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7. 토 04:07~10:49 (전체 거리 10.5km, 전체 시간 06:42, 휴식 시간 01:32, 평균 속도 1.9km/h) 비
언젠가 갯버들님이 다녀온 설악산 달마봉과 울산바위 서봉이 무척이나 멋지게 보였다.
달마봉은 다녀왔어도 그 암봉 위로는 올라가지 않은데다 울산바위 서봉은 미답지역이라 갈 기회만 기다렸다.
드디어 설악산 전문 산악회에서 이 두 코스를 연계하는 산행이 나왔길래 얼릉 신청했다.
전날 나온 일기예보는 오전에 흐린 후 오후에 점차 개는 것으로 나온 기상청의 예보다.
출발 전 서울에선 비가 오기 시작했으나 속초까진 상당한 거리가 있으니 설악산엔 비가 안 내리길 기대한다.
잠깐 쉰다고 내린천휴게소에 들어서니 비는 점점 더 많이 내려 금방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산행 들머리인 목우재로 이동하는데, 비는 많이 잦아들었으나 비옷을 입기도 안 입기도 애매한 양이다.
아직 사위는 어둠 속에 잠겼고, 속초지역은 05:03에 일출이 시작되니 30여 분 올라가야 여명이 시작된다.
오늘 산행은 두 팀으로 나눠 달마봉 팀과 달리 생활 릿지팀 여나무명은 그들의 아지트로 이동했다.
달마봉 등산코스
산행 들머리인 목우재 입구가 해발 125m이다.
달마봉이 656m이니 고도 531m만 더 올리면 되니 크게 어려울 것도 없는 산행이다.
울산바위 서봉까지 오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동안 무난한 육산으로 오르다 드디어 자그만 바위가 보일 때 비가 그쳤으나 산행 끝낼 때까지 비는 오라가가락 한다.
대장은 몽블랑 인솔한다고 2주 산행을 쉬게 되어 임시대장이 인솔하는데 좌측 순한 길로 지나간다.
앞서가던 여성분이 바위로 오르자 절반은 그 여성을 따라 바위로 올랐으나 처음부터 난코스다.
잠깐 동안 선두가 바뀌어 바위를 오르려는데 지나갈 바위 윗부분이 확보가 안 돼 결국 바위를 어렵게 돌았다.
그 바위마저 홀더가 없는데다 높고 걸려있는 로프는 언제 끊어질지도 모를 정도로 낡고 약해 영 불안하다.
그런 바위를 오르면 내려가기도 마땅치 않는데 비에 적은 바위라 발 딛기도 어렵다.
까딱 잘못 디뎠다간 황천길이니 긴장할 수밖에 없다.
괜히 따라 나섰다가 비까지 내려 미끄러우니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그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내려서니 쉬운 코스로 갔던 회원들과 만났으나 진행 방향이 엉뚱하다.
잠깐 바람이 지나갈 때 달마봉은 본 나는 가는 방향이 틀리다며 달마봉은 바로 오른쪽에 있다고 해도 아니라고 우긴다.
사람들은 우왕좌왕하고 대장은 달마봉이 두 개가 표시된 달마봉을 보여주며 트랭글에 의지한다.
한참 옥신각신 할 때 한 여성이 잠깐 나타난 달마봉을 보며 달마봉이라고 소리치자 그제서야 방향을 잡고 내가 가르킨 방향으로 이동한다.
대장이 달마봉이라고 했던 곳은 내가 전에 백호 모양의 달마봉을 조망하며 찍었던 곳이라 분명히 기억했다.
그 대장은 4년 전 달마봉을 지나갔고 난 2년 전 다녀갔기에 내 기억이 더 또렸했던 것이다.
이 해프닝은 안개가 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드디어 나타난 달마봉
좀 전에 말한 전망바위에서 2년 전인 2017.10월에 찍은 백호 모양의 달마봉은 이렇게 선명했는데...
달마봉의 선명한 풍경이 궁금하면 ☞ http://blog.daum.net/honbul-/1142
달마봉 아래 잘생긴 소나무
잠깐 쉬며 간식을 먹은 후 드디어 달마봉에 올랐다.
달마봉 오르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전엔 왜 이곳에 오를 생각을 못했는지 의아스럽다.
뒷꽁무니에서 바라본 달마봉 머리쪽
왼쪽 노간주나무는 바람에 쓰러졌고, 소나무는 그 기상 그대로 꿋꿋하게 서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선명한 풍경은 더할 나위없이 좋다.
오늘처럼 수시로 안개가 올려와 보이지 않다가 잠깐 동안 흩어지는 안개 사이로 보는 풍경은 신비하다.
그때마다 사람들의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한다.
백호의 엉덩이쪽 꼬리뼈
거대한 자연 앞에 선 인간은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
이 달마봉은 사진에 담긴 일부일 뿐 그 뿌리까지 다 파헤지면 설악산 전체가 한 덩어리로 연결될 것이다.
잠시 후 가게 될 울산바위는 달마봉과 비교 자체가 불가할 만큼 더 거대한 암석이다.
달마봉
달마봉은 신흥사(神興寺) 앞의 세심천(洗心川) 건너 동편에 솟아있는 봉우리로 해발 635m의 암봉(岩峰)이다.
산봉우리의 둥글기가 흡사 달마와 같다하여 달마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달마"의 뜻은 달마대사의 준말로서 달마대사는 선종(禪宗)의 시조이며, 남인도 향지국(香至國) 왕의 세째 아들이다.
둥글둥글한 달마대사의 모습처럼 달마봉도 둥근 것이 특징이며,
달마봉에 오르면 오른쪽에 보이는 영랑호(永郞湖)의 잔잔한 물결에 달마봉의 모습이 비친다고 한다.
이렇듯 달마봉 풍경은 무엇보다도 봄에 진달래가 필 무렵과 가을의 단풍이 물들때 만산홍(滿山紅)으로 변하여 보면 볼수록 붉디 붉다고 한다.
(한국의 산하 인용)
오늘같이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오라가락할 때 이곳에 죽치고 앉아 있으면
기상 상태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달마봉은 물론 설악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맑은 날 보다 볼거리가 더 풍부한 궂은 날이다.
잠깐 머리쪽으로 올라가 달마봉 꼬리 방향을 담아본다.
자연이 그려낸 수묵화는 흑백의 음영 강도만 있을 뿐 어떤 색도 배제된다.
달마봉이 그리 높지 않은 암봉임에도 구름인듯 안개가 발 아래 있으니 이곳이 바로 선계가 아니더냐?
그러니 이곳에 있는 그대와 나 모두 신선이 된다.
구름 띠는 산을 가로로 가르고 아래쪽 산은 위쪽 산의 반영인듯 보인다.
그 사이를 뚫고 오른 봉우리는 작은 섬처럼 보이는 오늘은 참 복 받은 날이다.
달마봉 정상에서 시간이 참 많이도 지체됐다.
다음 여정을 위해 내려서며 다시 한 장 담아본다.
건너편 신흥사 방향의 파노라마
이제 저 울산바위로 향한다.
가는동안 울산바위도 많이 바라보고 사진은 물론 가슴 깊이 담는다.
아래쪽에서 담은 달마봉 전경
안개가 걷히며 점점 제 색을 찾아가는 풍경
멀리서 찍을 때 좀 더 자연스런 모습의 달마봉
지금까지는 사진은 모두 아이폰으로 담은 사진이다.
이제야 비로소 카메라를 꺼내 설악의 풍경을 담아낸다.
좀 전에 본 울산바위와 또 다른 모습이다.
솜사탕 위엔 얹힌듯 거대한 울산바위도 조그만 성냥갑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 순간을 감탄하며 즐기기에 여념없다.
울산바위
울산바위는 병풍처럼 둘러쌓인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서 모두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크고 작은 봉우리까지 고려하면 30여 개에 이르러 동양에서 가장 큰 돌산으로 알려져 있다.
둘레는 약 4㎞로 바위가 늘어져 펼쳐진 모습이 울타리와 같이 생겼다는 데서 울산(鬱山) 또는 이산(離山)이라고 불렀다는 설과
바위가 본래 영남의 울산(蔚山)에 있던 바위라는 유래도 있다.
마지막으로 바위를 통과하는 바람소리가 마치 우는 소리처럼 들려 '우는 산'이라 부르던 것을 한자화하여 울산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미시령 옛길에서 보는 울산바위 경치가 가장 웅장하다. (안내문)
언제 이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랴...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아래쪽 바위
속초 방향
전망바위를 물러나며 한 번 더...
달마봉을 벗어나면 그 다음 풍경은 울산바위로 국한되니 어디서 보든 울산바위 밖에 안 보인다.
전망바위를 내려서고....
저기 보이는 흰색 폴대에 무인카메라와 센서가 설치되면 이곳은 더 이상 공공연한 비밀 장소가 아니다.
CCTV가 잡아내고 인근에 있는 공단직원과 연동돼 비록 이곳을 통과한다 해도 아래쪽에서 잡힐 것이다.
달마봉 양쪽 길목에 있으니 참 고약한 세상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둘레가 무려 4km나 된다는 거대한 돌산인 울산바위
울산바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울산바위 서봉을 가느냐 마느냐 갈림길에 들어선다.
막 울산바위 길목에 들어섰는데, 먼저 가던 회원 두명이 공단직원에게 들켰다.
결국 울산바위 서봉은 포기하고 하산한다.
따로 암벽 타러 간 회원이 다 내려올 때까지 식당에서 세 시간 넘게 기다린 후 귀경하게 된다.
달마봉은 2년 전 가장 맑을 때 선명하게 본 적 있으니 서봉에 더 많은 방점을 찍고 신청한 산행이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위안을 갖고 하산했으나 그날이 쉽게 올리없으니 아쉽다.
권금성 방향
설악산 노적봉
이렇게 설악산을 꿈결에 다녀온 듯 아니간 듯 아쉽게 산행을 마친다.
다음 주에 또 설악에 들게 될 테니 새로운 비경을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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