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49
2021.5.3. (월) 오전에 잠시 탐방
언젠가 선암사를 시작으로 조계산 도립공원 정상을 찍고 천자암을 들려 쌍행수를 보았다.
여기서 잠깐 한눈 파는 사이 길을 잘못 들어 송광사를 놓치고 말았다.
조계산을 등산하며 순천의 명찰인 선암사와 송광사를 보려던 계획은 이렇게 무산되었다.
산악회를 따라 등산할 땐 촉박한 시간상 사찰이나 명소는 부수적일 수밖에 없어 제대로 보기 힘들다.
그 당시 선암사도 스치듯 지나갔으니 송광사 또한 그랬을 것이다.
오늘은 목우와 함께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을 차례로 돌며 여유있게 속속들이 살필 생각이다.
숙소에서 송광사까지 94km로 한 시간 30분 거리이니 제법 멀다.
송광사에 도착하니 초봄의 여러 나뭇잎 색은 점차 푸르름으로 통일되어 가며 싱그러운 봄을 알린다.
길을 따라 오르며 안내문을 보니 법정스님이 좋아하시고 영면하셨다는 불임암이 눈에 띈다.
불일암은 작은 암자에 불과하나 그 중요성에 비추어 별도로 포스팅 한다.
법정스님게서 여름에 목욕을 하셨다는데 조촐하기 그지없다.
계신 동안 무소유의 삶을 당연하듯 누리신 증거이다.
단출한 불일암과 나그네
어느 스님께서 정진 수행하시는지 진흙은 스님의 무게만큼 깊게 자리가 파였다.
즐풍도 그 자리에 서고 싶으나 그분의 경지에 누가 될까 두려워 마음도 한 자락 얹지 못하고 뒤돌아 선다.
대숲에 바람이 지난다.
아무렇지도 않은 도자기 앞에 앉은 동자승은 그저 속세의 연을 버리지 못한 듯 천진난만 그 자체로 불심이 가득하다.
법정 스님 계신 곳
1932.10.8~2010.3.11
스님의 유언에 따라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후박나무 아래 유골을 모셨다.
예쁠 것도 없는 작은 꽃이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듯 헌화되어 있다.
제7대 자정국사 부도 묘광탑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까지 송광사에서 16 국사가 배출되었다.
현존하는 16 국사 부도 중 자정국사(?~1301)의 부도 묘광탑은 모양새가 단아하고 기풍이 있으며
당시의 모습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풍경이 바람이 지나가는 걸 눈치채고 은은하게 화음을 넣는다.
스님의 양식이 될 채소밭
법정 스님이 계신 곳은 순천 송광사 내 불일암이다.
불일암은 송광사 경내를 지나 왼쪽으로 잠시 올라오면 만날 수 있다.
작아서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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