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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한라산

한라산 하산할 때 한천계곡 단풍에 취해 조난될 뻔

by 즐풍 2020.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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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31. (토) 07:27~17:07(전체 거리 22km, 9시간 40분 산행, 1시간 19분 휴식, 평속 2.5km/h) 맑음

 

 

한라산을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하다가 계곡으로 보이는 단풍이 멋져 자연히 계곡으로 들어섰다.

성판악으로 오를 때 보던 단풍은 저리 가라 할 만큼 물이 잘 들었다.

한천계곡의 단풍이 이번 제주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단풍이었다.

나중에 뉴스 사진을 보니 어느 하루는 온통 제주 한천계곡 단풍 사진으로 도배가 됐다.

그 단풍의 첫 서막을 즐풍이 열어젖힌다.

 

사실상 한라산 산행기 2부의 시작은 이렇게 한천계곡의 단풍으로 이어진다.

 

계곡으로 들어설수록 단풍은 더욱 짙어진다.

 

단풍나무도 아닌데 단풍만큼이나 화려한 색상을 보인다.

 

온통 참나무 숲의 단풍이다.

 

이 지점이 최고 잘 든 단풍 지역이다.

 

 

 

 

 

 

 

 

 

 

 

한라산을 불태울 기세로 맹렬하게 익어간다.

 

 

 

 

 

주변은 온통 단풍으로 불타는 데, 단풍에 정신 뺏기면 바위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다.

 

 

 

 

 

단풍이 벌써 끝나는 건가?

 

폭우로 흘러내리던 물길이 벽을 치고 나가며 산사태가 났다. 

피부가 벗겨지며 드러난 살점엔 핏물이 흐른다.

 

 

 

 

 

 

 

쓰러진 곰솔도 벗겨지고 잘리고 난장판이다.

 

처박힌 바위는 물살이 밀어낼 때까지 오기로 이 계곡에 버티리라.

 

그렇다고 쉽게 넘어갈 바위가 아니다.

언제 이곳에 자리 잡았는지 모르지만, 터줏대감처럼 등에는 이끼가 자라기도 했다.

 

이젠 아래쪽보다 위쪽의 단풍이 볼만하다.

 

 

 

높이에 따라 단풍색이 다 다르다.

 

 

 

발 아래는 여전히 큼지막한 바위들이 지뢰처럼 깔렸다.

단풍 보랴 바위 조심하랴 진도는 더디기만 하다.

 

 

 

아래쪽으론 막 단풍 들기 직전이다.

며칠만 기다리면 이 계곡 전체 불더미에 기름을 부은 듯 온통 시뻘겋게 불 타오르리라.

 

바위를 헤쳐나가는 게 힘들어도 너희들 덕분에 힘든지 모른다.

 

 

 

 

 

 

 

막 번지기 시작하는 불꽃처럼 불같이 일어나렴

 

 

 

 

 

 

 

 

 

단풍만 볼 게 아니라.

발아래 바위도 조심해야 한다.

 

마냥 단풍만 보고 가다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이 바위의 끝은 높은 마른 폭포다.

괜히 낙엽에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영원히 아웃이다.

 

방금 내려온 폭포의 높이를 보라.

10여 m는 족히 넘는 높이니 이곳에서 추락하면 최소 중상이다.

이곳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니 중상이면 조난으로 이어진다.

 

이런 지뢰밭은 수없이 지나야 한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탈출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곳으로 하산할 때 막연히 관음사로 빠지는 길이 있는 줄 알았다.

나중에 트랭글 지도를 보니 내려갈수록 관음사와 멀어진다.

계곡 어디가 끝나는 지점인 줄 모르니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 속도를 높여 탈출할 시간을 벌고자 한다.

 

이런 협곡은 위험하고 앞길에 어떤 지뢰나 부비트랩이 있는지 모른다.

급할수록 조심해야 한다.

 

네가 또 급한 사람 앞길을 막는구나...

 

온통 바위 투성이다. 제기랄...

 

 

 

이제 단풍은 점점 끝나가거니와 단풍보다 탈출에 더 신경 쓴다.

어휴 깜작이야, 

폭포 아랜 해골만 뒹군다.

 

이런 데서 꽈당하면 큰일이다.

 

갈길 바쁜데, 또 이런 낙엽이 시선을 끈다.

 

 

 

계곡은 다시 잔잔해졌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도처에 깨진 얼음이니 언제 무너지고 빠질지 모른다.

걷는 모든 곳이 살얼음판이다.

 

그런 위험천만한 곳에도 꽃은 피고 단풍이 든다는 건 오묘한 자연의 이치다.

 

 

 

이번 지뢰도 속지 않고 잘 빠져나왔다.

 

얼마큼 내려오다 계곡 옆 비교적 평탄한 숲길이 보여 올라왔다.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차 소리를 들으며 해방된 느낌을 갖는다.

머지않아 도로를 만나며 탈출에 성공했다.

관음사 방향의 들위오름 주차장까지 500m를 걸어가 버스를 기다리며 트랭글을 끈다

한참을 기다려도 출발했다는 버스는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900m를 더 걸어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대기 중인 택시를 타고 성찬악에 주차한 차량을 회수한다.

택시 기사는 관음사에서 성판악으로 직접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한다.

관음사에서 버스를 타면 제주대학에서  성판악 가는 버스를 환승해야 한다고 한다.

 

한라산은 탐방예약제로 알고 있어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왜 안 하냐고 물으니

워낙 중국인이 많아 2월 한 달 예약제를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산행인구가 확 줄자 없던 일이 되고 만 것이다.

여름부터 갑자기 산행인구가 늘었다고 한다.

오늘은 단풍 시즌과 겹쳐 산행인구가 폭발적으로 는 것을 정상에서 확인했다.

 

한천계곡의 단풍을 본 죄로 혹독한 대가를 피룬 한천계곡이다.

이 한천계곡의 끝은 용연계곡이다.

나중에 용연에서 시작해 한천계곡 일부 구간 탐방을 끝내기도 했다.

 

용연에서 시작한 한천계곡의 비경

 

용연을 만든 한천계곡의 비경 ①

2020_76A 2020.11.17. (화) 07:48~16:08 (전체 거리 14.7km, 8시간 20분 탐방, 1시간 6분 휴식, 평속 2.0km/h) 맑음 날씨가 참 묘하다. 이번 주는 내일까지 맑겠다던 예보가 시간이 갈수록 흐리거나 비가 오겠다..

blog.daum.net

두 번째 한천계곡 이야기

 

육지에 제주 한천계곡만큼 멋진 계곡 있을까? ②

2020_76B 2020.11.17. (화) 07:48~16:08 (전체 거리 14.7km, 8시간 20분 탐방, 1시간 6분 휴식, 평속 2.0km/h) 맑음 지천을 제외한 한천계곡만 다 탐방하려도 적어도 4일 정도는 소요될 것이다. 오전에 용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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