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07(지하철 산행 순례_01)
2021.2.2. (화) 07:36~15:42(8시간 6분 산행, 휴식 40분, 전체 거리 16.7km, 평속 2.2km/h) 맑음
평택은 거의 평지이다 보니 멀리 있는 산다운 산을 산행하려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최근엔 국립공원 위주로 산행하다 보니 유가도 비싼 데 훌쩍 다녀오면 연료 게이지가 푹푹 떨어진다.
고민 고민하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근교 산행하자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대중교통은 요금이 저렴하거니와 기름값, 주차비 걱정 없어 좋으나 근교 산행 위주일 수밖에 없다.
그 첫 순서로 안양과 군포, 안산에 펼쳐진 수리산 도립공원을 선택한다.
버스로 두 정거장 이동해 1호선으로 갈아 탄 후 명학역에서 하차하니 1시간 50여분 거리다.
날이 오지게 추워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고작 4분도 안 되는 데, 덜덜 떨린다.
날씨가 쾌청한 날을 잡다 보니 입춘 하루 전인데도 한파가 몰아치니 춘래불사춘이다.
□ 수리산
명칭 유래
빼어난 山峰의 바위가 마치 독수리와 같아 수리산이라 했다는 설이 있고
또 신라 진흥왕 때 (539∼575) 창건한 절이 信心을 닦는 聖地라 하여 修理寺라 하였다.
조선조 때 어느 왕손이 수도 하였다 하여 修李山이라 부르기도 한다는 등 3 설이 있다.
수리산 소개
우리 30만 군포시민은 물론이고 안양, 안산 시민들에게 마음의 안식처로 사랑받고 있는 수리산은
군포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군포시의 진산으로 2009년에 경기도의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수리산 지형은 청계산(618m), 광교산(582m), 관악산(629m), 백운산(564m)등 광주산맥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산지 중의 하나로 군포시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가장 큰 산이다.
태을봉(해발 489.2m)을 중심으로 남서쪽으로 슬기봉(해발 469.3m), 북쪽으로는 관모봉(해발 426.2m),
북서쪽으로는 수암봉(해발 395m)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계는 수리산이 군포시 서측에 남북으로 형성되어 안산시, 안양시와 경계를 이루며
수리산 능선이 동서로 뻗어 군포시를 양분하고 있다.
수리산은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오른듯한 산계를 이루고, 봉우리 및 절벽은 대체로 규암이며
계곡지대에는 풍화에 약한 흑운모호상 편마암이나 안구상 편마암이 많으며 부분적으로
백운모 및 흑운모 편암이 협재 되어 있다. (군포시청)
수리산 등산코스
명학역에서 내려 관모봉 오르는 제일 긴 구간을 타려고 하니 길 옆엔 상가가 틈을 주지 않고 산을 막았다.
마을 안쪽으로 돌아 어렵게 입구를 찾아 들어오니 명학바위가 반긴다.
명학바위
조선 초·중엽에 청풍 군수를 지낸 심간(沈諫)의 묘를 쓰기 위해 지금의 대림대학 뒤를 팠는데,
돌 밑에 있던 두 마리의 학 중 한 마리가 이곳 바위에 날아와 울었다고 하여 「鳴鶴바위」라고 한다.
일명 「미악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이 바위로 인해 명학동·명학역·명학대교 등의 명칭이 탄생되었다. (안내문)
해는 진작에 떴지만, 산에 가로막혀 이제야 산등성이를 넘으며 고개를 내민다.
즐풍이 사진 찍을 위치까지 오자 이제야 일출처럼 얼굴을 내미는 영민함을 보인다.
관모봉이다.
양끝으로 두 귀가 튀어나온 게 아닌 게 아니라 임금이 쓰는 익선관의 두 귀를 연상시킨다.
관모봉에서 조망하는 태을봉
앞쪽으로 삼성산과 뒤로는 관악산이 보인다.
지난해까지 일산에 살며 가까운 북한산 위주로 산행했다면,
앞으로는 지하철을 이용해 저 삼성산과 관악산이 주된 산행 놀이터가 될 것이다.
날이 추운 만큼 날씨는 청명한 게 좋다.
섣달 스무하루 달이 아직 지지 않고 국기봉 옆에 티눈처럼 잡힌다.
다음 주말이 설 연휴니 음력으로 2020년 경자년도 저물어 간다.
풍수지리에서는 큰 독수리가 두 날개를 펼치고 날아 내리는 모습을 매우 귀한 지상으로 꼽으며
이런 형상을 '태을(太乙)'이라 부른다.
일출 무렵 태을봉에 올라 그 그림자를 내려다보면 커다란 태을 형상이 보인다고 한다.
태을봉은 수리산 최고봉으로 2004년 군포 1경으로 지정되었다. (표지석 뒤 안내문)
완전 역광이라 밝게 조정해도 글자가 잘 안 보인다.
태을봉(489m)이 사실상 수리산의 정상이다.
수리산 도립공원은 2009년 7월 16일 슬기봉(451m)을 중심으로 태을봉(489m)과 관모봉(426m) 일원
약 7㎢에 지정하였으며, 그 면적은 여의도 면전 약 2.5배에 달한다. (안내문)
수리산은 전체적으로 육산에 해당하나 드문드문 차돌의 일종인 규암이 자리해 보기 좋다.
태을봉을 지나며 병풍바위가 펼쳐져 이곳을 오르기로 한다.
병풍바위를 멀리 떨어져 전체를 다 담을 수 있는 조망이 있으면 좋은 데, 유감스럽게도 없다.
그러니 바위 끝에 서서 찍을 수밖에 없어 전체를 담아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블로그 사진 편집의 방향을 바꾼다.
사진 하단에 집어넣던 블로그 주소를 밖으로 빼고 QR코드를 중간에 겹치도록 해
QR코드가 사진을 간섭하던 걸 절반으로 줄였다.
사진 사이 공간도 줄였으나 블로그 주소를 넣는 공간이 들어가 시각적 완충효과를 주도록 했다.
규암은 흔히 보는 화강암과 달리 이렇게 쪼개진 단면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하얀 규암에 푸르기 한이 없는 맑은 하늘과 잘 어울리니 날 하나는 잘 잡았다.
이런 바위만 놓고 보면 수리산은 육산이 아니라 골산이라 해도 믿겠다.
지나온 태을봉 구간이다.
내려오는 구간엔 나무 데크가 지그재그로 놓여 오르내리기가 불편한 느낌이다.
통신탑이 있는 지역은 출입 금지구역이라 사면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멀리 보이는 수암봉, 정면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에 살짝 태양산이 솟았는데, 사진에 안 잡혔다.
하산은 태양산을 경유해 수리산 성지로 내려설 것이다.
능구렁이처럼 바위를 타고 있는 소나무, 언제나 푸른 네 빛이 가상하다.
슬기봉에 억지 한자를 갖다 붙인 느낌이다.
굳이 해석하면 거문고를 타던 장소 정도 될까?
나무 데크가 생기기 전엔 좀 불편하게 다녔을 곳이다.
이 바위에서 반대편으로 내려오던 중년 부부를 만났다.
건너편 수암봉 이름을 묻길래,
"바위가 빼어나게 멋진 봉우리라 '빼어날 수(秀), 바위 암(岩) 자'를 써 수암봉이라 한다"라고 알려준다.
지하철 타는 곳도 물어 관모봉으로 하산하면 명학역이 제일 가깝다고 알려준다.
바위를 위에서 내려다 본모습이다.
보통 낙엽이 져 앙상할 가지가 모진 바람에도 낙엽을 놓지 않고 보내지 않는다.
사랑인가, 집착인가?
지나온 태을봉
슬기 쉼터이다. 슬기봉은 좀 더 가야 한다.
한남정맥 군포 구간
한남정맥은 한반도의 13 정맥 중 하나로 충북 속리산에서 시작해
경기도 안성시 칠현산을 거쳐 김포시 군수산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군포 구간은 구계 고개에서 승가봉까지이다.
수리산 주봉은 태을봉이고, 슬기봉, 관모봉이 있으며
수리산 자락에는 6천여 평의 철쭉 군락지가 조성되어 매년 5월 철쭉대축제가 열린다. (안내문)
5월 철쭉축제가 열릴 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구경 와야겠다.
수암봉 가는 길에 잡은 태을봉이다.
작은 산이어도 펼쳐진 능선이 제법 유장하게 보인다.
이 바위는 슬기봉부터 철책으로 둘러싸인 마지막 구간을 따라 수암동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암봉이다.
2018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곳을 지날 때 멋진 기억으로 다시 왔다.
가까이서 볼 때 각이 안 나온다.
하여 건너편에서 보면 전체를 담을 수 있을까 싶어 건너왔으나 숲이 무성해 제대로 잡을 수 없다.
괜한 고생만 했다.
건너편 수암봉
이 바위를 마지막으로 다시 수암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수암봉을 바로 오르지 않고 바위 아래쪽으로 돌아 왼쪽 능선을 타고 오른다.
2018년 12월에 올랐던 수암봉
수암봉 아래로 돌아가며 보는 수암봉은 일부만 잡힌다.
이쪽은 낙석 위험으로 통행금지구역인 걸 올라가서야 알았다.
이곳에서 보는 그림도 괜찮다.
웬 장년의 사람이 하필 표지석 앞세서 물을 마시며 쉬고 있다.
사진 좀 찍겠다고 하니 자신을 찍어주는 줄 알고 고맙다고 한다.
즐풍이 굳이 선생을 찍을 이유가 있겠냐고 하니 그제야 알아듣고 머쓱하게 자리를 내준다.
산에서 쉬는 것도 요령이 필요하다.
능선 따라 병목안 유원지로 내려가려던 생각을 바꿔 태양산을 오른다.
자그만 능선을 지나 태양산을 만났는데, 높이 표시도 없이 이정표 상단에 "태양산"이라 적었다.
수리산 등산지도를 검색한 결과 329m란 걸 겨우 알았다.
아주 조그만 노력으로 태양산을 산행 경력에 추가하니 거저먹은 느낌이다.
태양산을 내려와 수리산 성지에 들어섰다.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올 때 여러 공과가 있었다.
굳이 긴 얘기는 하지 않겠다.
수리산 성지를 지나 병목안 캠핑장을 경유해 언덕을 넘어 명학역으로 이동한다.
다음 달이면 병목안 캠핑장도 활기를 띠며 북적이겠다.
학교로 들어오는 길을 막아 울타리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 기숙사도 있는 걸 보면 오직 교육에만 전념하겠다는 교육 정신이 엿보인다.
오늘 처음으로 국철을 이용해 수리산을 다녀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수리산과 삼성산, 관악산이 제일 만만하게 보인다.
연구를 하면 더 많은 경험을 나들어 낼 수 있겠다.
그 첫 번째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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