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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전람회길 토막골 형제폭포

by 즐풍 2019. 8. 17.

 

 





 

 

2019.08.10. 토  04:07~12:12(전체 시간 08:04, 전체 거리 14.5km 평균 속도 1.8km/h)  흐리고 안개 많음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도 설악산이다.

지난주엔 만차로 왔는데, 얼추 휴가가 끝난 이번 주는 의외로 설악산 신청자가 적다.

대청봉 찍고 공룡능선을 간다면 대부분 땡볕을 걸어야 하니 힘든 산행이다.

 

오늘도 ㅇㅎㄱ 대장이 함께하니 어디든 비경지로 들어갈 게 분명하다.

지난주 산행을 끝내고 헤어질 때 이번 주는 어디를 갈 거냐고 물으니 어딘지 정해진게 없다고 했다.

천기누설이 되면 혹여 공단에서 알게 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목적지를 모르고 신청해 전혀 엉뚱한 데로 가면 더 좋다.

어쩌면 전에 다녀온 곳이거나 전혀 새로운 곳일 수도 있다.

다녀온 곳이어도 좋고, 새로운 곳이면 더 좋다. 

 


 

설악산 형제폭포 전람회길 토막봉  등산 코스




오늘도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설악동에 도착 후 한 시간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속초 지역은 05:34이 일출이라 등산 후 한 시간 후에나 여명이 시작된다.

05:32 무명폭에 도착해 대장에게 이 폭포 이름을 물어보니 무명폭이란다.

이름이 없어 무명폭이냐고 하니 실제 이름이 무명폭이라고.... 

무명폭치고는 제법 규모가 큰 걸 알 수 있다.








식용버섯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때깔이 곱다.




평소 건천인 계곡에 들어선 나무가 폭우 때 흐르던 돌이 치고 나갔는지 상처가 그득한 특이한 나무다.




무명폭포에서 50분 넘게 지나 형제폭포에 도착했다.

고도가 높아 평소엔 물이 없을 텐데 지난주 초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갈 때 설악산에 많은 비가 왔다고 한다.

태풍 덕에 근사한 폭포를 본다.








폭포 중간에 간 회원의 키로 폭포의 크기가 가늠된다.

맨 위 물줄기 두 개로 시작해 아래쪽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처음 형제처럼 두 물줄기로 시작하기에 형제폭포란 이름이 생기게 됐다.




능선으로 오르는 코스가 전람회 길인가?

그 능선에서 지난 주 다녀온 천화대를 바라보니 안개로 시계가 좋지 않지만, 희야봉과 범봉 전위봉이 보인다.

맨 뒤엔 공룡능선의 1275봉이 보이고, 천화대를 타고 내려오며 왕관봉도 보인다.

이제 설악산을 점점 더 자세히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방향을 틀어 이 능선을 치고 올라 가야 한다.




자주 눈길을 주게 되는 천화대




능선과 바위 이름을 설명하는 대장님













.



우측 높은 봉우리가 잠시 후 오르게 될 토막봉이다.




우측으로 암봉이 시작되는 곳에 작은 봉우리가 튀어나온 곳이 금강굴로 오르는 철계단이 있는 곳이다.

이쪽에서 보니 장군봉도 제대로 보인다.




형제폭포 상단부에 형제폭포란 이름이 생기게 된 두 갈래 물줄기가 보인다.




형제폭포 상단과 연결된 토막봉

저 토막봉을 우회하여 오르겐 된다.




좀 전 형제폭포를 조망한 바위에서 내려서는 구간




형제폭포 조망하던 장소












양쪽 봉우리 사이에 희미하나마 세존봉이 보인다.

오늘 최종 목표가 저 세존봉인데....




이 소나무는 공작새가 꼬리를 다 펼친 모습을 연상시킨다.

오른쪽은 사람이 지나가며 가지가 잘려서 그렇지 아래쪽까지 이렇게 가지로 덮힌 소나무는 처음이다.

나름 멋있는 소나무다.








못생긴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특이한 바위








형제폭포 상단부








이곳에선 꼭 인증사진을 남겨야 돼....




설악의 단풍은 어느새 단풍잎에 붉은 물감을 입히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물이 드는 게 아니라 단풍잎 가장자리부터 점차 안쪽으로 물들이는 모습이다.

이렇게 단풍이 들기 시작하니 설악의 단풍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인 셈이다.








점점 안개가 밀려오니 신비감은 있으나 조망이 없다.

기상청은 설악산 날씨가 9시부터 12시까지 날씨가 좋을 것으로 예보했는데, 오늘 날씨는 예측이 빗나갔다.

도체 언제쯤 제대로 된 예보가 가능할까?








토막봉 오르는 게 쉽지 않다.

한 군데 암봉은 너무 까칠해 대장과 한 명과 같이 오르고 네 명은 우회했다.

이곳으로 오르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여기서 로프를 걸고 올라야 했다.












로프를 걸고 올라와서 본 협곡




마지막까지 긴장해야 한다.








한 군데

모두 우회할 때 나 혼자 암봉을 타고 올랐다.

까칠하지만 홀더가 좋으나 가팔라 긴장감이 밀려온다.

그 끝에 겨우 올랐을 때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쾌감이 밀려온다.
























드디어 마등령과 금강굴 사이의 중간 지점쯤 되는 정규 탕방로와 만났다.

이 길에서 세존봉 가는 길과 만나는 데 이렇게 한치 앞도 보기 힘들만큼 안개가 많아 포기하고 하산한다.

안개가 많아도 가면 다음이 혼자라도 가 볼 텐데, 가자고 우길 수도 없으니 다소 아쉽다.








하산길 옆 풍경도 담아낼 수 없을 만큼 안개가 많다.




태풍에 소나무가 쓰러지며 바위에 걸렸다.

땅에 뿌리를 박고 있으니 이 불편한 자세로 제법 오랫동안 바위에 신세를 지며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바위가 고마운 소나무다.




모처럼 금강굴을 볼 생각인데 이 철계단을 오를 때 결국 빗방울이 떨어진다.

금강굴까지 다녀오려면 적어도 10여 분 시간을 보내야겠기에 포기하고 하산하게 된다.

그러나 웬걸 잠시 후 비가 그쳐 속았단 느낌이다.




비선대도 안개로 제 모습을 다 안보이고...












하산길에 국회사무처장인 유인태 전 국회의원을 뵈었다.

주변에 아무도 안 보여 왜 혼자 내려가냐고 여쭈니 뒤에 따라 온다며, 탁족이라도 하면 좋은 데 상수원보호구역이라고 아쉬워 한다.

잠시 말동무 해드리다가 일행들이 뒤따라 와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다.

참 소탈하신 분이다.

이 분이 전에 도봉구에서 국회의원 하실 때 친척 조카가 비서관으로 보좌하기도 했었다.  




권금성도 안개가 가득해 올라가 봐야 아무 것도 안 보일 텐데, 케이블카는 여전히 오르내린다.

 




수많은 산을 이어가면서 만났고 그 만남은 얼마간 역정을 이루었다.

설악산도 그렇다.

그동안 40번 가깝게 설악의 능선과 계곡을 헤쳐가며 새로움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설악산 주 능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지능선과 계곡을 다 연결하자면 얼마나 더 다녀야 할까?

암벽을 배우지 않아 오르지 못할 능선과 계곡이 부지기수다.

요행히 다닐 수 있는 곳만 골라 다닌다 해도 미로처럼 얽힌 그 길을 알지 못해 엄두가 안 난다.

 

갈 수 있는 곳을 갈 수 있을 때까지 가려면 얼마나 더 가야 할까.

하지만, 설악산만 산이 아니니 가야 할 심산유곡은 도처에 널려 있다.

그 산을 다 다니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