업이다.
운반책은 보스에게 운반 중이던 마약은 차량 사고로 국경 너머 안전한 곳에 숨겨놓았다고 전화한다.
대신 몇 번에 나누어 운반하라는 걸 한 번에 해결했다며 자랑질이다.
이 얘길 식당에서 전화 통화하며 알게 된 보스는 연신 담배를 피워대자 종업원은 담배 피우지 마라며 몇 번 충고한다.
보스는 전화를 끝내고 앞에 앉았던 변변치 못한 똘마니를 짓이겨 놓는다.
한 성질 하던 종업원도 식겁했겠다.
우리나라도 식당 종사자들도 이렇게 자기 목소리를 내면 시대가 오면 좋겠다.
그저 깜도 안 되는 놈들이 갑질 하는 세상은 단연코 없어져야 한다.
아버지 치매 문제로 고민하는 조에게 아내는 산장에 데려가 의논해 보라고 한다.
조는 딸에게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낼 산장에 가 월동준비 좀 같이하자고 한다.
태어나 부탁이란 걸 해 본 적 아들 녀석이 이런 부탁을 다하다니 별일이라며 좋아한다.
이틈을 놓칠 리 없는 우리 외동딸, 자기도 가겠다고 한다.
아버지와 진지한 대화기 필요했던 조는 딸이 자기도 함께 가자는 걸 단호히 거절하고,
엄마는 자기 일 좀 도와달라며 딸을 달랜다.
산장에 도착한 아들은 진지하게 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한다.
어제 싸움이 벌어진 이야기며, 병원에서 본 손녀딸을 다른 사람 딸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를 걱정스러워한다.
아버지는 자기를 노망난 늙은이로 취급해 양로원에 보낼 거냐며 버럭 화를 낸다.
조에게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밖에 나가 감정을 삭인다.
마약상 보스와 함께 마약을 찾으러 온 운전기사는 산장 입구 차단기가 열린 걸 보고 일이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온 일행은 트렁크에서 각자 총 한 자루씩 꺼내 일을 처리해야 한다.
보스는 운송 기사에게 차를 타고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묻는다.
길은 외길인데, ATV로 나갈 수 있는 길이 하나 더 있다고 한다.
보스는 요소요소에 배치하며 임무를 부여하고 행동을 개시한다.
아버지는 바깥 상황은 전혀 모른 채 이런 상황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이때 우리의 귀염둥이 꼬마 아가씨가 짜잔~ 하고 나타난다.
몰래 아빠 트럭 뒤에 타고 온 것이다.
폭풍전야인 것도 모르고 이런 전쟁터에 뛰어들다니 지켜야 할 가족이 하나 더 늘었다.
핸드폰이 안 터져 무전기로 외부와 접촉을 시도하는 데, 통화 중 통신이 끊긴다.
이 상황을 외부에 알릴 방법이 없으니 해결 방법은 탈출 밖에 없다.
가족은 차를 타고 빠져나가려다 길에서 만나 노루의 행동이 심상치 않자 낌새를 차리고 산장으로 돌아간다.
총으로 이들을 제거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며 이제부터 산장이 전쟁터로 변할 상황이다.
바깥 동향을 총구의 조준경으로 살피던 아버지 눈에 운전기사 피트가 연루된 걸 알며 치를 떤다.
마약 보스는 피트를 보내 마약을 가져오도록 한다.
조는 배낭에 마약 절반만 담아 갖다 주자 나머지 반도 안 가져오면 죽여버리겠다고 한다.
그러자 날 쏘면 아버지가 나머지를 태워버릴 거라며 시내 카페에서 만나 주기로 제안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다.
내가 보스라도 그렇지, 너 아주 사람을 잘못 봤어.
산장으로 돌아온 아들이 마약을 챙기자 아버지는 그걸 주면 우리를 다 죽일 거라고 한다.
조는 배낭을 밖으로 내놓은 후 ATV를 몰고 딸과 함께 산 쪽으로 올라간다.
딸에게 산에 올라가 엄마한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한다.
떠나기 전 조가 문 밖으로 내놓은 배낭에 인형만 잔뜩 든 걸 확인한 보스는 속은 걸 알고 조를 잡으려 차를 몬다.
뒤따라 온 보스는 조가 딸만 내려놓고 다시 산장으로 돌아가는 걸 알고 저격했으나 엉덩이에 조금 상처가 났을 뿐이다.
산으로 올라간 딸이 여러 시도 끝에 겨우 통화는 됐으나 사람들이 총을 쏜다는 얘기 도중 끊기고 만다.
엄마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산장으로 달려가는 데....
조는 마약상들을 상대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이 바위에 처박힌 놈과 ATM으로 함께 바다에 추락하며 자기만 살아남았다.
물에 빠져 생쥐꼴이 되자 이놈의 옷을 벗겨 갈아입는다.
집으로 돌아왔을 을 때 아버지는 적이 쏜 총알이 머리에 박힌 채 의식을 잃어가는 중이다.
말을 시키며 자식지간이라는 걸 상기시키며 의식이 돌아오게끔 대화를 한다.
아직 할 일이 많으니 잠깐 간이 창고에 모셔두고 상대를 처단하러 간다.
이때 산장으로 달려오던 아내는 산으로 가는 지름길에 차를 세우고 딸을 찾아 나선다.
딸을 죽이려던 일당과 만난 엄마, 전직이 양궁선수였나.
석궁으로 한 방 갈기는데, 즉사할 만큼 명중시키지 못한다.
산장으로 돌아온 조는 아버지는 엄호하며 집으로 들어오는 놈을 도끼를 날려 제압한다.
도끼를 날려 사람 죽이는 건 바이킹이 전문이던데, 전생에 바이킹이었나 보다.
인화물질을 뿌려 아예 화장시켜 버린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어 그렇지, 벌써 처리한 놈이 몇 명이나 된다.
잠깐 조가 나간 사이에 보스가 들어와 총상을 입어 기진맥진한 아버지를 끌고 나온다.
도끼를 들고 나타난 아들에게 도끼를 버리지 않으면 당장 죽이겠다니 별 수 있나.
도끼를 버리며 마약을 돌려주겠다고 하니 갖고 노냐며 아버지 배에 칼을 꽂으며 아들에게 밀어버린다.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아버지에게 제발 죽지 말라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
경찰이 도착했으나 반장은 목에 총상을 입고 쓰러지자 신참은 구급차와 지원을 요청한다.
이때 집에 들어가 마약을 챙긴 보스는 조가 모르게 뒷문으로 도망쳐 나간다.
우여곡절 속에 딸에게 접근하던 일당은 처리하고 조와 상봉했으나 이내 딸을 찾아 나선다.
다행히 경찰차에 피신한 딸을 만난다.
에이고 내 새끼 얼마나 고생했니?
조는 보스가 마약을 갖고 도망친 걸 알고 배낭에 몇 가지 도구를 챙긴 다음 지름길을 이용해 이들의 차량이 있는
절벽에 먼저 도착한다.
나무에 곰덫을 묶어 눈에 살짝 묻는다.
이곳에서 다니 만난 호적수, 사생결단만 남았다.
둘이 육탄전을 벌이다 쓰러진 조에게 네놈 아버지 배를 가른 것처럼 네놈과 네놈 와이프,
네놈 딸내미 배도 가를 것이라고 악담을 퍼붓는다.
그러면서 고작 나를 잡으려고 곰덫을 설치했냐며 비아냥 거린다.
곰덫을 들켜버렸으니 이젠 힘으로 이놈을 처치해야 하는데, 그동안 힘을 너무 썼다.
하지만 일어나 이놈을 반드시 처단해야 가족을 지킬 수 있다.
다시 일어선 조...
있는 힘을 다해 싸워보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그를 끌고 절벽으로 함께 뛰어내리며 동반자살을 시도하는데, 아뿔싸 조에 발이 곰덫에 걸렸다.
보스는 절벽 아래 바다로 추락하며 즉사했겠다.
나무에 와이어로 연결된 곰덫에 발목을 내준 조는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고통스러워한다.
네가 조롱받던 계획이 이렇게 살신성인하면서 마지막 한 놈까지 완벽히 죽이는 것이었구나.
대단하다, 조...
주인공은 역시 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가족을 다시 만나며 상봉을 기쁨을 함께 나누는 가족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아버지는 어떻게 됐을까?
제이슨 모모아가 조 브레이븐 역을 맡은 이 영화는 린 오에딘 감독이 2018년에 만든 작품이다.
러닝 타임 94분,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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