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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등등/생활 속 발견

딸과 사위 찬스로 간 "비긴 어게인 코리아" 속초편

by 즐풍 2020. 6. 29.

 

 

2020.6.12. (금) 오후 19:30~21:00까지 속초 버스킹 참석 

         6.27. (토) 오후 23:00~00:58까지 방영

 

 

jtbc에서 몇 차례 진행한 "비긴 어게인"이라는 길거리 버스킹을 좋아했다.

간혹 국내에서도 버스킹을 했으나 대부분은 외국에서 진행했다.

언어가 달라도 가수가 만들어내는 선율이나 음색, 하모니 등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박정현이 부른 "샹들리에", "아베마리아"는 현지 반응도 뜨거웠다.

 

 

 

 

시즌이 끝난 지 제법 오래돼 다시 시작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 사위에게 전화가 왔다.

새로 시작한 "비긴 어게인 코리아"를 장인어른 퇴직 기념으로 신청했는데, 당첨됐으니 모시고 가겠단다.

코로나-19 때문에 소수 인원만 선정한 걸 구구절절한 사연을 적어 당첨된 것이다.

 

 

 

 

오후 휴가를 내고 사위, 딸과 덕양구 화정동 사무실 근처에서 점심 먹고 속초로 달려갔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좀 쉬고 속초 황태구이 맛집인 미가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아무래도 비긴 어게인이 끝나려면 적어도 밤 아홉 시 전후일 것이기 때문이다.

맛집으로 소개된 황태구이 맛집은 그런대로 맛있었다.

 

 

 

 

버스킹 진행 장소인 속초 국제크루즈항에 도착해 정박한 크루즈 4층인 갑판으로 올라갔다.

코로나-19로 당분간 영업을 접은 건지 텅텅 빈 배는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절해고도다.

버스킹이 시작되자 진행을 맡은 이소라는 3,000여 건의 응모에서 30팀이 초대됐다고 한다.

사위와 딸을 잘 둔 덕분에 100대 1의 행운을 거머쥔 것이다.

 

 

 

 

자리는 뽑기로 지정되는 데, 즐풍이 뽑은 표는 운 좋게 6번이다.

즐풍의 뽑기 능력도 탁월해 맨 앞자리로 하림과 불과 2m 정도의 짧은 거리다.

왼쪽부터 정승환, 이하이, 이수현, 이소라, 헨리, 적재, 하림 순으로 앉았다.

처음 멤버로 합류한 이하이는 정말 얼굴은 작고 눈도 예쁜 데다 노래까지 잘한다.

 

 

 

 

이번 비긴 어게인 코리아는 해외의 낯선 도시 대신 국내에서 진행하는 ‘거리두기 버스킹 음악여행’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 19로 인해 멈춰버린 평범한 일상 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국민을

음악으로 위로하고자 여러 도시를 돌며 진행하는 버스킹이다.

서울에 이어 쑥대밭이 된 대구를 위로하고 세 번째 방문 도시가 강원도 속초다.

 

 

 

 

썬크루즈 선상 버스킹에 앞서 오후에 속초 해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먼저 버스킹을 진행했다.

이곳 역시 거리두기로 앉아 소수 인원이 공연을 보는 행운을 누렸다.

썬크루즈에서 선상 버스킹을 진행할 땐 모두가 타이타닉에 오른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감미로운 선율에 몰입되는 순간을 즐긴다.

 

 

선크루즈에 오를 때 핸드폰 카메라엔 전부 촬영 방지용 테이프를 붙였다.

사진은 모두 TV를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버스킹 중간중간에 세 당첨자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먼저 34년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6월 말로 정년퇴직한다는 사연이 소개되었다.

부산에서 여섯 시간을 달려 속초에 도착했다니 그 성의가 놀랍다.

그의 아내분은 헨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며 헨리와 일행에겐 감동을 두고 참석자에겐 웃음을 주었다.

 

 

 

 

우리 딸은 즐풍을 평범한 공무원이라고 소개해 소방공무원이 공무원을 대표로 사연이 소개된 셈이다.

즐풍은 법무부 모 기관의 2년 근무까지 합쳐 내년 6월 말 퇴직 시 37년 7개월을 근무하게 된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8개 정부에서 일했다.

대통령과 상관없이 정부와 국민을 위해 긴 세월을 묵묵히 소임을 다했다.

 

즐풍과 딸, 사위다.

소방공무원 사연이 소개될 때 현직 공무원인 즐풍도 클로즈업된다.

 

 

딸과 사위는 카메라가 우릴 찍을 때 카메라를 줄곧 주시하여 사진이 잘 나왔다.

맨 아래 사진은 팀마다 하나씩 설치한 작은 캠코더에 잡힌 영상이다.

사진을 보니 겨우 환갑인 나이에 벌써 백발이 성성하니 그간의 노고가 머리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젠 지하철 경로석에 앉아도 시비 걸 사람이 없을 만큼 서리가 앉았으니 세월이 무심하다.

 

 

 

 

수현과 적재는 썬크루즈 선상이란 자리에 맞게 악동뮤지션의 "뱃노래"로 첫 단추를 꿰었다.

이하이, 적재, 하림이 함께 이하이의 "Rose"를 열창하며 가창력을 뽐냈다.

멤버 모두가 조용필의 "Bounce"를 열창해 단박에 분위기를 흥겹게 바꾸며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하이와 수현은 "나는 달라"라는 노래로 둘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비긴 어게인에서 늘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분위기를 살리는 헨리는 이번에도 단단히 한몫했다.

우리 정서에 순치된 음악가라 아니라 생기 있고 발랄하며 다양한 끼를 보여주는 그는 늘 이곳의 중심에 선다.

이 외에도 여러 노래가 소개되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감동을 주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진 버스킹은 내 일생의 큰 선물로 남는다.

 

 

 

 

지난 6월 15일을 마지막으로 6월 말까지 휴가에 이어 7월 1일부터 1년간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마지막 근무 날 정년퇴직 1명, 명예퇴직 1명, 공로연수 2명 등 네 명이 현직을 떠나게 되었다.

즐풍과 직원 한 명은 공로연수라 퇴직은 아니지만, 퇴직자와 함께 소회의실에서 조촐하게 퇴임식을 거행했다.

그때 간단하게 소회를 밝힌 퇴임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 포스팅을 마친다.

 

 

 

 

 

제가 85년 12월에 우리 직장에 처음 발을 디디고 내년 6월 퇴직하면 35년 7개월을 근무하게 됩니다.

요즘 신규 직원은 90년대 생이 대부분이므로 어쩌면 큰아버지나 삼촌뻘쯤 되겠지요.

처음 우리 직장에 들어왔을 땐 3~4년은 고지서도 직접 손으로 써서 보내던 시절이었는데,

이젠  대부분의 업무를 NTis로 처리하여 정교해지고 업무량도 많이 늘었습니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하듯이 나이 든 사람은 떠나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노자에 "물은 흘러도 본디 바다 안이고(水流元在海), 달은 져도 하늘을 떠나지 않는다(月落不離天)."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로연수를 끝으로 국세청을 떠난다고 해도 제가 몸 담았던 우리 조직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고 만나면 헤어지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오늘 비록 헤어진다고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나면 기쁘게 뵙겠습니다.

그동안 애정과 사람으로 보살펴 주신 서장님과 과장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