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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립공원 탐방/군립·시립공원

최단 코스로 오른 남양주 천마산

by 즐풍 202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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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21. (월)  07:27~10:51(전체 거리 6.7km, 3시간 24분 산행, 20분 휴식, 평속 2.0km/h)  맑음(미세먼지)

 

 

어제 딸과 북한산 산행할 때 단톡 방에 친구 장인의 부고 통지가 떴다.

친구는 같은 학교를 나온 데다 직장까지 같은 동료이니 특별하게 지낸다.

산행을 끝내고 귀가해 옷 갈아 입은 후 춘천에 있는 빈소에 들리니 썰렁하다.

단톡 방에 코로나-19로 조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어도 문상객이 없으니 쓸쓸한 느낌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두어 시간을 보내니 벌써 밤 11시다.

춘천에 온 김에 귀로에 있는 천마산을 들릴 생각에 등산 장비를 챙겨 왔다.

가평에서 1박 하고 새벽을 눈을 뜨니 온통 희뿌연 안개가 가득하다.

안개로 산행 조망이 나쁘겠단 생각을 했으나 가평 시계를 벗어나자 다행히 말끔한 날씨다.

 

천마산 최단코스인 천마산 군립공원 관리사무소 앞에 주차했다.

산행 코스가 짧은 데다 운동시설과 깔딱샘까지 있어 아침부터 운동삼아 찾는 사람이 많다.

정상까지 3km이니 대략 한 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므로 배낭 없이 물만 들고 오르는 사람도 있다.

산행 거리가 짧아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므로 기본적인 건 배낭에 넣고 다니는 게 좋다.

 

 

□ 천마산

 

해발 812m로 남양주시의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있으며, 북서쪽의 철마산과 함께 광주산맥에 속한다.

멀리서 보면 마치 달마대사가 어깨를 쫙 펴고 앉아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신록이 아름다운 봄, 짙푸른 녹색이 펼쳐진 여름, 단풍으로 물든 가을, 설산을 이룬 겨울 등 사계절 모두 수려하다.

산세가 험하고 복잡해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한편 임꺽정이 천마산을 본거지로 활동했다고도 전해진다.

천마산(天摩山)이란 이름의 뜻은 고려 말 이성계의 전설에서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천마산에 사냥을 나왔던 이성계가 “이 산은 매우 높아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 하여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산 정상 서남쪽 인근에는 높은 절벽 바위가 있는데, 샘물이 풍부하게 솟아 ‘약물 바위’라고도 불린다.

산기슭에는 천마산 야영 교육장을 비롯해 각종 연수원과 수련장이 들어서 있다.

산행은 천마산 관리소나 수진사 입구 마을버스 종점, 가곡리 버스 종점 등에서 시작하면 된다.

주변의 가까운 인근 산으로는 축령산, 운길산, 백봉산, 예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이 있다. (남양주시청 홈피)

 

 

천마산 등산코스

 

천마산 관리사무소가 있는 이곳엔 주차장도 두 군데나 있어 주차 걱정 없이 들머리로 삼기 좋다.

 

이 다리를 건너려다 마을 주민이 내려오기에 어느 쪽 풍광이 좋냐고 하니 

건너지 말고 오른 후 내려올 때 다리를 건너라고 한다.

그들의 말대로 바로 오르긴 했으나 내려올 때 길을 몰라 올라간 길 그대로 내려왔다.

 

 

 

천마산은 군립공원으로 여느 산과 달리 비교적 관리가 잘 된다.

운동 시설은 물론 화장실도 세 군데나 있는 데다 운동시설 위엔 매점까지 있다. 

 

산부추도 이젠 열매를 맺을 때가 됐다.

 

 

 

천마산은 거의 편마암 내지 편암으로 된 바위 일색이다.

주변에 잘게 조개진 돌을 갖고 군데군데 이런 돌탑을 쌓았다. 

 

 

 

산 너머 또 산이다.

경기도 땅이라고 하지만, 강원도 두메산골 마냥 첩첩산중이다.

 

 

 

야생화가 많기로는 강원도 점봉산의 곰배령을 꼽는다면 수도권에서는 천마산이 그 첫머리를 차지한다

이른 봄 야생화 탐방은 천마산의 어느 산길로도 가능하다.

호평동 수진사 입구나 오남읍 다래산장가든에서 정상으로 가는 팔현리 계곡에서 많은 들꽃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의 전령인 구절초다.

 

천마산 정상 오른쪽으로 멸도봉이 보인다.

멸도봉까지 다녀올 생각이다.

 

 

 

 

 

정상능 앞두고 끝없이 이어진 나무 계단이 나온다.

등산 편의를 위해 설치했으나 산행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장애물이다.

높이가 일정하고 딱딱하니 차라리 돌밭을 걷는 게 마음 편하다.

 

 

 

젓가락처럼 길게 늘어진 바위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이리저리 부서졌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 매끈한 것보다 보기 좋다.

 

이 바위만 오르면 드디어 정상이다.

 

아가씨들인 줄 알았더니 아이들과 통화하며 냉장고에 먹을 거 챙겨놨으니 찾아 먹으라고 한다.

애기 엄마나 아가씨나 외모로 분간하기 힘드니 실수하기 좋다.

 

오래된 정상석 

 

천마석 표지석 글자가 앞뒤로 똑같다.

어느 쪽에서 찍든 태극기 위치만 다를 뿐 천마산이라 글자가 보이니 좋다.

이런 정성이 보기 좋다.

 

건너편 멸도봉이다.

여러 모양의 암릉이 정상만큼이나 보기 좋으니 천마산에 오면 늘 저곳까지 다녀온다.

 

 

 

멸도봉으로 가며 보는 천마산 정상 

 

 

 

 

 

이 바위를 돌아갈까 하다 그냥 오르기로 한다.

처음 오르기가 다소 까다로워 옆에 로프를 고정한 쇠붙이에 발을 딛고 오른다.

 

 

 

바위에 올라가 방금 내려온 구간을 바라본다.

 

다음에 올라가야 할 암봉이다.

이런 편마암은 화강암보다 각진 돌기나 틈이 많아 오르기가 한결 쉽다.

 

 

 

 

 

이 공간에서 제일 높은 멸도봉이다.

멸도봉까지 오른들 이곳에서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겠다 싶어 뒤돌아 내려간다.

이곳이 오늘 산행의 반환점인 셈이다.

 

뒤돌아 천마산으로 가는 길에 만난 소나무

 

방금 다녀온 멸도봉 방향이다.

 

정상 직전의 바위 

 

또다시 정상이다.

왼쪽 사람이 있는 족으로 한 칸 내려가면 쉬기 좋은 공간이 있다.

산행 전 관리사무소 주차장에서 컵반으로 아침을 먹었는데, 두 시간도 안 지나 배고프다.

하나 남은 컵반으로 점심 제누리 삼아 끼니를 때운다.

산행 끝내고 차량을 회수할 때 또 배고프다.

위에 거지가 들었나?

하긴 컵반이라야 한 주먹 거리도 안되니 배고픈 건 당연하다.

이어서 수락산을 올라가야 하니 주차장 어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야겠다.

 

깔딱샘이다.

돌을 파 물이 고이게 했으나 흐르는 물이라 이끼가 끼었다.

 

춘천에 문상 다녀오는 김에 하루 자고 남양주에 있는 천마산을 올랐다.

세 시간 반 남짓한 시간에 산 하나를 끝낸다는 게 우스워 옆에 있는 수락산에 가기로 한다.

그끄제 남한산성을 힘들게 오른 후 하루 쉬고 어제 북한산 의상능선을 올랐다.

오늘 천마산은 좀 힘들겠단 생각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으니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수락산 오르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