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0. (화) 오후에 30여 분 탐방
오전에 태백산 등산으로 4일째 강원도 산행을 마쳤다.
내일은 치를 떨며 악다구니를 써야 한다는 치악산을 올라야 하기에 태백산은 쉬엄쉬엄 등산했다.
일찍 산행을 시작했기에 거의 7시간 산행을 마치고 나도 채 14:00가 안 됐다.
남은 시간 태백 명소 어디를 보아야 좋을까?
태백시청으로 달려가 태백시 안내지도를 받아 살펴본다.
언젠가 TV 화면에서 보았던 구문소를 찾아내 이동하는데, 제법 먼 거리다.
태백시청을 경유해 구문소로 오니 대략 20km 넘는 긴 거리라 40여 분 걸렸다.
구문소로 들어서며 첫 만남부터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 구문소(求門沼)
낙동강 상류 황지천의 강물이 이곳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깊은 소를 이루었는데, 이를 구문소라 한다.
강물이 산을 뚫고 흐른다 하여 뚜루내라고 부르기도 하며 주위의 낙락장송과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구문소 높이는 20~30m, 넓이 30㎡정도 되는 커다란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예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구문소 자개루에서는 마당소, 삼형제폭포, 닭벼슬바위 등 구문팔경을 볼 수 있으며
옛날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엄종한의 용궁 전설이 전해진다.
또한 구문소의 고환경 및 침식지형은 한반도 고생대의 다양한 지질구조 (물결흔, 소금흔, 습곡 등)와 화석
(삼엽층, 두족류 등)의 산출지로 문화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0. 4. 28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1.1㎞구간을 자연학습장으로 개방 고생대 지질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체험학습의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태백시청 안내문)
위쪽 차도로 쓰이는 작은 터널은 1937년 일본인들이 뚫은 것이고,
하향도로 동점터널은 1999년 태백시에서 교통안 해결을 위해 개통시킨 터널이다.
이 도로는 일방통행인 편도 1차선이다.
□ 구문소
전기 고생대 지층 및 하식지형(천연기념물 제417호)은 낙동강 상류의 하천인 황지천이 현재의 구문소에 이르러
석회암으로 구성된 산을 뚫고 지나가면서 높이 약 25m, 너비 약 30m 정도의 커다란 석문을 만들고 소(沼)를 이루었다. 석문 위에 자개루가 위치하고 있어 자개문이라고도 부르며 예로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구문소에는 고생대층인 막골층과 직운산층이 드러나 있는데 석회암으로 구성된 막골층에는 건열,
스트로마톨라이트, 새눈구조, 습곡 등의 다양한 구조가 나타난다.
셰일로 구성된 직운산층에는 삼엽충류, 완족류, 두족류, 필석류 등의 화석이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어
한반도의 지사를 관찰하는데 용이하다. (국가지질공원 안내문)
침식에 약한 석회암 지대라 물이 흐르며 단층을 만들기도 한다.
구문소의 전설
옛날 구문소가 생기기 전에 석벽을 사이에 두고 황지천과 철암천에 큰 소(沼)가 있었다.
황지천에는 백룡이, 철암천에는 청용이 살면서 늘 석벽 꼭대기에 올라가 낙동강의 지배권을 놓고 싸웠으나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하루는 백룡이 꾀를 내어 석벽을 뚫고 청룡을 제압하여 오랜 싸움을 끝내고 승천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구문(구멍)소(沼)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안내문)
구문소 탐방은 일방통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도로로 이용하는 터널이 좁아 교통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터널을 지날 땐 조심해야 한다.
구문소의 석회암 층이 사선으로 기운 걸 볼 수 있다.
암석에는 왜 평평한 선이 있지?
암석은 바다나 강에 있는 퇴적물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이다.
퇴적암은 퇴적물이 편평하게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수평방향으로 금이 생긴다.
이러 환 금을 층리면이라 한다.
층리면은 암석을 이루는 입자의 크기가 달라지거나 성분,
혹은 입자의 배역이 달라질 때 보통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층리는 평행하게 쌓이지만, 암석이 된 후 지각변동으로 기울어지거나
굽어지는 등 다양한 형태를 형태를 볼 수 있다. (안내문)
구문소는 어떻게 생겼을까?
황지천과 철암천이 이곳 구문소의 단충선을 따라 활발한 침식작용을 진행시켰다.
지하에 형성되어 있던 동굴과 관통되어 황지천이 흘러들면서 동굴을 점점 확장시켰다.
하천이 산맥을 뚫고 흘러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지상 자연동굴 구문소가 생겨났다. (안내문)
아래쪽에 자개시에 문이 열린다고 하여 여기 자개루라고 하는 정자를 만들었다.
주변에 나무가 많아 조망은 별로 기대할 수 없다.
건너편 산도 단풍이 절정이다.
□ 자개문(子開門)
동점 구문소의 구름다리처럼 생긴 구문소의 거대한 석굴(石窟),
곧 뚜루내(穿川)의 지부석(地負石)을 자개문(子開門)이라 한다.
고려시대부터 성행하여 조선시대에는 민중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정감록(鄭鑑錄)이란 도참서(圖讖書)가 있다.
전쟁과 기근(饑饉)과 관리(官吏)의 횡포, 과다한 세금에 핍박받던 민중들에게 아름다운 이상향(理想鄕)을 제시하여
그들에게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 되게 한 비전(秘傳)으로 내려오던 비결서(秘訣書)이다.
그 책에 쓰여 있기를「낙동강의 최상류로 올라가면 더 이상 길이 막혀 갈 수 없는 곳에 커다란 석문(石門)이 나온다.
그 석문은 자시(子時)에 열리고 축시(丑時)에 닫히는데 자시에 열릴 때 얼른 그 속으로 들어가면
사시사철 꽃이 피고,
흉년(凶年)이 없으며 병화(兵禍)가 없고 삼재(三災)가 들지 않는 오복동(五福洞)이란
이상향(理想鄕)이 나온다.」라고 하였다.
그 오복동(一名 午腹洞)은 지금의 황지, 장성 땅인 태백시 일원을 말하고
석문은 낙동강이 산을 뚫고 지나간 뚜루내(穿川)인 구문소의 크고 둥근 구름다리 형상의 석굴(石窟)이
바로 석문(石門)인 것이다.
중국의 도연명이라는 사람이 지은 도화원기(桃花源記)라는 책에 보면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나오는데
거기에도 도원향으로 가는 입구는 구문소처럼 생긴 것으로 되어 있다.
이상향으로 가는 곳에는 꼭 석문이 있는데 지리산과 북두류산 부근에도 유사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구문소의 석문이 대표적인 이상향의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삼척국기노정기(三陟局基路程記)에 보면,「기이한 돌이 있으니 이름 하여 지부석이라,
그 형상은 활과 같고 양쪽 기둥이 섰으니 이것이 석문이라,
자시에 열리고 축시에 닫히니 열렸을 때 얼른 그 속으로 들어가면 궁해염지지(弓海鹽之地)의 이상향이 있느니라.」
하였다.
여기에서 자시에 열린다는 자시개(子時開)라는 말에서 유래하여 자개문(子開門)이라 부르게 되었다.
(태백시청 안내문)
'산은 물을 건널 수 없고 물은 산을 뚫을 수 없다'는 자연의 법칙을 파괴한 지형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를 천천(穿川·구멍 뚫린 개울)이라 불렀다.
'황지는(…) 산 바위를 뚫고 남쪽으로 흐른다.
낙동강의 근원이다.
천천(穿川)이라 한다.
옛날에 제전(祭田)을 두어 홍수나 가뭄이 들 때 제사를 지냈다.
(黃池…穿山石南流爲洛東源曰穿川前古置祭田水 祀之).'〈1667년, 허목, 기언, '태백산기'〉
허목은 삼척부사를 지내며 삼척군지인 척주지를 쓴 사람이다.
지질학적으로는 황지천과 철암천이 양쪽에서 석회암 절벽을 때려대다가
1억 5000만 년 만에 구멍을 뚫어버린 석문(石門)이다.
높이는 30m다.
전설에 따르면 황지천과 철암천에 사는 백룡과 청룡이 서로 다투다가 뚫었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이 석문은 이상향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기이한 돌이 있으니 이름하여 지부석이라 한다.
형상은 활 같고 양쪽 기둥이 서 있다. 석문이다. 자시에 열리고 축시에 닫힌다.
그때 얼른 석문으로 들어가면 마을이 있다. 궁해염지지라 한다.
비석에는 삼도공허지지라 새겨져 있다.
(有奇異石號曰地負石其形如弓兩莖立此是石門也子時開丑時闔乘其時入其門則有村曰弓海鹽之地…
碑頭大銘曰三道空虛之地).'
숱한 정감록 가운데 '삼척국기노정기(三陟局基路程記)'라는 이본에 나오는 글이다.
궁해염지는 이렇게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면 산천이 밝고 수려하다.
곡식을 한 되 심으면 한 섬을 거둔다. 꽃나무가 들판에 가득 피었다.
(環其內則周回山明水麗土壤則升種石出花木勝於野).'
이 이상향이 있다는 삼도공허지지,
그러니까 무주공산인 강원, 충청, 경상 삼도 접경지가 태백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구문소 아래 이렇게 새겨져 있다.
'五福洞天子開門(오복동천자개문·자시(子時)에 열리는 오복동의 문).'
반경 15㎞ 안에 두 강줄기 발원지와 낙원으로 가는 석문이 있는 도시.
신비하지 않은가.
「박종인의 땅의 역사」 일부 발췌
태백산 등산을 끝내고 시간이 남아 TV 화면으로만 보던 천연기념물이자 국가지질공원인 구문소를 둘러봤다.
이렇게 여유 있게 지방 명소를 둘러보는 게 여행의 참맛이다.
구문소 아래는 물이 흐르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지상 동굴이다.
태백시를 지나거든 이곳은 반드시 들려야 할 태백시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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